암호화폐 거래소 코비(KOBE)
암호화폐 거래소 코비(KOBE)

 

코스닥 상장회사인 와이디온라인은 자회사 와이디미디어를 통해 오는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비(KOBE)를 열 예정이다. 현재 주식 거래 중지 상태인 와이디온라인은 '갓오브하이스쿨'로 유명한 게임회사다.

코비는 Korea Coin Banking Service Exchange의 약자다. 지난 5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만난 김용만 와이디미디어 대표는 "코비는 기술 금융에 기반한 거래소"라며 기술과 금융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코인 뱅킹 서비스'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향후 금융회사를 지향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와이디미디어는 올해 안에 ‘디지털뱅킹서비스연구소’를 설립해 디지털 화폐 경제 정책과 상품을 연구할 계획이다.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들어가면 코인에 기반한 대출, 선물 등 금융상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채굴형 거래소 등이 난무하는 거래소 시장에서 와이디미디어는 공정성, 공익성, 공공성을 기업가치로 내세웠다. 이용자들에게 높은 수익률과 같은 요소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소라는 인식을 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와이디미디어는 "거래소의 핵심 역량은 보안과 안정적인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통한 신뢰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파트너사와 제휴를 통해 실현할 계획이다. 와이디미디어는 10일 거래소 오픈 행사에서 보안회사 스틸리언, 빅데이터 분석회사 빅디퍼와 MOU(양해각서)를 맺을 예정이다. 또한 안정적인 원화 입출금은 긴밀한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는 한 저축은행을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코비 오픈행사 '2018 그랜드 퍼스트무버 서밋'은 오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와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최화인 블록체인 캠퍼스 학장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만 와이디미디어 대표. 사진=김병철 기자
김용만 와이디미디어 대표. 사진=김병철 기자

아래는 김용만 와이디미디어 대표와 인터뷰다.

-블록체인 사업 중 왜 거래소를 선택했나?

ICO라는 단일 사업보다 거래소라는 플랫폼이 더 많은 이점을 가진다고 봤다. 지금까지는 거래소가 음성적으로 움직였지만,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곧 정부 방침이 나오면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10일에 거래소를 오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도권에 들어가면 100개 정도 되는 거래소가 경쟁하면서 정리가 될 거다. 상위 20개 정도가 명맥을 유지할 텐데, 우리는 충분히 자본력이 있으니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서 10위 안이면 글로벌 30위권이다. 물론 장은 안 좋지만, 사업으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제도권 편입 후 거래소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결국 암호화폐 경제는 제도권에 들어가고 반드시 금융과 연결이 될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그래서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게 맞다고 봤다.

오스트리아, 스위스에는 거래소가 거의 없는 대신 코인뱅크가 있다. 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코인 기반의 금융상품을 만든다. 거기는 은행이 거래소까지 하는 모델이고, 우리는 거래소에서 은행으로 가려는 모델이다.

지금은 법상 허가가 안되니 거래소를 열어서 먼저 준비하는 거다. 나중에 제도권에 들어가면 적금, 예금, 담보대출 같은 금융상품을 원화가 아니라 코인 기반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쪽으로 갈 계획이라 우리는 공정성을 강조한다.


와이디미디어는 오는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비(KOBE)를 오픈한다.
와이디미디어는 오는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비(KOBE)를 오픈한다.

 

-어떤 공정성을 말하는 건가?

코비는 상장 수수료가 없다. 지금 국내 한 주요 거래소의 상장수수료는 50억원, 또 다른 곳은 30억원이다. 한 글로벌 주요 거래소는 상장하려면 1000만달러가 든다. 코비는 이용자가 참여하는 상장심사위원회를 만들어서 공정하게 상장하려고 한다. 우리 같은 거래소가 버텨주면 상장수수료가 없어질 것이라고 본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금융에 진출하면 전통금융권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당연히 시중 은행도 암호화폐 금융 시장에 뛰어들 것이다. 그러면 결국 여기도 그들의 시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100중에 80은 시중은행이 먹어도 20이 있다. 지금(금융권)은 아예 들어갈 공간이 없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이미지=Getty Images Bank
 

-이미 거래소가 많아서 경쟁이 심하지 않나?

사실 거래소는 경쟁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빗썸, 코인원, 코빗, 업비트는 경쟁하지 않고 가장 시장이 뜨거울 때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건 원화인데 이들은 농협, 신한은행과 먼저 계약했고, 그 프리미엄을 지금도 유지하는 것이다. 그 후엔 정부가 막아서 경쟁할 토양이 없었다.

거래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성이다. 보안과 자금력이 근간이다. 자금력이 없어서 적자 도산하는 곳이 많다. 15억, 20억원이면 거래소를 만든다. 그런데 개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운용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50억원 이상 있어야 가능하다.

그냥 쌈짓돈으로 거래소 열었다가 요즘 문 닫는 곳이 많다. 편법으로 나온 게 채굴형 거래소다. 위험한 발상이다. 검찰 수사받고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신규 거래소가 생기면 고객을 유입할 요소가 필요하지 않나?
요즘은 3개월 수수료 무료, 에어드롭도 메리트가 아니다. 고객이 그런 걸로 움직이지 않는다. 코비는 정공법으로 가려고 한다. 6개월이든 1년이든 살아남는 자가 결국 성공할 것이다. 그래서 자본력이 중요하다. 와이디미디어는 개발비 빼고 운용, 마케팅비로 30억원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와이디온라인의 자회사니까 자본 수혈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가 성장하면 와이디온라인 주가가 탄력을 받을 거다. 우리는 길게 보고 있다. 거래소는 규모의 싸움, 안전성 싸움이다. 보안 시스템을 갖추려면 돈이 많이 든다. 거래소는 고객의 디지털 자산, 화폐를 수탁해놓는 곳이다. 금고를 잘 지키는 기본이 중요하다.


-장기 계획도 설명해달라.
우리는 한 지방 저축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저축은행이 나중에 인터넷전문은행을 신청할 때 컨소시엄으로 같이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면 암호화폐 기반 금융상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암호화폐가 제도권 안에 들어간 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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