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미래, 소시에테제네랄 증권형 토큰으로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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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19년 4월30일 19:10
A Glimpse of Banking’s Future, Live on the Ethereum Blockchain
    소시에테제네랄 본부. 사진=셔터스톡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이 증권형 토큰으로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 은행이 발행자이자 유일한 투자자이다. P2P 네트워크가 아니라 그냥 단일망 아닌가. 그러니 의미없어 보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발표는 금융기관이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기술과 관계를 설정하는데 있어 한걸음을 내딛은 의미일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채권 1억 유로 어치는 허가를 받아야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아니라 허가 없이 이용 가능한 이더리움 기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작은 한걸음일 것이다. 그러나 소시에테제네랄이 속한 금융업계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자신들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줄곧 주장해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은행들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써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논거를 제시해왔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쉬이 적용할 수 없는 고객 신원 확인(KYC) 등 의무 조항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업계 내 이자율 경쟁은 비공개성을 필요로 하기에 투명하고 공개되는 구조는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블록체인이 확률에 기반해 거래를 확정짓는 형식이 월가의 변호사들이 말하는 이른바 ‘거래 완결성’(settlement finality)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도 했다.

그렇기에 소시에테제네랄의 결정은, 동종 업계의 이 같은 인식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19번째로 큰 은행이 퍼블릭 블록체인 실험을 하기로 했다는 의미가 크다.

소시에테제네랄이 퍼블릭 블록체인에 관한 금융업계의 우려를 우습게 봤다고 단정짓기는 너무 이르다. 이 같은 우려의 근거는 무엇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위협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려진 소시에테제네랄의 조처는, 은행들로서는 신경쓸 수밖에 없는 그런 위협이 있음에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퍼블릭 블록체인이 제시하는 기회에 등돌릴 수 없다는 것을 시인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앞으로 디지털 금융의 진화가 1990년대 차세대 통신 기술 때와 같은 선두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의 흐름에서 엉뚱한 결정을 내려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택을 도모하는 셈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도박


1990년대 말은 공적이고 개방되고 상호 정보교환이 가능한 인터넷과, 사적이고 폐쇄적이고 울타리로 둘러싼 프로디지, 어메리카온라인(AOL), 프랑스 미니텔 같은 인트라넷의 경쟁이었다. 인터넷은 인트라넷을 누르고 전 세계에 정보 공유의 새로운 양식을 정립시켰다. 인터넷의 개방적이고 글로벌한 시스템이 더 우월하다는 생각은 지혜로 받아들여졌다. 네트워크의 사이즈나 잠재적 연결의 폭에 제한을 부과하지 않았다. “허가가 필요없는” 혁신은 전세계에서 무제한적인 개발 인력 풀과 그들의 집단 지능을 가능하게 했다.

역사는 금융 시스템의 미래에 대해 그때와 똑같은 투쟁을 반복한다는 가정은, 비록 보장할 순 없다 해도 합리적이다. 금융을 둘러싼 독특한 민감성과 규제 틀은 현재 권력을 거머쥔 기관들을 보호하는 물질적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폐쇄적이고 울타리로 둘러싼 환경은 그들의 경쟁 우위를 보호한다.

그러나 결국 돈은 그저 정보일 뿐이다. 공동체들은 돈을 쓰기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스템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이 도박을 건 것은 아마도 그 부분일 것이다. 거래 자체는 전적으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소시에테제네랄은 토큰 채권의 상환 기간을 다른 커버드본드(일반 채권)와 동일하게 설정했다. 장부상 자산을 담보로 한 부채와 같다는 것은, 이 채권의 미래 소유자들이 누가 됐건 소시에테제네랄이 발행한 전통적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과 같은 순위와 같은 수준의 위험 노출에 놓인다는 것이다. 또 소시에테제네랄은 5년 만기를 통해, 규제만 풀리면 2차 시장의 외부 구매자들을 찾아나서는 급진전을 꾀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번 셈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 경우 블록체인 기술의 사용을 “긍정적 신용”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투명성이 증대되고 커버드본드를 전통적 방식으로 발행할 때 발생하는 복잡성과 많은 중개인 탓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런 긍정적 평가는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전통적 자산을 관리하고 거래하는데 증권형 토큰 발행(STO)이 더 효율적이라는 일반적 잠재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디 꽃길만 있으랴


STO는 암호화폐공개(ICO)만큼 극단적인 생각은 아니다. ICO는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 탓에 투자자들이 호감을 잃었고, 규제 당국은 미등록 증권으로 볼 수 있는 요소를 가진 여러 암호화폐에 조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ICO는 증권 등록 요구사항을 피하기 위해 자체 ‘유틸리티 토큰’을 탈중앙 네트워크에 필수적이자 원자재 같은 요소라 묘사하며 복잡한 수단을 거치는 반면, STO는 훨씬 간단하고 직선적이다. STO는 현실 자산을 토큰화시키는 것이므로 특정 승인을 위한 증서로서의 목적을 그 자체로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STO는 자본시장에 여전히 장애를 끼칠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 같은 투자은행에는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

STO를 위한 스마트계약은 매번 거래 때마다 등기 및 캡테이블(누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를 자동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보다 직접적이고 중개인은 보다 적은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다. 또한 허가 없이 가능한 시스템이고, 어떤 금융기관도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문지기 권력을 허가받지 않았다면, 스타트업 기업들로서는 인수, 수탁, 중개 같은 전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옮겨가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이다. 이런 서비스들은 대부분 현재의 투자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기술이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암호화폐 기반 수탁 솔루션에 대해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면 안 된다는 것도 또다른 전제다. 다만, 암호화폐 업계와 전통 금융업계는 모두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프로세스 제어 능력을 갖춰라


그렇기에 소시에테제네랄의 위치와 관련해 인상적인 것은, 그들이 스스로의 사업 일부를 위협할 가능성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술을 이해하고 제어할 역량을 갖췄느냐 하는 문제다.

이번 결정으로, 소시에테제네랄은 은행이 1990년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다시 오더라도 적응할 수 있다는데 베팅한 것일 수 있다. 당시 월가가 지배하던 증권업은 처음으로 온라인 주식거래와 전자상거래의 위협을 맞이해야 했다.

그런 시스템은 시장 가격을 투명하게 만들었고, 투자은행이 거래에 매기던 수수료를 격감시켰다. 하지만 동시에 낮아진 이자율을 보상할 수 있을 만큼 거래량을 폭증시켰다. 결국 새로운 거래 및 조회의 기술, 그리고 기술 발전을 파악하는데 투자한 가장 똑똑한 은행이 자본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사람들이 언젠가 미래에 은행의 죽음을 축하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현실에선 월가에 의존하는 많은 전문가들과 시장을 주도하는 권력이,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다. 장부 관리, 수탁, 거래조회와 청산 및 결제 등 금융의 최종단계인 기능적 업무는 스마트계약과 디지털 통화, 분산화 네트워크 등에 의해 처리되는 것이 요구되기 시작함에도 한동안 그럴 것이다.

STO 기업 발행자들은 항상 투자자들을 찾아야 한다. 또 투자자들의 위험 부담을 덜어주는데도 적극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 제값을 낼 것이다. 나는 이 지점이 은행들이 계속 적극성을 띠게 될 분야라고 생각한다.

가장 극단적인, 블록체인의 미래 버전, 또 현재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기술을 실험하는 이들은, 이런 시스템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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