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CBDC를 도입했다면 '양적완화' 효과가 더 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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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3월16일 18:00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미국 선물거래위원회 의장. 출처=코인데스크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미국 선물거래위원회 의장. 출처=코인데스크

최근 코로나19로 전세계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가 이같은 위기에 대응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진행중인 전통적인 통화 완화책에 대한 시장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은 16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CBDC가 잠재적으로 정교한 재정정책 운용과 통화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DigitalDollarProject)라는 해시태그를 걸었다. 디지털달러 프로젝트는 미 달러화 기반의 CBDC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모델을 구상하고 제안하는 민간 차원의 비영리 프로젝트다. 장칼로는 올해 1월부터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엑센츄어와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CFTC의 전 최고 혁신 책임자였던 다니엘 고핀(Daniel Gorfine)도 지난 14일 비슷한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CBDC의 장점을 분석한 파이낸셜타임스 기사를 소개하며, "이런 위기상황에서 CBDC의 잠재적인 역할에 대해 탐구해볼만한 주제"라고 평했다.

통상 통화당국은 경제 위기가 오면 금리를 낮춰서 시중 통화 유동성을 높이고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0보다 낮춰서 마이너스로 운용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 게다가 이미 기준금리가 0에 가까움에도 소비심리가 저하돼 경기가 나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 효과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연준은 코로나19로 실물경제 위기감이 고조되자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인하하고,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함께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이 제로금리에 접어든 셈이다. 그러나 시장은 오히려 하락했다. 미국 증시의 주요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선물은 발표 직후 한때 하한선인 5%까지 폭락했다가 -4.77%로 마감했다.

장칼로가 제안한 CBDC 체제의 장점은 기준금리의 마이너스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 가령 당장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현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출처=AFP 연합뉴스

현금에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가진 돈의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그러므로 돈을 보관하기보다는 당장 필요한 소비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기업도 여윳돈을 회사 안에 쌓아두기 보다는 당장 지불해야 할 비용을 선지급하거나 투자활동에 나설 이유가 커진다.

임 연구원은 "지금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시장에서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 그래서 돈이 잘 안 도는 게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라며 "연준이 하는 지금의 확장 정책은 은행에 돈을 붓는 방식인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돈을 더 쓰거나 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BDC가 지금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당장 '디지털달러'를 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CBDC가 아직 현실적으로 적용된 사례도 없다.

중국과 미국은 CBDC 발행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중이며, 특히 중국은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출시 시점을 조율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일본, 영국,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 국제결제은행(BIS)이 오는 4월 중순 CBDC와 관련해 회의를 한 뒤 올해 안에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이 공식 발표되진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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