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칼슨 위 폴리체인 캐피털 창립자 CEO. 출처=코인데스크
올라프 칼슨 위 폴리체인 캐피털 창립자 CEO. 출처=코인데스크

암호화폐 업계 최대 투자사 중 하나인 폴리체인 캐피털(Polychain Capital)의 암호화폐 헤지펀드가 등락을 거듭한 초기 4년간 실적을 자세히 보여주는 투자자 문서를 코인데스크가 입수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실적을 집계한 이 문서에 따르면 해당 헤지펀드는 2016년 연수익 2.7% 손실을 기록한 뒤 바로 이듬해인 2017년 2278.8%에 달하는 성장을 했다. 그러고 나서 다음 해인 2018년, 다시 60.4%라는 손실을 기록했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56.1% 성장을 보이며 연수익률이 급등했다.

이렇듯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을 반복하는 실적은 일반적인 시장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하지만 동시에 투자 규모에 상관없이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매우 익숙한 그림이다. 문서에 따르면, 해당 헤지펀드를 처음부터 현재(2019년 11월)까지 보유한 투자자들은 1332.3%의 연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기 투자가 리스크 증가를 상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블룸버그의 전체 헤지펀드 인덱스(Bloomberg All Hedge Fund Index)에 따르면 암호화폐가 아닌 다른 기반 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은 지난 2018년 5.9%의 연수익 손실을 기록했고, 2016년과 2017년 그리고 지난해의 수익률은 각각 4%, 9.2%, 9%였다. 그중 기준이 되는 주요 헤지펀드들의 경우, 처음부터 현재 시점까지 연평균 수익 증가분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35% 수준이었다.

물론 정확한 수익률과 이익실현 여부는 유명 벤처투자회사 앤드리센호로위츠(Andreessen-Horowitz),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세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 유니온스퀘어 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 등 폴리체인 캐피털 주요 투자자들의 투자 시점과 입출금 시기에 달렸다.

폴리체인 캐피털 헤지펀드의 락업(lock-up, 보호예수) 기간은 최소 6개월로, 처음 6개월 동안은 펀드의 환매가 금지된다. 또 월별 변동성이 심해 실적 등락 폭이 큰 탓에 유동성이 적은 단기 투자자들에게는 위험성이 크다.

2016년 9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39개월간의 실적을 그린 도표의 수익 곡선에 따르면 첫해인 2016년은 4개월 중 1개월, 2017년에는 10개월, 2018년에는 3개월, 마지막 2019년에는 11개월 중 6개월 동안 수익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체 기간 연수익이 증가한 기간은 20개월, 감소한 기간은 19개월이었다.

월평균으로 환산해 보면 수익률은 3.3%가량 하락했다. 대개 수익률이 하락한 기간은 주로 매년 4분기에 집중됐는데, 2018년과 2019년에는 수익률 하락이 상반기에 나타났다.

코인데스크의 분석에 따르면 6개월 기준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기간은 2017년 1월~6월이었으며, 당시 수익 증가율은 529.5%에 달했다. 반면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때는 2018년 7월~12월로, 47.6%의 손실이 발생했다.

 

토큰 거래

폴리체인 캐피털의 COO 겸 CFO인 맷 페로나는 지금은 없어진 소셜미디어 사이트 비보(Bebo)를 소유했던 헤지펀드 크리테리온 캐피털(Criterion Capital, 2018년 폐쇄) CFO 출신이다. 헤지펀드 타이거 레가투스(Tiger Legatus)의 COO였던 조 이건이 현재 폴리체인 캐피털의 대표를 맡고 있다. 타이거 레가투스는 현 최고투자책임자인 올라프 칼슨 위(Olaf Carlson-Wee)가 2016년 설립한 폴리체인 캐피털의 첫 펀드로,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와 함께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폴리체인 캐피털은 두번째 벤처펀드를 설립하기 위해 올해 2억달러 규모 자금을 조성했다. 폴리체인 캐피털이 지난해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총자산 규모는 2018년에 첫 벤처펀드 설립을 위해 조성했던 1억7500만달러를 포함해 5억9510만달러였다.

부록으로 첨부된 또 다른 투자자 자료를 보면 이 헤지펀드가 지난해 4분기 취급한 5억5천만달러 규모의 자산 가운데 20개 이상의 암호화폐 평균 포지션이 자산 당 2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암호화폐 자산 중 절반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동성 코인이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미래에 토큰을 지급한다는 구매 계약인 SAFT(Simple Agreement for Future Tokens) 방식에 따라 디지털 토큰 판매를 통해 구입한 코인이었다. SAFT는 디지털 토큰이 증권임을 명시한 투자 계약으로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나 연산 프로토콜 등 토큰 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 토큰의 현금화를 금지하고 있다.

투자자들과 토큰 발행자 사이에서 SAFT는 규제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를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는 계약이란 인식이 있지만, 실제 증권 판매를 승인하는 SEC는 SAFT의 법적 효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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