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오샤오촨 전 인민은행장. 출처=위키미디어커먼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의 저우샤오촨 전 총재가 페이스북의 리프라 프로젝트가 불러올 가능성과 위협에 대비해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개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의 보도에 따르면 저우샤오촨 전 총재는 이번 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페이스북이 공개한 리브라에 대해 향후 법정통화와 교환 가능한 ‘강력한’ 글로벌 암호화폐의 등장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우 전 총재는 그러면서 리브라가 개발도상국의 결제 환경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현존하는 국가 간 결제 시스템이나 국가 통화에는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브라는 전통적인 국가 간 거래와 결제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다.”

저우 전 총재는 비록 이 새로운 위협이 중국에 그다지 큰 위협은 아니더라도 중국 정부는 이에 대비하면서 위안화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특정되지 않은 ‘상업 기관’이 디지털 형태의 위안화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여러 개의 상업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는 홍콩의 사례와 비슷한 구상이다. 은행들이 발행하는 홍콩 달러의 양은 미국 달러 보유금에 연동돼 있으며, 사실상의 중앙은행인 홍콩 금융청(Hong Kong Monetary Authority)은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 사이의 환율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리엔트 증권(Orient Securities)의 수석 애널리스트 첸다페이는 저우 전 총재가 알리바바(Alibaba)나 텐센트(Tencent, 텅쉰)처럼 이미 상당한 결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테크 기업들이 언젠가 중국의 공식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날이 올 것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저우 전 총재는 인민은행 총재 재임 시절 국가 차원의 디지털 화폐 개발을 주도했다. 당시 그는 디지털 화폐의 발행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개발 노력은 수년간 이어져 왔지만, 아직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다만 수많은 규제 걸림돌을 넘어 리브라가 공식 출시된다면, 중국의 상황도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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