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감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사 두 곳이 최신형 채굴기 출시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채굴기 제조기업 비트메인(Bitmain)은 초당 110테라해시(TH/s)에 달하는 연산력과 테라해시 당 29.5W의 에너지 비용을 자랑하는 최신형 앤트마이너(AntMiner) S19와 S19 프로 모델을 27일 출시했다.

비트메인이 공개한 제품 설명에 따르면, 앤트마이너의 신제품은 F2풀(f2pool)의 채굴기 채산성 지수를 기준으로 선전에 있는 경쟁사 마이크로BT(MicroBT)의 왓츠마이너(WhatsMiner) 모델 M30S보다 채산성이 뛰어나다.

이번 비트메인의 신제품들은 비트메인과 마이크로BT가 팽팽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오게 됐다. 마이크로BT는 지난해 M20 시리즈를 60만 대가량 판매해 비트메인이 오랜 기간 장악해온 채굴기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비트메인의 경쟁사로 발돋움했다.

마이크로 BT는 지난 12월 가장 강력한 제품군이자 자사의 대표 제품인 왓츠마이너의 최신형 M30 모델을 출시하고 지난주부터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시제품은 이르면 3월부터 배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마이크로BT의 최대 유통사인 팬골린 마이너(Pangolin Miner)에 따르면, 장비 1대 가격이 2430달러인 M30S의 연산력은 86TH/s이며 에너지 비용은 테라해시 당 38W로, 삼성이 만든 8㎚(나노미터) 칩을 탑재하고 있다고 한다. 팬골린 마이너는 또 일부 장비가 3월~5월 배송될 예정이며, 대량 선주문을 한 경우에는 6월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트메인의 S19 모델은 아직 장비 가격과 선주문 시 배송 날짜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S19 모델에 탑재한 7nm 칩을 제조하는 대만 반도체 회사 TSMC의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트메인이 신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만 달러를 넘었다가 하락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최신형 채굴기에 업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채굴기 모델 중 하나는 비트메인의 구형 모델 앤트마이너 S9으로, F2풀의 채산성 지수 기준으로 일일 매출 총이익이 비트코인 현재 가격의 30%에 이른다.

여기에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 제조업과 물류업이 타격을 입어 채굴 시설을 확대하고 기존에 쓰던 기기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려던 사람들이 일정을 어쩔 수 없이 늦추고 있다.

채굴풀 BTC.com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따르는 보상을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나타내는 ‘채굴 난이도’는 한 달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28일 수준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오는 5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채굴 보상이 블록 한 개를 쌓을 때마다 비트코인 12.5개에서 6.25개로 줄어들면 앤트마이너 S9 같은 구형 기기를 보유한 채굴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지 않는 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결국 채굴자들은 장비를 최신형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채굴업에서 발을 빼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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