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 “페이스북 리브라는 우리 아이디어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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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 Allison
Ian Allison 2019년 7월29일 18:00
MIT Fellow Says Facebook ‘Lifted’ His Ideas for Libra Cryptocurrency
알렉스 립턴. 출처=코인데스크


화폐의 발전과 혁신에 관한 논문이나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이라면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발표했을 때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내용이라 느꼈을지 모른다. 전 세계의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있는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의 아이디어는 사실 지난해 로열소사이어티 오픈사이언스(Royal Society's Open Science)에 실린 한 논문의 아이디어와 겹치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리브라 백서는 리브라의 가치를 여러 법정화폐와과 정부 채권 바스켓에 연동시켜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 MIT의 알렉스 립턴(Alex Lipton)과 토마스 하드조노(Thomas Hardjono), 알렉스 샌디 펜틀란드(Alex “Sandy” Pentland)가 주창한 실질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초국적 디지털 토큰의 개념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물론 세 연구자가 주장한 토큰의 기반 자산은 원유나 농작물과 같은 실물 자산이었다는 점에선 다르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리브라연합 창립회원 28곳이 거래를 검증하는 노드로 참여하는 것도, MIT 연구진이 주창한 트레이드코인(Tradecoin)의 컨소시엄 형태 거버넌스 방식과 비슷하다. 리브라와 트레이드코인 모두 국내는 물론 국제 결제까지 간소화하면서, 궁극적으로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점도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리브라와 트레이드코인 모두 분산원장에서 운영된다.

이 모든 게 우연히 겹친 것일까? MIT의 통합과학 연구원(Connection Science Fellow)인 립턴은 그럴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대한 객관적인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리브라의 구조는 내가 샌디 펜틀란드, 토마스 하드조노와 지난해 쓴 논문의 개념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밖에 볼 수 없다.”

립톤은 다소 격앙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우리 논문은 리브라 백서 어디에서도 원칙대로 정확히 인용되지 않았다. 더욱 참담한 일은 이 논문이 로열소사이어티의 무료 공개 프로젝트로 작성됐다는 점이다.”

대부분 학술지는 유료 계정이 있어야만 논문을 볼 수 있지만, 오픈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아무런 등록을 하지 않고도 읽어볼 수 있다.

립턴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글로벌퀀트 사업을 총괄했으며, 지금은 여러 중앙은행의 핀테크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결제 코인(USC, Utility Settlement Coin)을 만드는 클리어매틱스(Clearmatics)에도 조언하고 있다. 그는 달러화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는 핀테크 업체들을 위한 플랫폼 실라(Sila)의 최고기술이사이기도 하다.

립턴은 로열소사이어티 게재 논문과 관련해, 자신이 펜틀란드와 함께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커버스토리로 실었던 화폐의 미래에 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쓴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브라 개발자와 관계자들이 우리가 쓴 글과 논문을 읽어본 적이 없다고는 아마 절대로 말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글과 논문을 읽지 않았다면 지금 리브라가 추진하는 것들을 절대 생각해낼 수 없다.”

페이스북은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리브라를 자세히 살펴보면


리브라는 백서에 설명한 대로 기존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며 금융 혁신을 추구하는 쪽을 택했다. 당장 현재 중앙은행이 관장하는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리브라연합은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MIT 연구진이 주창한 트레이드코인은 다르다. 저자들이 최근 논문에서 밝힌 것처럼 기존의 구조를 어느 정도 개혁해야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제도다.
“지금은 큰 나라 중앙은행들이 사실상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독점하고 있다. 트레이드코인은 작은 나라, 국부펀드, 퇴직기금 등도 제 몫을 보장받는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립턴은 트레이드코인의 가치가 원유나 농작물 같은 실물 자산으로 보장되는 만큼 관련 기업까지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재 생산업체나 초국적 기관, 몇몇 대형 결제 업체 등을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우버 같은 기업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립턴은 리브라의 가장 큰 맹점으로 기존 금융 자산의 가치에 연동하면서 또 다른 화폐처럼 쓰인다는 점을 꼽았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리브라는 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보유금으로 국채를 비롯해 신용 등급이 높은 금융 자산을 사두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리브라가 코인을 발행·판매해 받은 돈으로 채권을 사면 그 돈이 경제에 유입되는 것이다. 또한, 리브라가 발행하는 코인도 백서의 설명대로라면 결제 수단으로써 돈처럼 쓰인다. 그러므로 전체 경제에 순환하는 화폐량이 2배가 되는 셈이다. 이로써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는 절대 작지 않다고 립턴은 경고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리브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각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2배가 되는 셈이니, 그 효과는 불 보듯 뻔하다. 엄밀히 말하면 2배 이상의 돈이 유입되는 것이다. 물가 수준이 화폐 공급량에 비례한다는 화폐 수량설(quantity theory of money)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리브라로 인해 유동 화폐가 급증하면 물가가 오르리라는 예측은 반박하기 어렵다.”

물론 리브라가 백서에서 설명한 계획은 전혀 다르다. 즉 리브라의 승인을 받은 판매업자가 수요에 따라 코인을 사고팔면서 유통량을 조절하고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립턴은 돈의 속성상 리브라가 계획한 대로 유통량을 조절하기 어려울 거라고 말했다.
“리브라 코인은 국채를 통해 화폐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과는 다르다. 채권은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없지만, 리브라 코인은 그 자체로 돈이다. 채권을 판매하는 건 승수 효과가 없으므로 물가가 오르지 않지만, 리브라 코인은 돈을 두 배로 공급하므로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립톤도 전 세계 규제 당국의 우려와 견제를 뚫고 리브라가 프로젝트를 출시하게 되면 그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미국 달러와 유로화의 외환 거래 규모가 하루에 3조 달러 수준이다. 리브라가 이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수수료를 0.1%만 받는다고 가정해도 하루에 3억 달러를 벌게 된다.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보통 2~3%인 것을 생각하면 0.1%는 훨씬 낮다. 또한, 보유금을 투자해 받는 이자도 연간 100~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리브라연합 회원이 되는 것은 여러모로 남는 장사다. 상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계산은 아니지만, 어쨌든 리브라가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 알렉스 립턴

번역: 뉴스페퍼민트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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