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Latin American Banks Can Now Use Bitcoin for Cross-Border Payments
출처=셔터스톡

우루과이에 본사를 둔 라틴아메리카 최대 은행 네트워크 반토탈(Bantotal)이 암호화폐 거래소 비텍스(Bitex)와 제휴를 맺었다. 비텍스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라틴아메리카 국가 간 결제,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텍스와 반토탈의 제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혁신하는 중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 마누엘 보드로아, 비텍스 최고마케팅이사

반토탈에는 14개 국가의 은행 60여 곳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다. 반토탈의 자금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2천만 명에 이른다. 우루과이 핀테크 연합을 세운 세바스티안 올리베라는 반토탈이 라틴아메리카 최대 금융 네트워크일 뿐 아니라 태평양 지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결제와 관련해 매우 훌륭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텍스가 반토탈의 구조, 평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토탈은 회원 은행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던 비디벨로퍼(BDevelopers) 프로그램을 통해 비텍스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디벨로퍼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들은 비텍스가 제공하는 API를 이용할 수 있고,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국제 결제, 송금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하며 관리할 수 있다.” - 마누엘 보드로아, 비텍스 최고마케팅이사

보드로아는 이번 제휴가 특히 라틴아메리카 지역 은행들에 ‘비약적 발전’의 발판이 될 거라고 평가했다. 비텍스의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기존의 전신환 송금(international wire transfers)을 이용할 때보다 수수료를 최대 5배 아낄 수 있다.

결제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훨씬 짧아진다. 보드로아는 지난 2월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사이에 진행된 무역을 사례로 들었다. 원래 무역 대금을 정산하는 데 최대 한 달 가까이 걸리던 것이 비텍스의 국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1시간으로 줄었다.

비텍스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을 이용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텔라(Stellar)와 같은 경쟁사도 이번 제휴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밝혔다. 스텔라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비텍스와 달리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하면 국제 결제와 같은 중요한 금융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이번 제휴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웃한 나라와 결제를 정산하고 돈을 주고받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수료도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이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다.” - 리사 네스터, 스텔라 개발재단 제휴 총괄

 

비텍스는 결제·송금 중개인 역할


비텍스는 반토탈에 가입된 회원 은행들이 결제·송금을 처리할 때 중개인 역할을 한다. 은행들이 법정화폐로 돈을 보내면 이를 비트코인으로 바꿨다가 받는 나라 법정화폐로 다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 여러 법정화폐를 거쳐야 했던 절차가 간단해졌다.
“아르헨티나에서 칠레에 있는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업체에 결제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지금까지는 아르헨티나 페소화로 미국 달러화를 사서 칠레로 보낸 뒤 칠레에서 이를 다시 칠레 페소화로 바꿔 업체에 내야 했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칠레에 있는 업체의 디지털 지갑에 비트코인을 보내주면 된다.”

보드로아는 이를 ‘개인간(P2P) 금융’이라고 불렀다. 비텍스는 법정화폐와 비트코인 사이의 환전은 물론이고 업체들의 거래은행에 결제와 송금 사실을 통보하는 것까지 책임진다.

원래 라틴아메리카에서 다른 나라로 돈을 보내고 결제를 처리하려면 적어도 48시간은 걸렸다. 전산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았거나 업무 처리가 느린 기관을 거치면 96시간까지 걸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비영리기관 비트코인 아르헨티나(Bitcoin Argentina)와 블록체인 스타트업 코이방크스(Koibanx)를 만든 레오 엘두아옌은 비텍스가 결제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처리해준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비트코인을 사서 송금하는 일까지 비텍스가 처리해준다. 비텍스에 필요한 돈만 맡겨놓으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비텍스가 해주는 것이다.” - 레오 엘두아옌

 

“훌륭한 첫걸음”


엘두아옌은 반토탈과의 제휴 덕분에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비텍스 이용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더 남았다.

제휴를 발표한다고 반토탈 네트워크에 속한 은행들이 곧바로 비텍스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루과이 핀테크 연합을 세운 올리베라는 당장 고객신원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때문에 은행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이제 막 제휴 사실을 발표했을 뿐이다. 은행들이 비텍스를 이용할지 말지 전망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르다”며 “어쨌든 이렇게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사실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이다”라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중재 스타트업 클레로스(Kleros)의 CEO 페데리코 아스트도 올리베라의 지적에 동의했다. 아스트는 암호화폐가 잠깐 반짝했다가 이내 수그러들 유행이라고 여기는 시선이 라틴아메리카 은행들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다시 신뢰 얻는 계기 될까?


아스트와 올리베라는 적어도 반토탈-비텍스 제휴가 라틴아메리카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의 혜택을 피부로 느끼게 해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선 동의했다. 이어 기존 금융기관들이 비텍스의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바닥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라틴아메리카의 금융 시스템은 취약한 영역이었다. 2001년 아르헨티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금융기관이 고객이 맡겨놓은 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거나 부당하게 압류해버린 적도 있다 보니 뱅크런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래서 이번 제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지는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금융기관이 더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페데리코 아스트, 클레로스 CEO

비텍스의 보드로아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개인 간 직접 금융’ 서비스가 뿌리를 내리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GDP를 늘리는 데도 이바지할 수 있을 거라는 야심 찬 희망을 내비쳤다. 디지털 거버넌스 스타트업인 민주주의지구재단(Democracy Earth)의 설립자로 비텍스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산티아고 시리는 비텍스가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소 이상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을 제대로 접목할 파트너로 비텍스 만한 곳이 없다. 은행끼리 제대로 연결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지 않아 그런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한 라틴아메리카 같은 시장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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