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네…블록체인 전문 VC들, 접거나 줄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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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3월19일 09:00
출처=Trinity Kubassek/Pexels
출처=Trinity Kubassek/Pexels

암호화폐 공개(ICO)가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크립토 전문 투자사들의 신규 투자 또한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체인 전문 A투자사는 30곳 이상의 국내외 블록체인 플랫폼과 댑 서비스, 거래소 등에 폭넓게 투자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 신규 투자를 사실상 중단했다. A투자사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시장이 사실상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투자사는 신규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현재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B투자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의 유의미한 활용 사례가 등장하지 않아, 암호화폐의 잠재 가치 평가 또한 어려워진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암호화폐의 유틸리티 토큰으로서의 성격을 검증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투자사는 다만 별도의 조직을 통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보육) 및 소규모 지분 투자는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0곳 이상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한 C투자사 또한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C투자사 관계자는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하겠지만, 현재 ICO도 거의 없고 의미있는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30곳 이상의 블록체인 플랫폼과 금융, 게임 서비스 등에 두루 투자한 D투자사는 드물게 최근까지도 신규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달 중 두 개의 신규 프로젝트와 투자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D투자사 관계자는 전문 투자사나 소위 ‘큰손’으로 불리는 개인이 주로 참여하는 프라이빗 투자 외에도, 시중 거래소를 통한 유망 프로젝트 토큰 매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경우 “유틸리티 토큰에 비해 가치 평가가 비교적 원활한 사실상의 증권형 토큰”이 주된 투자 대상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A, B, C, D 투자사는 모두  ICO 열풍이 한창이던 2018년 만들어졌다.

신규 투자를 잠정 중단한 투자사들 중 일부는 보유 중이던 암호화폐를 단계적으로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투자사는 회사가 보유 중이던 암호화폐를 파트너들에게 일정 비율로 배분했다. C투자사는 보유하고 있던 토큰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이 ‘환금성’이 비교적 좋은 암호화폐로 환전한 뒤 현금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B투자사 관계자는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내부 원칙에 따라 별도의 유동성 관리팀이 토큰을 매도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크립토 전문 아닌 '테크 전문'은 투자 진행중

크립토 전문 투자사들의 투자는 주춤해도, 블록체인 업계로 흐르는 돈줄이 완전히 막히진 않았다. 블록체인뿐 아니라 인공지능, 핀테크 등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기술 전문 투자사, 시중 은행 등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실제로 최근 성사된 대형 투자 가운데는 기관투자자가 주도한 지분 투자 사례가 많다. 

예컨대, 보상형 지식 질의응답 서비스 아하(Aha) 운영사 더코퍼레이션은 이달 초 DSC인베스트먼트와 프라이머리사제파트너스로부터 1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지난해 12월 유경PSG자산운용이 주도한 시리즈A 라운드 투자에서 80억원을 모집했다.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 토카막 네트워크를 개발한 온더는 지난해 11월 100&100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10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아이콘루프에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고, K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도 코인플러그에 약 75억원을 투자했다. 아이콘루프와 코인플러그는 공통적으로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및 탈중앙화 신원인증 솔루션(DID)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분투자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매출을 낼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아니고서는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기관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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