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준비 중인 첫 번째 테스트넷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테스트넷의 이름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프리즈마틱 랩(Prysmatic Labs)은 자체 제작한 소프트웨어 프리즘(Prysm)을 지난달 31일 출범한 괴를리(Görli) 블록체인에서 테스트한다. 프리즘은 이더리움 2.0 또는 세레니티(Serenity)로도 불리는 업그레이드 세 단계 가운데 첫 번째 단계를 시험해볼 소프트웨어다. 거래량이 늘어나도 결제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는 이른바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작지만 중요한 첫걸음이 바로 괴를리 블록체인 테스트넷인 셈이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괴를리 공식 웹사이트는 괴를리가 “패리티 이더리움(Parity Ethereum), 고이더리움(Geth), 네더마인드(Nethermind), 판테온(Pantheon), 이더리움JS(EthereumJS)를 동기화하는 첫 권한증명 클라이언트 교차 테스트넷”이며, 테스트넷은 지난 9월부터 작업하고 있는 “커뮤니티 기반 오픈소스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패리티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의 배포를 총괄하는 개발자 아프리 쇼든은 코인데스크에 괴를리의 가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괴를리 테스트넷은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신뢰할 수 있고 이용성이 뛰어난 테스트 네트워크에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도록 해준다.”

프리즈마틱 랩의 공동 창립자인 프레스턴 반룬은 테스트 네트워크에 프리즘을 사용하기로 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프리즈마틱 랩의 개발자들은 괴를리가 출범하기 2주 정도 전에 괴를리 블록체인의 고유 화폐인 괴를리 코인(GöETH)을 확보하고자 깃허브에 정식으로 요청을 넣었다.

“괴를리를 사용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 아직 네트워크 출범 전이기 때문에 네트워크의 첫 번째 블록을 기록하는 제네시스 파일(genesis file)에서 토큰을 대량으로 받아둘 수 있다. 현재 100만 개의 토큰을 신청한 상태인데, 이더리움 2.0을 출범하려면 실제로 이 정도가 필요하다. 테스트넷 출범에 필요한 초기 가치라고 볼 수 있다.”

반룬은 테스트넷이 어느 정도 운영되고 나면 중간에는 이만큼의 토큰을 확보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의 토큰이 필요하다. 테스트넷이라도 네트워크를 출범하고 나면 이 정도 양을 요청하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그러나 블록체인 세계에도 공짜는 없는 법.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

반룬은 초기 코인 지급에 대한 답례로 프리즈마틱 랩이 테스트넷에 연결해 검증을 보조할 노드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우리가 먼저 노드를 운영하겠다고 제안했다. 기쁜 마음으로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을지, 우리가 괴를리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또 괴를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성공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 논의해 왔다.”

 

로드맵


반룬은 프리즘이 새로운 테스트넷 출범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3월까지는 프리즘의 출시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달 말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포럼에 이더리움 개발자 저스틴 드레이크가 설명했듯, 세레니티 업그레이드는 메인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부분적으로 시행된다.

비탈릭 부테린이 레딧에 설명했듯 프리즈마틱 랩이 테스트할 사전 단계(phase zero)에서는 다른 기능보다도 비콘 체인이나 지분증명 블록체인 기능이 새로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핵심이 된다.

반룬은 검증인들이 시험 단계에서 검증을 잘못하거나 실수했을 때 맡겨둔 이더(ETH)를 잃지 않으려 할 것이므로 이번에 진행할 실험이 곧바로 완전한 사전 단계 실험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더를 맡겨둔다는 것은 지분증명 합의 알고리듬에 따라 거래를 검증하는 이들이 자신의 암호화폐를 맡겨두고(stake) 검증에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테스트넷을 운영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가정은 참여자들이 정직하게 행동하리라는 가정이다. 출시 첫날에는 잘못한 행위에 어떤 식으로 불이익을 줄지 제대로 된 규정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시스템이 확립될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참여자를 제대로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블록체인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또다른 테스트넷


사실 프리즘은 두 개의 테스트 네트워크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정해진 양의 괴를리 코인을 맡겨두면 괴를리 네트워크 사용자들은 개별 프리즘 테스트넷에서 “검증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반룬이 설명했듯 이 검증인들이 곧 이더리움 2.0의 새로운 채굴자들이다. 세레니티의 사전 단계에서 이들은 “블록 프로듀서로서 블록을 생성하거나 새로 생겨난 블록이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괴를리는 새로운 검증인을 위한 테스트 네트워크로 기능하게 되고, 프리즈마틱 랩의 개별 테스트 네트워크와 비콘 체인 기술이 거래 검증인들의 활동과 작업을 감시하게 된다.

프리즈마틱 랩 시스템에서 개발자들은 새로운 검증인들이 검증 활동 이전에 특정량의 괴를리 코인을 맡겨둬야 한다.

 

이더리움 2.0을 향한 빅픽처


괴를리 블록체인에서 프리즘을 시험해보는 일은 이더리움 2.0의 부분적인 사전 단계 실험에 해당한다. 물론 샤딩(sharding) 등 이더리움 2.0의 핵심 요소 몇 가지는 빠졌지만, 반룬은 이렇게 진행하는 사전 단계 실험이 나중에 이더리움 2.0을 도입하는 데 효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트넷의 목적은 다른 소프트웨어 클라이언트 간 연결성을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출범하면 다른 팀에서도 테스트 네트워크를 출범하고, 자연스럽게 서로 논의하면서 문제를 찾아 풀어나가게 된다.”

그러나 반룬이 강조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이더리움 2.0이 개념 증명과 데모 외에는 제대로 구체화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반룬은 시제품은 “멋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지고 놀 거리를 주고 싶다. 시제품이나 데모는 잔뜩 기대하고 다운로드받아봤자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실망을 줄 뿐이다. 실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인 대니 라이언은 개발자 회의에서 프리즈마틱 랩을 비롯한 클라이언트 팀들에 세레니티와 관련한 사양을 자기 제품에 먼저 적용해보고 시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일 클라이언트 내에서 내부 네트워크를 검증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처음부터 전체 사양을 한꺼번에 올리느라 무리하게 힘을 쓸 일도 없고, 분명 처음에는 이런저런 버그가 나타날 텐데 이를 고치는 데 드는 시간 동안 단일 클라이언트 안에서 할 수 있는 실험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룬은 이더리움 2.0에 대한 연구개발 측면에서 이더리움 연구자들이 프리즈마틱 랩이나 다른 클라이언트 팀보다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레니티의 사전 단계 사양이라고도 하는 첫 번째 기술 지침이 배포되었고, 설계는 거의 완성된 상태다.

이더리움 2.0 클라이언트 개발자들이 각 클라이언트가 내놓은 소프트웨어를 연구하고 기술 사양을 분주히 따라잡고 있다. 과거에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개발자들의 제안을 각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기다리던 때와는 정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반룬은 연구와 현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대부분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연구는 이미 예전에 완료됐지만, 오히려 현실에 이를 제대로 접목해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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