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암호화폐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한 해였습니다.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낸 분들도 있겠지만, 그 반대 경우도 다수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2018 연말 기획 중 하나로 '암호화폐 투자 실패 수기 공모전 - 코인하다 망했어요'를 진행했습니다. 코인 투자 실패 경험을 서로 나누고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공모전입니다.

공모전 우수상 수상 글을 공유합니다.



 

"코인을 알게 돼 행복했고 야속했고, 다행이었다"


 

때는 2017년 저는 이제 20살, 막 1학기를 재밌게 보내고 연애 실패의 쓴맛을 느끼고 있을 무렵, 네이버 기사를 보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한 기사가 있더군요. 발행 주체가 없는데 합의를 통해 가격이 형성되고 거래가 된다하니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계속 찾다 보니 투자수단으로의 가치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투자라는 건 적금밖에 몰랐던 저에게는 신세계였습니다. 처음으로 산 코인은 지금은 똥이 되어버린 퀀텀이었습니다.

구매 당시 개당 1만원에 정확히 1만개를 샀습니다. 1만2000원에 정리를 했는데 조금씩 조금씩 계속 오르더군요. 20년간 피시방 안 가고 군것질 안 하며 모아둔 1000만원을 깨서 지금은 운명해버린 코인네스트에 집어넣어 퀀텀을 풀매수했습니다.

1000만원이 1500만원이 되는데 3일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신감에 찬 저는 부모님을 설득해 부모님 돈까지 추가로 넣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존버를 외치다 퀀텀이 6000원으로 꼬라박았을 때 이건 도저히 아닌 것 같아 털었습니다. 근데 그게 무릎도 아니고 발가락각질에서 털렸다는 사실에 밥이 입으로 넘어가질 않더군요.

 

출처=GIPHY.com
 

무조건 원금회복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그제서야) 시작하게 되었고, ICO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10월부터 꾸준히 분산으로 여러 군데 집어넣었고, 12월에는 APPC라는 코인의 ICO를 200만원어치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대상승장+바이낸스 첫 상장 시너지로 10배에서 출발해 30배까지 뛰었습니다.

저는 25배 익절을 하고 5천만원을 바로 출금했습니다. 그동안 제 넋두리 들어주느라 고생한 친구에게 비싼 술도 사주면서 한 달 동안 500만원은 쓴 것 같네요. 그리고 얼마 후에 (박)상기의 난을 시작으로 이더리움이 100만원 선이 간당간당해지기 시작하는 걸 보고 이때다 싶어 남은 돈을 넣기 시작합니다.

이과수 폭포처럼 떨어지는 가격을 보며 손절을 반복하고 결국 원금손실이 나고 맙니다. 다시 원금회복을 위해 ICO를 찾던 도중, 텔레그램에서 형 동생 하던 분에게 Gochain(GO) ICO 공구를 하게 됩니다. 이것마저 망하면 정말 접자는 생각으로 500만원을 시원하게 부었습니다. 메이저 거래소도 아닌데 단기간에 6배를 찍더군요. (공구로 들어가서 보너스가 있었고 이더리움 단가가 낮아서 평단이 많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또 정리를 못 하고 본전에서 좀 손해 보고 정리를 합니다. 남은 돈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던 도중에 마진거래를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2배로 시작해 10배 마진까지 쓰면서 위험한 외줄타기를 계속했고, 돈도 잃고 건강도 잃게 되더군요.

 

출처=GIPHY.com
 

학업이야 당연히 개판 5분전이었구요. 마진으로 제 투자금은 완전히 공중분해 되고 부모님 투자금만 어떻게 건지게 되었습니다. 너무 제 자신이 한심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글을 적으면서 보니 정말 코인판의 최근 희로애락을 다 겪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휴학계를 내고 주중에는 하루 8시간씩 아르바이트를,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군대와 전역 후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대 초반, 코인을 알게 되어서 행복했고 또 야속하고 또 다행이었습니다. 통장에 찍힌 돈을 보면서 행복했고, 그 돈이 내가 잠시 쥐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에서 야속했고, 나란 인간은 투자라는 것을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걸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없지만, 20대분들 코인에 많이 투자하신 걸로 알고 있고, 많이들 힘드신 상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여러분들 힘내서 다시 일어서 봅시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과 젊음이 있잖아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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