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벨시 비트고 CEO. 출처=코인데스크
마이크 벨시 비트고 CEO. 출처=코인데스크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 업체 비트고(BitGo)가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 하버(Harbor)를 인수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초석 다지기로 풀이된다.

하버는 증권형 토큰 거래의 선두주자로 2018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고층 빌딩의 지분을 토큰화해 판매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부동산 토큰화를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인수로 비트고는 “하버가 미국 금융산업감독기구(FINRA)로부터 취득한 증권 중개인(broker dealer) 자격과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취득한 일반사무수탁업자(transfer agent)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비트고는 그러나 구체적인 인수 요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버 인수로 비트고는 단순한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 업체에서 디지털 증권 분야의 주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첫 업체로 발돋움했다. 비트고는 사우스다코다 규제 당국의 정식 승인을 받은 업체로서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전 영역을 취급하게 된다. 물론 암호화폐 시장의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은 오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십 년간 쌓인 기존 금융 시스템의 토대를 잘 활용하면 그 과정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우리는 단기간에 암호화폐 시장의 인프라를 다시 세워갈 것이다.” - 마이크 벨시, 비트고 CEO

벨시는 이어 “이번 인수로 비트고는 단일 암호화폐 업체로서는 최초로 증권 중개인과 일반사무수탁업자의 지위를 동시에 보유한 정식 수탁업체로 거듭났다”며, “이에 따라 FINRA와 SEC는 각각 하버가 지닌 증권 중개인과 일반사무수탁업자로서의 지위가 비트고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당국의 승인을 받은 정식 수탁 업체는 기관투자자 등 고객을 대신해 증권을 보관한다. 증권 중개인은 이들 증권을 직접 혹은 고객을 대신해 거래하며, 일반사무수탁업자는 이들 거래의 각종 기록을 돕는다.

벨시는 현재 비트고가 수탁해 관리하는 자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매달 150억 달러, 약 1조 7천억 원어치의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비트고는 향후 하버의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인수로 인한 기대감

하버에는 이번 인수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하버는 이미 발행된 증권형 토큰이 거래되는 플랫폼 역할만 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증권 자체를 토큰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9월 하버는 서로 다른 부동산 펀드 4개의 주식을 이더리움 토큰으로 변환했다.

“하버는 증권 중개업자로서의 지위도, 일반사무수탁업자로서의 지위도 얻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수탁 사업만 못하고 있었다. 이제 비트고와 손잡고 그 한 가지를 이루고자 한다. 한 배에 같이 타고 있으면 목표 지점으로 나아가기가 더 쉽다. 홀로 있을 때보다 할 수 있는 것도 훨씬 많다. 이제 비트고와 같은 배를 타고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그려볼 것이다.” - 조쉬 스타인, 하버 CEO

스타인 대표도 비트고에 합류하지만,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비트고는 증권형 토큰을 중심으로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암호화폐 종류도 더 늘려갈 계획이다. 벨시 대표는 그러나 “모호한 규제 탓에 어떤 토큰이 포함될지는 확실치 않다”며 “증권형 토큰 시장으로의 진입을 막는 각종 장벽을 낮추고자 애쓰고 있다. 지금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비트고는 증권형 토큰의 발행과 거래, 전송 업무를 모두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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