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미지=flickr.com/dennism2
삼성. 이미지=flickr.com/dennism2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인넷 개발이 완료되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어, '삼성코인'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에 따르면, 이 회사 무선사업부 소속의 블록체인TF가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 관계자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블록체인TF가 몇가지 모델을 만들어놓고 검토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여러번 테스트를 해서 이미 돌아가는 게 여러가지"라고 말했다. 이 TF는 지난해 초 출범한 뒤 복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개발중"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블록체인 메인넷은 이더리움 기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갤럭시S10 암호화폐 지갑도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을 지원한다"며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내부적인 실험 단계라 개발 목표가 명확히 정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장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 B2B로 생각 중인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향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갈 수도 있지만, 당장은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혼합한 하이브리드식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면, 여기서 발행되는 일명 '삼성코인'을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수도 있다. 개인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정부가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암호화폐 발행은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삼성코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네이버 라인이나 카카오 그라운드X 등 이미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한 곳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법제가 미비한 한국이 아닌, 일본의 법인을 통해 암호화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사전에 인증된 제휴사들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일 가능성이 더 높다. 지난 2월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은 자사의 기업 고객들 간의 금융거래에만 사용할 암호화폐 JPM코인을 몇달 안에 발행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10. 이미지=삼성전자 페이스북 캡처
갤럭시S10. 이미지=삼성전자 페이스북 캡처

 

"삼성페이 연계는 정해지지 않아"


삼성전자는 다른 블록체인 기업들과 접촉하며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갤럭시S10에 탑재된 '블록체인 월렛'엔 두가지 기능이 있다. 하나는 이더리움 및 erc-20 기반의 암호화폐를 송수신하는 지갑 기능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댑(dapp: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경험하기'다. 일종의 '댑 스토어'로, 현재는 삼성전자가 선별한 엔진지갑, 크립토키티, 코스미, 코인덕 등 4개의 댑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제휴 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라운드X가 만든 블록체인 '클레이튼'과의 제휴도 논의했다고 한다. 그라운드X는 삼성전자가 클레이튼의 노드(거버넌스 카운슬)로 참여하기를 희망했고, 갤럭시 댑스토어에 클레이튼 댑을 연동하는 데 대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암호화폐 지갑을 내놓자, 블록체인 업계에선 삼성페이에 암호화폐 지급결제가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시장에선 당연히 그렇게 예상하지만 삼성페이에 뭔가를 붙일지는 모르겠다.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블록체인TF는 지난해 초 구성됐으며, 1년여 지난 올해 3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10에는 '블록체인 월렛'이 탑재됐다. 구성원 30~40명 가운데 다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페이먼트그룹 출신 개발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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