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 소행의 암호화폐 관련 사이버 범죄 목록을 공개하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은 15일 공동 성명을 내어 북한 정부가 사주했거나 정권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범죄 목록을 공개했다.

“지난 2년간 북한이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수십억달러에 달하고, 그중 약 15억달러는 암호화폐 수익이다. 이 자금은 고스란히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사용된다. 이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북한의 자금줄부터 막아야 한다. 북한의 공격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개인이 모두 나서 관련 조처를 최대한 엄격하게 실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통화에 대해서는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북한 출신 IT 근로자는 추방하며, 사이버 활동 규범을 준수하고, 관할 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미국 정부 공동성명

이런 노력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히든코브라(Hidden Cobra)’ 위협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당국은 언급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악성 사이버 활동을 히든코브라로 통칭하고 있다. 원래 히든코브라는 각종 사이버 범죄를 주도해온 북한의 해킹 단체명으로, 사상 최악의 해킹 사건으로 기록된 2017년 5월의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다. 당시 이들은 전 세계 컴퓨터 수십만대를 감염시킨 뒤 복구 조건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 부처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사이버 범죄 수법으로 수십억달러를 훔쳤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4박5일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바치고 열차에 올라 북한으로 출발하는 모습. 출처=박종식/한겨레
미국 정부 부처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사이버 범죄 수법으로 수십억달러를 훔쳤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4박5일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바치고 열차에 올라 북한으로 출발하는 모습. 출처=박종식/한겨레

이후 히든코브라 일당은 더욱 정교하고 다양한 수법의 범죄 활동을 시작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암호화폐만 노린 범죄 행각도 그중 하나다. 이들 조직은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설치해 암호화폐를 몰래 빼돌리는 이른바 크립토재킹 방식으로 모네로(XMR) 2만5천달러어치를 탈취했다. 또한, 경제제재 대상이 된 거래소의 자금을 빼돌리고 세탁해 수백만달러를 탈취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암호화폐 관련 범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모네로 탈취 행각은 물론 15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자금세탁 네트워크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북한은 사이버 역량을 활용해 각종 금융기관이 보유한 암호화폐까지 빼돌렸다. 이들의 파괴적이고 위험한 범죄 행각은 국제적인 사이버 활동 기준에 완전히 어긋난다.” - 미국 정부 공동성명

미국 정부는 북한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지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 버질 그리피스는 북한이 개최한 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귀국 후 국제긴급경제권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북한은 각종 사이버 범죄로 20억달러어치의 법정화폐와 암호화폐를 훔친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자신들을 노린 계획된 음모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