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ndonesia Reveals About Facebook’s Cryptocurrency Ambitions
출처=코인데스크

페이스북의 리브라 백서는 총 7가지 언어로 발간됐다. 이 중에는 인도네시아 공용어인 바하사(Bahasa) 인도네시아어도 포함됐다. 본격적으로 핀테크 시장에 뛰어든 페이스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지 계획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페이스북 이용자 수가 4번째로 많은 나라다. 리브라가 인도네시아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때,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팡쉬에카이, 인도네시아의 암호화폐 거래소 토코크립토(Tokocrypto) 공동창업자

위아소셜(We are Social)과 훗스위트(HootSuite)가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들의 페이스북 적극 이용률(post engagement)은 4%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인터넷 쇼핑 이용률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지난 한 달간 인터넷 쇼핑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6%에 육박했다.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10%에 달했다. 이는 미국 응답자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인도네시아만큼 리브라 사업을 추진하기 좋은 곳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토코크립토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는 QCP 캐피털의 공동설립자 조슈아 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리브라가 인도네시아 사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모바일 결제에 익숙해져 있다. 지리적으로 분산된 인도네시아에서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인도네시아는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 그리고 정치적 혼란을 반복해왔다. 법정화폐와 은행들로 이뤄진 기존 금융 체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성인 인구가 2017년 기준 97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세계에서 금융 접근성이 가장 낮은 국가로 꼽았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의 공식 언어 가운데 인도네시아어를 포함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었는지 모른다.

리브라연합의 창립회원 앵커리지(Anchorage)의 CEO 나단 맥컬리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금융 접근성이 없는 사람들이 리브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려면 리브라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앤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투자를 받은 앵커리지는 앞으로 리브라 생태계의 보안과 수탁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리브라 투자 토큰(Libra investment token) 수탁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맥컬리는 현재 앵커리지가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인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리브라연합이나 회원사들이 인도네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별도로 송금이나 수탁과 관련된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페이스북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개입하면 막을 도리가 없다.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에는 당연히 거래 당사자들에 대한 정보가 있고, 거래 당사자들이 지켜야 할 규범과 법규, 규제의 준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는 각 지역을 관할하는 당국의 방침과 이용자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리브라가 일반 이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관해 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지난 5월 논란의 중심이 됐던 선거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등 긴장 수위가 높아지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페이스북이 소유한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검열해 접근을 통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많은 언론 기사는 페이스북이 인도네시아의 ‘정치 격전지’가 됐다고 했다. 페이스북 이용자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에 넘겨져 정치적 목적에 쓰였다는 의혹도 있었다.

페이스북 측은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피하면서 인도네시아 이용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가짜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 포인터 재단(Poynter Institute)이 인증한 팩트체크 업체 6곳과 제휴를 맺었다는 발표를 내놨다.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인 코넬대학교의 에민 건 사이러 교수는 페이스북의 대응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리브라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은 전무하다고 지적하면서 “페이스북의 공격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코인데스크에 말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님(Nym)은 좀 더 강도 높게 페이스북을 비판했다.

“페이스북과 리브라연합 회원들은 리브라를 사용하는 모든 이용자의 구매 내역 정보를 입수해 분석하게 될 것이다.” - 데이브 흐리키슨, 님 CTO

흐리키슨은 페이스북이 인재 영입을 목적으로 그가 공동 설립한 체인스페이스(Chainspace)를 인수했을 당시 잠시 페이스북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방대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브라를 통해 금융 거래 관련 정보까지 손에 넣게 되면 이용자 개개인의 가장 사적인 생각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줄기차게 제기됐다. 페이스북은 물론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약속하지만, 리브라 백서 어디를 봐도 이런 끔찍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암호화 기술을 비롯한 개인정보 보호에 필요한 안전장치에 대한 언급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 데이브 흐리키슨

 

인도네시아 사회의 특징


모바일 네트워킹과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같은 시장에서는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코인데스크에 글을 기고한 대니얼 에반스는 리브라연합이 인도네시아 기업들과 아직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토코크립토의 제휴사인 싱가포르 디직스글로벌(DigixGlobal)의 공동설립자 션 지에는 현재 인도네시아 핀테크 시장이 ‘다루기 쉬운’ 단계에 있다면서, 특히 젊은 세대가 암호화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시장을 잘 아는 암호화폐 전문가들도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리브라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대체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리브라 시장은 결국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이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QCP 캐피털의 조슈아 호는 인도네시아에서 이용자 규모가 7천만 명에 이르는 왓츠앱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있는 현지 기업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훗스위트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 중소기업 중 90%가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 왓츠앱을 꼽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이용자 중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 비율도 세계 평균 15%를 훨씬 웃도는 20%로 집계됐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에서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힘을 합쳐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크고 작은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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