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받고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한 텔레그램 그룹 운영자가 올린 사진.
비트코인을 받고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한 텔레그램 그룹 운영자가 올린 사진.

'마스크 5부제'가 실시된 뒤 마스크 수급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텔레그램 등에서 비트코인을 받고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가 최근 들어간 한 텔레그램 그룹에는 KF94 마스크를 판매 공지가 매일 꾸준히 올라왔다. 이 그룹 운영자는 KF94 마스크 중형 72만장, 대형 20만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보내면 택배로 배송해주겠다고 공지했다.

10일 코인데스크코리아는 마스크 구매의사를 밝히고 그룹 운영자에게 개인 메세지를 통해 구매 방법 등을 물었다. KF94 중형 마스크의 가격은 약국과 동일한 개당 1500원이다. 그러나 대형 마스크는 1700원이다. 그룹 운영자는 200원 더 비싸게 가격 책정을 한 이유에 대해 "대형 마스크는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받고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한 텔레그램 그룹 운영자가 올린 사진.
비트코인을 받고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한 텔레그램 그룹 운영자가 올린 사진.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가 '비트코인 전송 후 마스크 배송을 어떻게 보장하느냐'고 묻자, 운영자는 소량 거래로 신뢰를 쌓은 후 대량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신분증 인증샷'(얼굴 옆에 신분증을 든 사진)과 보유한 현금 사진을 보내주면 현금 직거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총 70번 넘게 거래를 했다면서 한 구매자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캡처해 보여줬다. 또한 1만장을 구매하면 300~500장을 추가로 더 제공하며, 다른 구매자를 추천해주면 거래액의 3%를 소개비로 지급하겠다며 거래를 유도했다.

텔레그램의 비트코인 마스크 판매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선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대다수 거래는 현금으로 이뤄지며, 한때 개당 6000원까지도 올랐던 가격은 11일 현재 개당 약 2000원에 형성돼 있다.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마스크 판매 게시물.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마스크 판매 게시물.

 

검경 "마스크 판매사기 단속 중"

코로나19 이후 품귀 현상을 빚은 마스크와 관련해, 정부는 마스크 매점매석을 금지하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판매사기 주의를 요청했다. 온라인 중고매매 사이트에서는 물품값을 받은 뒤 연락을 끊어버리는 등 사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암호화폐로 입금을 요청하는 경우엔 자금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사기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고시를 통해 마스크 매점매석을 금지했으며, 각 시·도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마스크 사재기로 적발될 경우 '물가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검경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검찰청은 9일 오전 9시 기준 검찰이 관리 중인 코로나19 관련 사건 198건 중 마스크 판매 사기 사건이 93건(46.9%)으로 가장 많았다고 10일 밝혔다. 주로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유형이 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이날 마스크 판매사기 총 111건을 수사 중이며, 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판매사기는 허위매물을 미끼로 금원을 편취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오픈채팅방·오픈마켓 등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거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9일부터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약국은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으로 요일에 따라 1인 2개씩 판매하며, 의약품안심서비스(DUR) 시스템을 이용해 중복 구매를 방지하고 있다. 

5부제 이후 약국 앞의 긴 구매줄은 줄었지만 마스크는 여전히 부족하다. 인구는 5200만명인데 반해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130여개 마스크 제조업체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1000만~1400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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