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터 퍼스 제안 '3년 규제 유예' 갑론을박…기대와 우려 교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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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hilesh De
Nikhilesh De 2020년 2월26일 11:00
헤스퍼 퍼스 위원이 제안한 ‘규제 피난처’ 제도에 암호화폐 업계는 대체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출처=코인데스크
헤스퍼 퍼스 위원이 제안한 ‘규제 피난처’ 제도에 암호화폐 업계는 대체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출처=코인데스크

요약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헤스터 퍼스(Hester Perice) 위원이 새로 발행한 토큰에 증권법 적용을 3년간 유예해주는 ‘규제 피난처(safe harbor)’ 제도를 제안했다. 유예기간은 토큰 발행 주체가 네트워크의 완전한 탈중앙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주는 시간이다.
  • 업계 관계자들은 퍼스 위원이 제안한 피난처와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대체로 퍼스 위원의 합리적 제안을 환영하고 있다.
  • 단, ‘네트워크 성숙도(network maturity)’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퍼스 위원의 기준에 비춰 ‘성숙하지 않은’ 토큰은 유예기간이 지나고 나서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 등은 앞으로 계속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 퍼스 위원의 제안은 의회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시행할 수 있지만, 퍼스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SEC 위원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실제로 규제 피난처가 실행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달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위원은 새로 출시하는 토큰에 3년간 증권법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토큰을 판매해 투자받는 일이 제도로 뒷받침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퍼스 위원의 제안을 전반적으로 환영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퍼스 위원이 제시한 ‘규제 피난처(safe harbor)’는 토큰 발행 주체가 네트워크의 탈중앙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토큰 발행 후 3년간 연방 증권법 적용을 유예해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신규 발행 토큰이 규제를 어기지 않고 원활히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취지다.

퍼스 위원은 코인데스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분야에 있는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이겠지만, 지금까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토큰 발행는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적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자기를 위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스 위원의 제안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갈린다. 한쪽에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진정한 탈중앙화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란 기대가 있고, 다른쪽에는 ‘선의(good faith)’의 탈을 쓴 부정행위가 수년간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활개 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3년의 유예기간이 끝났을 때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여부를 파악하는 기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195 규정(Rule 195)으로 불리고 있는 퍼스 위원의 제안에 따르면, 신규 토큰을 발행하는 개발자는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고 해당 토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우선 밝혀야 한다. 또 창립자 보상 등에 관한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개발자는 첫 토큰을 판매한 날로부터 3년 안에 ‘네트워크 탈중앙화’를 달성해야 한다. 퍼스 위원은 탈중앙화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에서 어느 한 주체가 네트워크의 기능을 독자적으로 변경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195 규정은 기존의 프로젝트 또는 네트워크가 아닌, 토큰을 처음으로 발행하는 신규 프로젝트에만 적용된다.

코인데스크는 퍼스 위원의 피난처 제도와 관련해 법률 전문가 등 몇몇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물었다. 대부분 규제 피난처의 필요성 자체에는 전적으로 동의했으나, 세부 항목에서는 의견이 다양하게 갈렸다.

블록체인 전문 싱크탱크 코인센터(Coin Center)의 피터 반 발켄버그 연구팀장은 퍼스 위원의 제안이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시행까지 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제도가 최종 시행되려면 나머지 SEC 위원들과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코인리스트(CoinList)의 공동창립자인 앤디 브롬버그 대표는 위원회 승인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퍼스 위원이 “애초에 이와 같은 제도를 제안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현실 맞춤형 제안

많은 스타트업과 법률전문가를 비롯한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퍼스 위원의 제안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새로운 토큰을 발행할 때 기존 증권법에 얽매이지 않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은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브롬버그 대표는 195규정을 통해 신규 토큰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토큰이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퍼스 위원은 기본적으로 증권 규제 당국의 입장에서 사안에 접근했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토큰을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 – 앤디 브롬버그, 코인리스트 대표

퍼스 위원의 제안은 2년 전 SEC의 윌리엄 힌만(William Hinman) 기업금융팀장이 처음 언급한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정의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고 이를 법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법무법인 제로(Zero Law)의 가브리엘 샤피로 변호사는 195 규정에 대해 “네트워크 성숙도(network maturity)의 개념을 구체화하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규제 피난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디지털상공회의소(Chamber of Digital Commerce)의 에이미 다빈 김 최고정책책임자는 퍼스 위원이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 토큰은 호위 테스트(Howey Test)를 통과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호위 테스트는 특정 자산을 기대 수익이 있는 증권으로 분류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준으로, 과거 미국 대법원 판례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이번 제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네트워크 성숙도를 정의하면서 탈중앙화와 기능성을 함께 고려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초점을 맞춰온 힌만 팀장의 발언에는 탈중앙화라는 기준만 있고, 한 가지 사업 모델에만 적용할 수 있으므로, 시장이 성숙할수록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 에이미 다빈 김, 디지털상공회의소

퍼스 위원이 제안하는 공시 기준은 상장 기업들이 이미 준수하고 있는 공시 의무와 비슷하다. 코인센터의 반 발켄버그 팀장은 애플(Apple)을 예로 들어, 애플이 공시 의무에 따라 발표하는 실적이나 주주총회 결과, 이사진의 금융 및 사업 이력 등에 관한 내용 등이 투자자와 일반 대중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규제 피난처가 정식으로 시행되려면 나머지 SEC 위원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크리스틴 스미스는 제안된 내용이 기존 증권법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의회가 별도로 법을 개정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넘어야 할 산

그럼에도 퍼스 위원의 제안이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글러브슨(Gulovsen Law)의 그랜트 글러브슨은 코인데스크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퍼스 위원이 제시한 필수 고지 항목들은 대부분 ICO가 성행했던 2017년 당시 토큰 발행 백서에 대개 포함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제안된 공시 의무를 조금만 다르게 해석해보면, 지난 ICO 대란 때 전 세계 투자자들이 겪었던 착취와 손실을 미국 투자자들이 또 겪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것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 그랜트 글러브슨

그는 이어 모든 신규 프로젝트에 수익을 어떻게 창출할지 사업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도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전통적 거래소와 같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는 규제 피난처 제도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고 미국 내 토큰 판매자와 참여자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195 규정에 대한 의견서를 보낸 법무법인 제로의 샤피로는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모든 신규 토큰 프로젝트가 향후 3년간 사기 관련 조항을 제외한 모든 규제를 면제받는데, 이는 사실상 방치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내용이 기존 증권법을 “암호화폐라는 특정 기술에 맞춰 고쳐 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토큰의 판매와 거래는 여전히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만,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얀쿤 궈 변호사 역시 샤피로와 의견을 같이하면서, 3년의 유예기간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무엇인지에 물음표를 달았다.

유예기간 3년이 지났는데도 퍼스 위원이 제시한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토큰은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샤피로는 이에 대해 “한때 증권이 아닌 것으로 분류됐던 것들이 한순간에 증권으로 분류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증권법을 그때그때 달리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악용할 수 있는 규제 유예 제도를 정부가 나서서 마련해 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샤피로는 또 신청서 작성 등 토큰 발행 기업들이 현행 증권법을 준수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면서 증권법을 보완해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대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Reg A+ 조항을 적용해 토큰 판매를 진행한 블록스택(Blockstack)은 투자 신청서를 작성하는 데 20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피로는 증권법을 어느 한 부분만 보완할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다시 손보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궈는 퍼스 위원이 언급한 초기 개발팀의 ‘선의(good faith)와 합리적 노력(reasonable effort)’도 더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예기간 동안 규제를 완전히 풀어주는 것보다 어느 정도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성

195 규정의 시행과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의 역할도 재조명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퍼스 위원은 이번 제안에서 신규 발행 토큰의 유동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토큰 유통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러브슨도 처음 판매되는 토큰의 경우 거래소에서 책정되는 가격이 대부분 토큰의 장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의 미국 지사 CEO 캐서린 콜리는 암호화폐의 리스크 수준을 평가하는 ‘자체 기준’이 있다고 말하면서 암호화폐의 실제 사용 가능성과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낸스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 XRP, 퀀텀, 아톰, 대시 외에도 20개가 더 있다.

콜리는 신규 토큰이라도 토큰을 발행하는 개발자들이 195 규정에 따라 네트워크를 책임 있게 개발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되는 한편, 해당 토큰이 당장 증권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기에 많은 거래소가 안심하고 토큰을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새로운 토큰에 관심을 두고 상장을 원하는 거래소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유예기간 만료 후 토큰이 다시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위험은 “시장이 감수할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오히려 암호화폐 거래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콜리는 주장했다. 거래소가 취급하는 토큰은 신뢰할 수 있는 토큰이라는 거래소의 자체 심사를 통과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콜리는 이에 대해 “결국 책임은 우리가 져야 하므로 남들과 상관없이 자체적인 기준을 이용해 토큰을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콜리는 퍼스 위원의 제안대로라면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신규 토큰 프로젝트에 동력을 부여해줄 수 있으며, 거래소의 ‘인정’을 받은 토큰은 시장에서도 더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러브슨은 거래소에 대한 감시 조항도 포함해 새로운 토큰을 취급하는 유통 시장의 건전성을 도모하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퍼스 위원이 제안한 내용 중 추가로 검토가 필요한 또 다른 문제는 채굴 중앙화와 연관이 있다. 퍼스 위원의 정의에 따라 성숙한 네트워크가 되려면 탈중앙화 방식의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네트워크에도 소수의 채굴자나 노드 또는 지분 보유자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상공회의소의 에이미 다빈 김은 네트워크의 기능성만 유지된다면 성숙한 네트워크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봤지만, 퍼스 위원은 채굴 중앙화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이는 증권법을 직접 적용해 규제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퍼스 위원은 보고 있다.

 

다음 단계

퍼스 위원의 규제 피난처 제도가 시행되려면 SEC 위원들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퍼스 위원은 다른 위원들이 토큰과 토큰 프로젝트에 대한 본인의 계획을 알고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설명한 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퍼스 위원은 오히려 대중의 지지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195 규정에 대한 의견은 퍼스 위원실 이메일 또는 SEC의 금융기술 담당 부서인 핀허브(FinHub)를 통해 제시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사람들이 내 제안을 꼼꼼히 검토해 어떤 부분이 좋고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 제안에 관해 생각해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고, 그 내용을 다시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일반 대중이 실제로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알린다면, 그때는 SEC 내부적으로도 이 제안을 제대로 검토해볼 수 있고, 업계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헤스터 퍼스 SEC 위원

다만 퍼스 위원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주 임기를 마무리하고 퇴임한 로버트 잭슨 위원에 이어 퍼스 위원의 임기도 올해 끝난다.

퍼스 위원과 클레이튼 위원장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18개월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의회가 이들의 연임을 승인할 가능성도 있지만, 발켄버그 팀장은 내년 이맘때 SEC 위원의 구성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연임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퍼스 위원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SEC 위원으로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아직은 이루지 못했고 해야 할 일도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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