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무죄②] 송치형의 '양심'이 업비트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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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현 기자
김외현 기자 2020년 1월31일 16:14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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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부지방법원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31일 사기 및 사전자기록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송치형 두나무 의장 등 3명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잔고 범위 안에서 유동성 공급을 진행한 것'이라는 업비트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업비트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했던 ‘8’ 계정에 충전된 금액이 실제 업비트가 보유한 암호화폐 및 법정화폐 잔고를 초과한 허위 충전이었는지는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업비트는 문제가 된 ‘8’ 계정에 전산상 암호화폐 및 원화 포인트를 입력하면서도 실제로 해당 금액을 입금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업비트의 실제 자산 변동과 거래소 계정 내 암호화폐 및 원화 충전이 반드시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잔고 범위 안에서 포인트 입력을 했다는 업비트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 제시된 실제 거래 기록을 보면, 업비트가 계정에 암호화폐 및 원화 충전을 진행할 때마다 상응하는 포인트를 입력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두나무가 업비트 개장 전에 100억원, 개장 뒤 30억원의 투자를 각각 유치하는 등 원화 포인트 입력분을 넘어서는 자금을 보유했음에도, 그만큼 충전하지는 않았다는데 재판부는 주목했다.

또 ‘8’ 계정의 실제 거래가 잔고 범위 안에서 진행된 것이란 업비트의 주장도 재판부는 “수긍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업비트에 보관됐던 비트코인보다 더 많은 거래량 기록이 있다면서, 실제 보유하지 않은 암호화폐를 매도했을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는 간접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각 거래일별 보관량과 체결량 등을 통해 증명될 수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업비트가 한때 보유잔고를 넘어서는 유동성 공급을 검토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 이행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고인 김아무개 퀀트팀장은 ‘두나무 마켓메이커 LP(유동성공급)’이라는 문건을 통해 실제 암호화폐를 보유하지 않은 채 유동성을 공급한 뒤 다른 시장에서 보충하는 방식을 또다른 피고인 송치형 의장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송 의장은 이를 거절하고, 자금을 확보한 뒤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자금은 자신이 마련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두나무가 실제 투자금 유치 때 '투자금을 유동성 공급에 활용하겠다'고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업비트는 ‘8’ 계정의 거래가 거래소 론칭 초기 거래 참여자가 적어 가격 표시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막기 위한 ‘유동성 공급’이었다고 주장해왔는데, 재판부도 ‘유동성 공급’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나무가) 주문 제출과 취소를 반복하는 간격이 초단타거래처럼 1초 안에 여러 번이 아니라 15초~수십초의 넓은 간격을 유지했다. 두나무는 체결량이나 주문량이 아니라 호가량을 채우는 방식을 취했다”면서 “유동성 공급은 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바, 두나무의 방식은 유동성 공급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업비트는 호가를 제시할 때 가격이 변동하면 기존 주문을 취소하고 새로운 주문을 제출했다. 업비트는 이를 두고 이익을 추구한 게 아니라 '마켓메이킹'이었다고 설명해왔다.

반면, 검찰이 두나무가 ‘8’ 계정을 통해 “거래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라고 본데 대해서는, 재판부는 “증명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 주장이 입증되기 위해서는 거래량을 늘려 일반인에게 착오를 일으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ID=8’ 거래가 이뤄진 시기는 2017년 9~11월 기간으로, 두나무가 2018년 1월 전세계 거래소 정보를 수집하는 코인마켓캡에 거래량 정보를 제공하기 전이다. 거래량이 늘기는 했지만 그 자료를 이용자 ‘호객’에 쓸 수는 없었을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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