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출처=체이파트너스 제공.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출처=체인파트너스 제공.

체인파트너스가 ICO(암호화폐발행)를 추진한다.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ICO를 통한 자금 확보가 주 목적으로 보인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30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초기 단계지만 ICO를 할 계획"이라며 "8월1일부터 협의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CO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체인파트너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의 이름은 체인파트너스 유니버스(CPU: Chain Partners Universe) 토큰이다.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량은 60만개다. 최대 모금목표(하드캡)는 2200만달러다.

CPU 발행의 배경과 관련해, 표 대표는 "체인파트너스의 여러 서비스 안에서 상품권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인파트너스의 데이빗 거래소, OTC(장외거래), 코인덕(결제), 코인케어(매매대행) 등에서 수수료 대신 CPU 토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데이빗 거래소가 발행한 데이(DAY) 토큰과 교환도 가능하다. 표 대표는 "교환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데이 토큰 홀더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파트너스는 2017년 7월 법인 설립 후 1년 만에 약 14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거래소 등 많은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대부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9년 들어 체인파트너스는 암호화폐 금융으로 사업군을 개편했고, 직원도 110여명에서 3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코인데스크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체인파트너스는 올해 초부터 여러 투자자를 만나 투자를 요청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ICO는 추가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어온 체인파트너스가 모색하는 타개책 성격이 커보인다. 표 대표 본인도 CPU 토큰은 사실상 체인파트너스의 사업에 투자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동안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 (ICO로 모은 자금은) 제품을 더 발전시킬 동력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표 대표는 특히 투자 수익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는 "큰 방향성은 바이낸스의 BNB와 같은 바이백 토큰"이라며, 여러 서비스에서 수익이 날수록 토큰을 소각해 CPU 토큰의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또 "해외 투자자는 지분투자보단 ICO 투자에 익숙하다"고도 말했다.

오는 8월1일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ICO는 사전에 합의된 투자자만 참여 가능한 이른바 프리세일(pre-sale) 이벤트라 할 수 있다. 표 대표는 "오는 가을께 프라이빗세일을 할 계획이지만, 향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세일까지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ICO는 프리세일-프라이빗세일-퍼블릭세일의 순서로 진행됐고, 단계를 거칠 때마다 판매되는 암호화폐(토큰)의 가격은 올라갔다.

여지껏 투자를 받지 못했던 체인파트너스가 기관투자자 위주인 프리세일과 프라이빗세일을 실시하는 것만으로 많은 자금을 모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인다. 결국 퍼블릭 ICO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가 ICO에 강경한 금지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에서, 체인파트너스처럼 이름 있는 기업이 대중 대상 ICO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표 대표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표 대표는 싱가포르에 설립된 체인파트너스의 100% 자회사 데이원을 통해 ICO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9월 정부가 국내 ICO 금지를 발표하자, 한국 기업들은 스위스나 싱가포르 등에 설립한 재단을 통해서 ICO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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