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카이룽 인민대학 핀테크연구소 총괄. 출처=김병철 코인데스크코리아

"내년에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그렇게 쉽게 디지털화폐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계속해서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

후오비 그룹 CSO(최고전략책임자) 출신인 차이카이룽(Cai Kailong) 인민대학 핀테크연구소 총괄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프리마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디지털 자산 거래소 2020년 전략 VIP 세미나'에 중국의 규제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 발전의 혁신 추진'을 언급하자, 750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만에 1만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차이카이룽 총괄은 "중국 정부가 진흥하려는 건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의료, 지식재산권, 교육, IoT 등 실물경제와 블록체인의 접목"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정부의 규제는 곧 구체화됐다. 차이카이룽은 중국 언론 등을 인용하며 중국 정부가 2019년에 폐업시킨 암호화폐 거래소가 6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외국에 서버를 둔 채 중국인들에게 서비스한 200개 이상의 기업이 올해 차단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1만개 이상 전자 결제 계정이 동결됐고, 300개 이상 위챗 계정이 정지됐다"며 "중국 정부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엄격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를 만나보면 아직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 대형 거래소는 특히 하이난에서 정부에 로비 중이지만 결과는 불확실하다. 바이낸스는 아무래도 규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정부와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듯하다. 더 심각한 상황인 중소거래소들은 활발한 활동을 삼가면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다만 차이카이룽 총괄은 정부의 정책 변화로 채굴 산업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 주석 발언 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암호화폐 채굴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그는 "정부 규제가 풀렸다고 볼 수 있어 채굴 기업은 발전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그는 세계 2위 채굴기 제조사인 카난크리에이티브(嘉楠科技, Canaan Creative)가 지난 11월 미국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 것을 언급하며 "카난 상장을 기준으로 채굴 기업의 가치를 매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행이 2014년부터 연구 중인 디지털통화·전자지불(DC/EP)에 대해선 기대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DC/EP는 한마디로 '위안화의 디지털화'다. '위안화의 국제화'와 같은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의 결제 시스템과 병렬되고, 공존하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한만큼 변화가 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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