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민간전자지급수단에 없는 매력 갖춰야"
박이락 한국은행 전문역, 한경 디지털ABCD 포럼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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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19년 10월15일 17:40
박이락 한국은행 전문역.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한국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기 위해선 민간전자지급수단엔 없는 매력이 확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이락 한국은행 전문역은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경 디지털ABCD 포럼에 참석해, 한국은행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암호자산은 각국 중앙은행의 연구 대상일뿐 도전과제는 아니었다. 페이스북 리브라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차원의 파급력을 지니기 때문에 (리브라 백서 발표를 계기로) 그동안 주춤했던 CBDC 관련 논의가 재점화됐다."

박 전문역은 CBDC가 무엇보다 지급결제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과 시장인프라위원회(CPMI)가 올초 세계 63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급결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CBDC 발행을 검토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박 전문역은 CBDC가 단순히 민간전자지급수단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거시경제 및 금융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박 전문역은 "CBDC가 민간 지급수단이 경합해 효율성이 증대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다양하고 편리한 소액결제수단이 있어 사람들이 굳이 CBDC를 사용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의 CBDC의 영향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CBDC를 발행할 경우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 확대로 금융시장 참여도를 키울 수 있다. (민간은행 대비) 중앙은행이 신용배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금융자원배분 효율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또 CBDC가 은행 예금을 대체할 경우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될 수 있고, 금융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CBDC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우려가 있는 탓에 각국 금융 당국이 신중한 행보를 취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중국인민은행이 CBDC를 발행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지만, 지난달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아직 구체적 발행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문역은 "CBDC의 파급력을 알기에 준비를 어느 정도 끝내 두고도 어느 시점에 어떻게 내놓을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 전문역은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경우 △민간 수요가 충분한지 △기술 검증을 거쳤는지 △중앙은행의 소액결제용 CBDC 관련 대고객 업무 수행 능력이 충분한지 △한국은행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제도 변화가 가능한지 △거시경제 및 금융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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