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무죄①] "암호화폐거래소는 증권거래소가 아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1월31일 14:53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서울 남부지방법원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31일 사기 및 사전자기록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송치형 두나무 의장 등 3명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판결의 핵심쟁점 중 하나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가짜 회원 계정을 만들어 직접 자신의 플랫폼에 유동성을 공급한 사실을 어떻게 판단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현재 국내 증권거래소와 증권시장에는 자본시장법을 통해 통정매매, 가장매매, 허위주문 등 마켓메이킹 활동 전반에 대한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증권시장에서 특정인이 업비트처럼 시세조종행위를 할 경우 기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업비트가 이름이 '거래소'일 뿐 증권거래소와 다른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업비트와 같은 거래소들이 주식거래와 유사한 외관을 형성해서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상화폐(암호화폐)와 주식은 동일한 자산이 아니며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한국거래소와 달리 수십 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마켓메이킹을 규정·규제하는 법령이 없는 만큼, 암호화폐 거래소의 직접적인 거래 참여 자체가 금지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현행법에) 업비트와 같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정하는 특별한 규율이 없다"면서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업비트의 직접적인 마켓메이킹 행위와 관련해, 재판부는 회원들을 기망(속임)한 사기행위로 볼 수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업비트 회원들이 거래소에 갖는 신뢰는 거래 상대방이 두나무인지, 다른 업비트 회원인지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비트가 유동성 공급을 사전에 회원들에게 고지해야 하는 신의 성실 의무가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인) 김아무개 두나무 퀸트팀장이 업비트 유동성 공급 업무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알려졌으며 은밀히 진행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절성과 비난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신의 성실의 원칙상 (업비트 회원들에게)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가 당연히 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