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로부터 첫 '무제재 확인서' 받은 턴키젯이 말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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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y Dale
Brady Dale 2019년 4월5일 10:47
SEC’s First Crypto ‘No-Action’ Letter Took 11 Months to Secure
이미지=Shutterstock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마침내 자체 ICO를 통해 판매하는 토큰을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겠다는 무제재 확인서(no-action letter)를 처음으로 발급했다.

SEC는 플로리다주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항공 여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턴키젯(TurnKey Jet, Inc.)이라는 회사가 발행하는 TKJ 토큰을 원래 용도대로 비행기를 예약하고 운임을 치르는 데만 쓰는 한 이를 증권으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턴키젯의 변호사 제임스 커리는 SEC에 질의서를 보낸 뒤 하루 만에 답변으로 무제재 확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론 SEC가 이런 중요한 결정을 하룻밤 사이에 내린 건 아니다. 커리는 코인데스크에 어제 보낸 질의서를 포함해 규제 당국에 질의서와 건의서 등 편지를 적어도 10통은 썼다고 말했다.

"처음 질의서를 낸 것이 2018년 5월 23일이니까 거의 1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정말 끈질기게 묻고 또 물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

공식적으로 질의서를 보낸 것 외에도 커리는 지난해 가을부터 SEC의 담당자와 적어도 50여 차례는 통화했을 거라고 말했다. 대개 통화가 시작되면 한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만큼 SEC의 담당자는 턴키젯이 TKJ 토큰으로 정확히 무얼 하려는 건지, 증권으로 간주할 만한 소지는 없는지를 꼼꼼하게 묻고 챙겼다.

지난해 5월 첫 질의서를 보낸 뒤 심사를 거쳐 10월부터는 아예 SEC 담당자와 수시로 통화하며 토큰의 발행 목적과 용처를 설명한 문서의 분량은 기존 20쪽에서 13쪽으로 줄었다. 1년 가까운 시간을 수시로 연락하고 회의를 거듭했지만, 커리와 턴키젯 측은 오늘 아침 무제재 확인서를 실제로 받아들기 전까지는 '이번에는 될 거라는 느낌'을 딱히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SEC 측이 그만큼 내색을 하지 않은 것이다.

"SEC 담당자들의 포커페이스는 알아줘야 한다."

코인데스크는 플로리다주 변호사 협회의 기술위원회 두 분과에 속한 전문가이기도 한 커리에게 어떻게 턴키젯의 사업 모델과 토큰의 필요성을 SEC에 설명하고 이해시켰는지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1단계: 당국에 먼저 전화하라


SEC는 위원회의 문을 먼저 두드리고 미리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기업가를 좋아한다. 턴키젯도 정확히 그렇게 했다.

커리의 설명에 따르면 전세기로 민간 항공 여객 사업을 하는 턴키젯은 가뜩이나 교통 안전이나 항공 보안과 관련해 여러 규제 기관과 씨름하며 사업을 하는 회사였다. ICO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암호화폐 토큰을 판매한다고 나섰다가 괜히 논란에 휘말려 사업에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까 내부적으로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규제 당국과 협의하고 규제 지침에 맞춰 사업 계획을 세우는 일은 턴키젯에는 일상적인 업무다. 그래서 우리는 섣불리 돈을 들여 무언가를 해보기 전에 처음부터 SEC에 연락을 해서 우리 계획을 터놓고 말해보기로 했다. 연락을 취하면서도 과연 ICO를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무제재 확인서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받았다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제재 확인서가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토큰을 발행하고 판매해도 된다는 문서는 절대 아니다. SEC의 관련 규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설명했다.

"ICO를 진행하는 업체가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하는 조건을 세세하게 나열한 부분이 무제재 확인서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SEC가 당장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명백한 구실을 주는 셈이 된다. 게다가 무제재 확인서가 그 어떤 경우에도 제재하지 않겠다는 보증서도 아니다. 그렇지만 무제재 확인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물론 대단히 큰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왜 토큰이어야만 하는지 설명하기


전세기로 여객 사업을 하는 데 있어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일과 시간에만 문을 열고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은행 시스템이라고 커리는 설명했다.

"전세기를 빌리는 값이 꽤 비싸도 액수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부자들이 턴키젯의 주요 고객이다. 문제는 얼마가 됐든 대금을 치르고 당장 비행기를 예약하겠다는 손님을 은행 일과 시간이 지나 결제를 처리할 수 없어 돌려보내야 할 때가 더러 생긴다는 데 있었다. 전세기 여행을 즉흥적으로 생각하는 고객들이 있는 만큼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 예약까지 완료되지 못하면 결국 모실 수도 있던 손님을 놓치고 마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면 결제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반면에 토큰을 사용할 수 있다면 턴키젯의 고객은 은행 일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할 때 대금을 치를 수 있고, 턴키젯도 제휴사와 예약을 진행하고 필요한 정산을 진행할 수 있다. 조건이 맞으면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거래하거나 정산할 수도 있다. 턴키젯은 SEC에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겪게 되는 불편한 점과 문제를 명확히 설명했으며, 암호화폐 토큰이 왜 대안이 될 수 있는지도 분명히 밝혔다.

커리는 무제재 확인서를 발급해달라며 보낸 질의서의 뼈대나 기본적인 사실은 처음 보낸 버전과 최종 버전이 거의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면, 토큰을 발행할 블록체인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처음에 보낸 질의서에는 턴키젯 토큰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발행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SEC와 조율 끝에 마지막에는 특정 블록체인을 거론하지 않고 암호화폐 토큰을 활용하겠다는 계획만 담았다.

 

SEC가 내세울 만한 모범 사례가 되어라


턴키젯은 SEC가 무제재 확인서를 발행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데 필요한 근거와 사실들을 정확히 제시했다. 커리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우리는 아주 치밀하게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근거를 제시했다. SEC가 한 번은 통화 중에 우리에게 "훌륭한 근거(good facts)"라고 말했을 정도다. 호위 테스트(Howey Test)를 해보면 많은 자산이 생각보다 쉽게 증권으로 분류되는데, 턴키젯의 사업 모델과 토큰 방식은 호위 테스트를 해봐도 증권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커리가 SEC에 보낸 질의서 두 번째 페이지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사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이 있는지가 설명돼 있다. 그러나 커리는 오히려 질의서 뒷부분인 10~11쪽에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 부분이 바로 어제 SEC가 펴낸 토큰 발행 가이드라인에 들어맞는 부분으로, TKJ 토큰은 온라인 소매업체가 암호화폐로 일종의 상품권처럼 쓸 수 있는 토큰을 발행하는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에 나온 대표적인 사례가 곧 턴키젯이다. 우리가 SEC가 펴낸 가이드라인의 역사적인 첫 번째 사례인 셈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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