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투자·육성하는 블록체인 기업을 살펴보자
하나·신한은행, 블로코에 50억원 투자
한화투자증권, 태국 해외송금업체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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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2020년 2월26일 10:00
신한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인 백트(Bakkt)를 운영 중이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업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Fidelity International)은 최근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소 OSL에 14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산업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 블러' 시대에 금융기관들도 직접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거나 투자하고 있다. 

한국에선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되 암호화폐는 막는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이 암호화폐와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 투자, 육성하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건 신한금융그룹이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 퓨처스랩을 만든 신한금융지주는 2015년 퓨처스랩 1기 스트리미에 6억원(신한은행 투자금 5억원 포함)을 투자했다. 당시 스트리미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해외송금을 사업을 시도하다, 2017년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론칭했다.

해마다 1개 기수씩 발표하는 퓨처스랩 출신 블록체인 기업은 스트리미 외에도 블로코, 메디블록, 해치랩스 등이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으며, 사업의 일부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카사코리아, 파운트도 퓨처스랩을 거쳤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개발사인 블로코와 협업해 개발한 신한금융그룹 통합인증 서비스(가칭 올패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여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에 로그인하면 그룹 내 나머지 앱에서도 자동 로그인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블로코는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 가장 오래됐고 기술력도 검증되어 있다. 향후 블로코가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도 가능하다고 보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2019년 블로코에 30억, 20억원씩 투자했다. 블로코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 현대자동차그룹, 롯데카드, 경기도 등 대기업과 금융권, 공공기관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구축해 왔다.

KB금융그룹의 KB이노베이션허브.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KB금융그룹의 KB이노베이션허브.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다른 은행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블록체인 기업도 많다. KB금융그룹의 KB이노베이션허브에는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개발하는 아톰릭스랩이 입주해 있다. 코인플러그, 해치랩스도 KB스타터스로 협업 중이다. 또 하나금융그룹 1Q 애자일랩에는 'AI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커먼컴퓨터가, IBK금융그룹 핀테크드림랩에는 테라가 참여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까지 KB파트너스 76개 스타트업과 113건의 업무제휴를 맺었다"면서 "은행은 외부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금융에서 법률까지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많진 않지만 일부 증권사들도 블록체인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월 태국 기업인 라이트넷에 대한 라운드A 투자에 참여했다. 라이트넷은 스텔라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송금업체로 동남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총 3120만달러를 투자한 이번 라운드에는 태국의 대형 금융기업 UOB 벤처 매니지먼트와 일본 세븐일레븐의 인터넷은행인 세븐뱅크(Seven Bank), 대만의 자산운용사 유니프레지던트, 홍콩의 해시키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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