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릭맨스워스의 초리우드 커먼(공유지). 출처=언스플래시
영국 릭맨스워스의 초리우드 커먼(공유지). 출처=언스플래시

글을 쓴 마이클 케이시는 코인데스크의 콘텐츠총괄(CCO)이다. 아래는 알렉스 탭스콧의 새 저서 “금융 서비스 혁명(The Financial Services Revolution)”에 실린 에세이 “토큰 경제(The Token Economy)”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폐, 토큰,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여러 디지털 자산은 돈을 프로그램하는 시대를 열어줄 수 있다. 프로그램된 돈은 공공재의 내부 거버넌스를 포괄하고 커뮤니티 간 협력을 장려한다. 토큰에 디지털 희소성이 적용되면 디지털 시대 이전의 경제와 디지털 경제 간의 구분은 점점 더 명확해질 것이다. 우리가 쓰는 돈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모든 종류의 자원을 토큰화하고 있다. 전기와 대역폭뿐 아니라 온라인 콘텐츠나 특정 사안에 관한 대중의 관심 등 무형의 자산, 사건까지 토큰화의 대상이 됐다. 언론의 관심은 온통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토큰 발행에 쏠렸지만, 토큰은 급진적이고 새로운 경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커뮤니티가 자원에 관한 권리를 희소한 토큰과 연결하면, 토큰 사용을 통제해 공공재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토큰은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커뮤니티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되어줄 수 있다.

탈중앙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2016년부터 2017년 8월까지 1년 8개월간 ICO를 통해 총 16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2017년 7월 말 기준으로 ICO로 발행된 토큰이 시장에서 거래돼 대표하던 자산의 가치를 다 더하면 956억 달러에 이르렀다. 2016년 초에 70억 달러에 불과하던 데서 급증한 것이다.

이렇게 새롭고 효과적인 크라우드펀딩 모델이 탄생하자, 몇몇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이를 위협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반면 현재 상황을 남해버블(South Sea Bubble)에 빗대어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남해버블은 18세기 영국에서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의 주가가 과대광고와 투기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가 과대광고의 실체가 드러나자 순식간에 폭락했던 사건이다. ICO를 투자금 모금과 사업 전략의 근간을 바꾼 엄청난 변화로 보는 사람과 무분별한 사기일 뿐 앞으로 엄중한 규제를 통해 단속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사람 간에 좁히기 어려운 간극이 생겨났다. 두 가지 의견 모두 모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토큰은 20세기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를 바꿔놓을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유통 가능한 토큰은 상품, 화폐, 주식 사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이론적으로 보면, 토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행동을 관장하고 컴퓨터 소유자가 탈중앙화 네트워크상에서 남는 저장 공간을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또 SNS 사용자가 콘텐츠나 자신의 인기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 이를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이 소프트웨어는 사익 추구와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공공재를 위한 거버넌스 시스템과 결합한다.

그러나 토큰이 성공하려면 감사 절차와 상업 규제를 완전히 뜯어고쳐서 토큰 발행자의 정직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토큰 경제는 완전히 새로운 돈과 가치 교환의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 토큰으로 해결할 수 있다?

생태학자 가렛 하딘은 공유지에서 소를 키우는 19세기 농부들에 관한 유명한 저서 “공유지의 비극”에서 규제받지 않는 공유 자원은 궁극적으로 고갈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에게는 공유 자원이 공익을 희생하더라도 사익을 추구하는 데 쓰면 그만인 자원이기 때문이다. 하딘은 공유지의 비극의 원인을 신뢰의 부재에서 찾았다. 선의로 행동하는 개인도 다른 이가 자신의 선의에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공유 자원을 선점하고 남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1968년에 이 저서가 출판된 이후로, ‘공공’이라는 단어는 대지, 수자원, 식량 공급 등 천연자원뿐만 아니라 인간이 창조한 공공 인프라나 심지어는 언론의 자유 같은 무형의 개념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오늘날은 이러한 자원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할 때 자주 사용된다.

하딘의 명제는 공공재를 구성하는 희소 자원을 관장하고 보호하는 외부 거버넌스(국가)의 역할을 정당화하는 데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더 최근에는 몇몇 경제학자들이 인간의 본성에 관한 하딘의 다소 냉소적인 관점이 늘 옳은 것은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다. 특히 엘리노어 오스트롬은 미국의 어부들이 어떻게 스스로 행동 규범을 만들어 지역 내에서 바닷가재 어획량을 관리해 어족 자원을 보호했는지 연구해 2009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오스트롬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내부 거버넌스를 만들어낸 커뮤니티의 사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지에 비슷한 사례가 여럿 있지만, 거버넌스를 만드는 과정은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면 되는 과학이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예술의 영역이다. 내부 거버넌스는 커뮤니티 내의 문화적 활동이나 개인적인 친분에 달린 경우도 많다.

내부 거버넌스를 위한 보편적인 모델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특히 공공재가 잘못 사용되는 경우를 적발하고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여러 미시경제적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그러나 이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암호화폐 토큰, 디지털 자산 등이 등장했고, 앞으로 프로그램 가능한 돈을 통하면 자동화된 내부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공공재를 관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커뮤니티가 프로그램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교환 수단에 탑재하고 나면, 화폐 자체가 사용 규칙을 포함할 수 있다. 특정 거래에만 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지정하거나, 공공재를 개선하면 화폐의 가치가 높아지도록 프로그램할 수도 있다. 즉, 공공재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그에 따르는 의무에 관한 커뮤니티의 기대를 실행하기 위한 기능을 돈을 통해 성문화할 수 있게 된다.

오스트롬과 슈라거의 분류 체계에 따라 토큰은 접근, 철회, 관리, 배제, 양도의 권리를 포함할 수 있다. 토큰에 법률에 준하는 관념을 탑재할 수 있다면, 토큰은 메타 자산이 될 수 있다. 가치를 나타내는 매개체인 동시에 거버넌스 수단이 되는 것이다. 안정적이고 교환 가능한 가치의 단위에서 커뮤니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직접적인 수단으로 사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토큰 경제가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이 불러온 변화

이 모든 것은 최초의 암호화폐 토큰인 비트코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트코인으로 인해 수천 명의 개발자가 탈중앙화, 탈중개화된 경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꿈꾸기 시작했고, 희소한 공공재의 내부 거버넌스 모델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가 탄생했다. 분산원장인 블록체인을 통해 화폐 사용자 커뮤니티는 사실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여기에 더해 익명의 비트코인 창립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보호가 필요한 공공재를 만들어냈다.

비트코인에는 채굴자인 검증인이 ‘이중지불’을 위해 비트코인 잔고를 허위로 입력할 가능성, 즉 디지털 위조의 가능성이 있었다. 사토시는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비트코인을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전에도 중앙화된 개체나 외부 거버넌스가 없는 탈중앙화 화폐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중앙의 통제가 없는 익명의 비허가형 원장은 사용자의 남용이라는 위협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하딘이 공유지의 비극에서 말한 대로, 개인은 다른 이들이 정직하게 행동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냈다. 고유의 소프트웨어 규칙을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심어서 공공 원장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행위에 보상을 주었고, 동시에 이를 통해 사익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핵심은 채굴자들이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기 위해 전기를 사용해 계산을 수행하도록 하는 작업증명(PoW, proof-of-work) 알고리듬이었다. 네트워크를 장악해서 결과를 조작하면 본인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가 내려간다. 이로 인해 모두가 원장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긴다.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을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사토시는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딜레마를 해결했다.

작업증명 합의 시스템이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했다면, 디지털 자산은 토큰을 통해 공공재를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작업증명은 비트코인 원장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이중지불을 방지하기 때문에, 각 화폐 단위는 고유한 아이템으로 간주할 수 있다. 워드 문서나 MP3 음악, 비디오, 가치를 전송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매개체 등 비트코인 이전에 존재했던 자산과는 달리 복제가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이 탄생한 것이다. 사토시는 단번에 디지털 희소성이라는 개념과 디지털 자산을 창조해냈다.

디지털 희소성이 비트코인이나 다른 디지털 토큰에 적용되면 디지털 경제와 그 내부의 미시 경제를 관리하는 새로운 방식이 탄생한다. 가치 창출이 공공의 이익이 되는 커뮤니티는 소프트웨어 거버넌스에 공동의 가치를 심어 두고 가치의 매개체로 메타 자산을 사용할 수 있다. 희소한 토큰과 희소 자원에 대한 권리를 하나로 묶으면 공공재를 관리에 도움이 되는 토큰 사용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어느 지방정부에서 교통 혼잡을 해결하고 대기 오염을 개선하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한다. 이 지방정부는 태양열 발전에 투자하는 가구에 전기차로 운영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을 보상으로 지급한다. 이때 토큰으로 유료 도로나 주차장은 사용할 수 없다. 토큰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으며, 도시의 탄소 배출량 측정치에 따라 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토큰을 사용하거나 시장에서 거래할 동기도 생긴다.

이것은 환경을 보존하는 데 토큰을 직접 사용하는 전략이다. 또한, 경제학자들이 오염 등 외부 효과에 가격을 매기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토큰의 사용처는 천연자원 관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 컴퓨터 저장 공간과 토큰을 교환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고 낭비되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용량도 나눠 쓸 수 있다. 혹은 ‘평판 토큰’으로 정직한 판단을 내리는 심판에게 보상을 준다면 ‘정직한 판단’이라는 공공재를 강화하고 보호할 수 있다.

 

강력한 인센티브로서의 토큰

디지털 화폐를 정책과 인센티브로 사용하면 엄청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공급망 내의 모든 사용자가 낭비를 최소화하고 부품과 재료를 재활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순환 경제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새로운 SNS 플랫폼 설계자는 토큰으로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봇 등에 전산 세금을 부과해 친 사회적인 행동과 정확한 정보 공유를 장려할 수 있다.

우리는 전기부터 대역폭까지 모든 것을 토큰화할 수 있다. 토큰을 통해 아날로그 화폐만 통용되던 세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수준으로 시장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경제가 우리의 경제 활동을 훨씬 더 정확하고 낭비 없이 관리할 수 있다.

인터넷의 오픈 네트워크 인프라를 지원하는 기본 레이어 오픈 프로토콜이라는 공공재는 비영리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했다. 인터넷의 핵심 패킷 변경 기능을 관리하는 전송 제어 및 인터넷 프로토콜(TCP/IP, transmission control and internet protocols) 같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나 웹사이트를 위한 하이퍼텍스트 전송 프로토콜(HTTP, hypertext transfer protocol), 간이 전자 우편 전송 프로토콜(SMTP, simple mail transfer protocol)을 개발한 것도 대학교와 비영리 단체였다. 영리 기업은 이러한 프로토콜에 공을 들일 이유가 없었다. 기업이 비영리 연구소와 파트너를 맺는 경우는 기반 기술과 엔지니어링 인력을 활용하고자 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기업은 대신 오픈 프로토콜 상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에 자원을 투자했다. 비영리 기관의 문제는 자본력을 갖춘 기업에 비해 인재를 영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결국 대기업들이 오픈 프로토콜 개발을 간접적으로, 하지만 강력하게 좌우하게 됐는데, 대학교가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댄 것이 대기업이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의 알버트 웽어와 프레드 윌슨이 주장하는 대로, 우리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오픈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가치를 획득하는 “오픈 프로토콜의 황금기”를 향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례로 ICO에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 표준이 널리 쓰인 덕분에 이더리움 프로토콜의 고유 토큰인 이더(ETH)의 가치가 높아진 것을 들 수 있다.

누구나 토큰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비허가형 오픈 프로토콜도 공공재로 볼 수 있다. TCP와 IP도 마찬가지였고, 여러 국제단체에서 프로토콜의 유지보수에 참여해야 했다. 토큰 경제는 자금을 프로토콜 개발자에게 돌리기 때문에 필수적인 아키텍처의 확장에 더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즉, 토큰은 분산앱(Dapp)을 사용하는 사람과 분산앱이 운영하는 인프라를 개발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해줄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개발 플랫폼인 브레이브뉴(BraveNew)의 CEO인 루시안 타노스키는 개발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해져서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커뮤니티를 “알고리듬의 노예”로 만들 위험이 따른다고 말한다. 타노스키는 엔지니어들이 단일 구조의 수학 기반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실제 인간이 삶을 이어가는 여러 방식을 포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일성은 주인과 노예 같은 종속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 루시안 타노스키, 브레이브뉴 CEO

한 토큰 개발자 그룹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기술 전문가, 인류학자, 사회 이론가 등이 참여하는 ECSA(Economic Space Agency, 경제우주국)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주요 글로벌 블록체인의 검증에 의존하지 않는 안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체들이 개발자가 만든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커뮤니티의 이익에 맞는 스마트계약을 바탕으로 고유의 토큰을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 ECSA의 창립자이자 CEO인 악셀리 버타넨은 시스템의 간결성이 ICO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개인이나 기관이 토큰화된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고 제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ECSA의 복잡한 목표와 역량 기술이나 리플 랩스(Ripple Labs)의 원장 간 호환 프로젝트(cross-ledger interoperability project), 코스모스의 블록체인 인터넷(Internet of Blockchains), 또는 폴카돗(Polkadot)의 파라체인(Parachain) 간의 원장 간 호환성 등 여러 솔루션이 생겨나고 있다. 위 솔루션들은 모든 경제 활동이 우세한 블록체인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블록체인이 공존하는 시스템을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다양한 분산앱과 탈중앙화 신뢰 거버넌스 시스템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다중 토큰의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모든 토큰에 안정적인 시장 가치를 부여하려면 중앙화된 기준 통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래 효율에 따라 정해지는 토큰 가격을 서로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달리 말하면 여러 자산이 직접 거래되고 더 이상 달러나 비트코인 같은 공통의 화폐를 저장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 물물교환 시스템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중앙화된 통화 시스템에서 수 세기 동안 계속돼 온 경제 왜곡과 주기적인 경기 침체로부터 인류를 해방해줄 수도 있다.

물론 아직도 법정화폐가 통화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고, 탈중앙화 시스템이 자리를 잡는 일은 먼 미래의 일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통화 시스템의 급진적인 변화는 어쩌면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자라나는 토큰과 메타 자산의 투자자, 개발자, 잠재적인 사용자 풀은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규제기관에서 단속을 시작한다면 차질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토큰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는 수많은 지식인의 집단적인 상상력에 이미 불을 지폈다. 순서 없는 혁신의 프로세스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변화가 다가오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is CoinDesk's chief content officer. Previously, Casey was the CEO of Streambed Media, a company he cofounded to develop provenance data for digital content. He was also a senior advisor at MIT Media Labs'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a senior lecturer at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Prior to joining MIT, Casey spent 18 years at The Wall Street Journal, where his last position was as a senior columnist covering global economic affairs. Casey has authored five books, including "The Age of Cryptocurrency: How Bitcoin and Digital Money are Challenging the Global Economic Order" and "The Truth Machine: The Blockchai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 both co-authored with Paul Vigna. Upon joining CoinDesk full time, Casey resigned from a variety of paid advisory positions. He maintains unpaid posts as an advisor to not-for-profit organizations, including MIT Media Lab'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The Deep Trust Alliance. He is a shareholder and non-executive chairman of Streambed Media. Casey owns a small amount of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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