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Abu Dhabi). 출처=셔터스톡
아부다비(Abu Dhabi). 출처=셔터스톡

많은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를 넘어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UAE 지도자들도 암호화폐 등 새로운 산업들을 유치하고 싶어한다.

아부다비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은 7~8곳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은 이미 라이선스(면허) 취득 절차를 시작했고, 현지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DGM) 산하의 금융서비스감독청(FSRA)과 협력하고 있다.

데이브 리플리 크라켄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코인데스크에 "아부다비는 강하고 자유로운 세계수준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매우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후오비 거래소도 사무소 설립을 진행 중이다. 후오비의 글로벌 비즈니스 부사장 시애라 선(Ciara Sun)은 아부다비 사무실이 중동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빠르게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는 대단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블록체인 지불결제 스타트업인 리플도 FRSA와 논의 중이다. 그러나 리플 홍보담당자는 이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2018년 암호화폐 규제 구축

업계 관계자들은 아부다비가 2018년 6월 디지털자산 규제를 도입한 이후 암호화폐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리처드 텅(Richard Teng) FSRA 청장은 코인데스크에 암호화폐 업계가 아부다비 라이선스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자금세탁방지, 투자자 보호, 안전한 수탁, 정부의 역할 등 ADGM의 규제 체계는 암호화폐 거래소, 중개, 수탁(커스터디) 사업자 모두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로 완비돼 있다. 

아직 아부다비의 라이선스를 모두 받은 사업자는 없다. 하지만 장외거래·수탁사업을 하는 헤이븐(HAYVN)의 공동 설립자인 크리스토퍼 플리노스는 지난 10개월 동안 FRSA로부터 암묵적인 사업 승인을 받았다. 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도 살펴봤지만 사업하기에는 아부다비가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플리노스는 "헤이븐의 고객은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 기관들이어서 아부다비의 강력한 규제 체제가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영국 연기금에 포트폴리오 일부를 암호화폐에 투자하라고 제안할 때, 헤이븐이 금융기관처럼 규제를 받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규제 체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에 있는 세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출처=enjoytheworld/pixaaby
아부다비에 있는 세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출처=enjoytheworld/pixaaby

영국 금융규제와 흡사

암호화폐 기업들이 아부다비로 이전하는 이유는 또 있다. 탈중앙형 거래소 디버시파이(DeversiFI)의 디렉터(영국 변호사)인 팀 아론은 "아부다비의 규제 체계는 영국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텅 청장은 2015년 FRSA에 오기 전까지 싱가포르 통화청(MAS)에서 기업금융 디렉터로 일했다. 아부다비 FRSA는 영국 금융청 등 다른 나라 금융규제기관으로부터 많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아론은 아부다비의 규제가 다른 나라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론은 "언어와 법률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영국 규제를 잘 안다면 아부다비 규제도 매우 쉬울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현물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몰타와 리히텐슈타인도 자체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구축했고, 싱가포르도 서서히 디지털 자산을 기존 규제에 편입시켰다. 그러나 아부다비는 매우 특별하다. 텅 청장에 따르면, 사전 신청한 기업 가운데 ADGM 라이선스 신청 자격을 얻은 것은 5% 뿐이고 이 과정은 14개월 이상 걸린다.

디버시파이나 헤이븐 등 작은 기업은 아주 엄격한 심사를 하는 아부다비의 라이선스가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이븐은 아부다비 사무소의 지사를 런던, 싱가포르, 취리히에 차렸다. 아론은 영국 당국의 규제를 받을 때 FRSA의 라이선스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헤이븐은 세이셸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규제당국의 라이선스를 보유해야 투자자들이 좀 더 안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투자자뿐만이 아니다. 규제가 불확실한 암호화폐 산업에선 ADGM 라이선스 같은 것이 해당 기업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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