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스타트업 콘센시스(Consensys)가 결국 13%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지난 6일 공식 발표했다.  콘센시스 설립자 조셉 루빈(Josheph Lubin)은 최근 몇몇 공식 석상에서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소식은 이와 같은 맥락으로 구조조정은 당장 이날부터 시작된다고 콘센시스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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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시스 측은 회사의 새로운 비전인 콘센시스 2.0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콘센시스 2.0 비전을 수립하고 첫발을 내딛는 지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게도 이를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구조조정이다. 콘센시스 솔루션을 비롯해 각 서비스 사업부의 인원을 전체 임직원의 13% 수준에서 감축할 계획이다.”

루빈은 앞서 지난 4일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수립된 콘센시스 2.0 비전에 따라 일부 프로젝트의 인원이 감축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앞서 루빈은 지난달 31일 임직원 1,200여 명에게 보낸 전체 메일을 통해 이런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전략적 개편은 우선순위의 재조정을 의미한다. 엄격한 운영과 구조, 지속 가능성, 책임감에 더 많은 무게를 둘 것이다.”

4년 전 자체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 콘센시스는 설립과 동시에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본사는 뉴욕 브루클린에 있으며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다. 또 50여 개 벤처기업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최근에는 피델리티(Fidelity), 나스닥(Nasdaq)과 손잡고 암호화폐 거래소 에리스엑스(ErisX)에 투자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경제 매거진 <포브스>는 최신 호에서 콘센시스의 연간 지출 경비를 1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번 전략적 개편 소식은 이더리움의 가격이 개당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폭락한 상황에서 전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올해 초 1,4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왔다. (이더리움의 공동 개발자이기도 한 루빈은 상당한 규모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주간 암호화폐 스타트업 다수는 시장 침체를 이유로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하락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기 전인 4일만 해도 인터뷰에서 코인데스크가 전략적 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의 가능성에 관해 묻자 루빈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현재 우리는 여러 가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어떤 상황은 침체로 이어질 수 있고, 또 어떤 상황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정확한 대답을 내놓기가 어렵다.”

이번에 발표한 콘센시스 2.0 비전은 앞서 루빈이 언급한 회사의 비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전 인터뷰에서는 지금이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딱 좋은 여건”이라고 언급한 반면, 이번에는 “각 사업 영역의 엄격한 운영과 더불어 책임감,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루빈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거둔 여러 가지 프로젝트는 ‘학습 차원의 성공’으로 간주하고, 이들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끈 핵심 기술과 기술자, 운영진 등 다양한 구성요소를 잠재력이 높은 다른 프로젝트로 재빨리 이동시켜 성공한 프로젝트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루빈은 이 편지의 내용에 대해 “콘센시스가 새로운 시대를 향한 갈림길에 서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빈은 이어 작년 한 해 동안 외부 투자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이들이 콘센시스가 지원하는 벤처회사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창출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분명한 목표 한 가지는 콘센시스, 그리고 콘센시스가 추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토큰 가격에 의존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지금도 이 방향에 맞게 자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시장 침체로 암호화폐 업계 전체가 여러 가지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루빈이 임직원에게 보낸 이번 편지는 시장을 선도하는 암호화폐 기업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잘 나타내준다. 그러면서 루빈은 콘센시스의 궁극적 목표는 여전히 동일하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그 목표에 이르는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다소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현실적인 사업 환경을 고려해 실행 및 성공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에 주력하고자 한다. 블록체인 산업은 점점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은 곧 회사의 성숙도와도 직결된다.”

6일 발표에서 콘센시스는 “콘센시스 2.0 비전의 핵심은 ‘기술적 탁월함’과 더불어 ‘혁신적인 블록체인 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잭 시워드 기자는 코인데스크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맡은 선임 기자다. 코인데스크에 앞서 그는 미국 동부 지역의 IT 기반 커뮤니티를 주로 다룬 매체 테크니컬리(Technical.ly)의 편집장으로 일했다. 그 전에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지역 회원사인 필라델피아의 WHYY, 뉴욕 로체스터의 WXXI 등에서 경제부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란 시워드 기자는 시카고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쳤고,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진학하기 전에는 워싱턴 D.C.에서 PBS 뉴스아워(NewsHour)에서도 일했다. 트위터 아이디: @zackse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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