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으로 북미 지역의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위기를 겪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출처=셔터스톡
유가 폭락으로 북미 지역의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위기를 겪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출처=셔터스톡

화석 연료로 채굴업을 운영하는 북미 지역의 몇 안 되는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역대급 폭락을 기록중인 유가를 보면서 공포보다는 짜릿함을 느끼고 있다고들 한다.

북미 지역의 석유 기업들은 환경 규제에 따라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원유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태워 없앤다. 캐나다의 업스트림데이터(Upstream Data), 콜로라도의 크루소에너지(Crusoe Energy), 텍사스의 DJ비트렉(DJ Bitwreck) 등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은 이처럼 태워 없애야 하는 부생가스를 확보해 수백대의 비트코인 채굴기를 돌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유가 폭락으로 석유 업계가 위기에 처하면서 비트코인 채굴기업이 전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생가스도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비트코인 채굴 수익도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채굴기를 계속 가동하면 더 많은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하는 채굴기업이 늘어나게 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수익이 없어도 몇달은 버틸 수 있는 대형 채굴기업만 살아남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에 드는 전력 비용이 중요해진 만큼 석유 추출 과정에서 발행하는 부산물이 새로운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원유 

텍사스에서 DJ비트렉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비트코인 채굴자는 동업자 3명과 함께 부생가스를 포집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5개월 안에 장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J비트렉은 “매년 약 40㎾의 부생가스를 사용해 왔는데, 일종의 검증 기간이자 개념증명 기간이었다”면서, 현지에 발전기와 선박 컨테이너 규모의 채굴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석유 생산 부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DJ비트렉은 부생가스를 활용해 최소 1메가와트의 추가 전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석유 기업은 부생가스를 골치거리로 여기지만, 우리에게는 커다란 보물상자”라고 주장했다.

그레이트아메리칸마이닝(Great American Mining)의 공동창립자 마티 벤트는 지난해 12월부터 노스다코타의 한 석유 생산 부지에서 부생가스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석유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 비트코인 채굴에 쓸 수 있는 부생가스도 구할 수 없다면서도, 그가 있는 부지에만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할 수 있는 수백㎿의 전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봤다.   

그는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다음달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이전에 채굴 전략을 변경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반감기가 도래하면 채굴자에게 주어지는 비트코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일단 대기 

앞서 언급된 모든 스타트업은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수익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유와 비트코인 가격이 한 해가 지나도록 오르지 않을 경우 일부 대형 비트코인 채굴장을 제외한 나머지 채굴기업의 운명은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BJ비트렉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기대되는 부분이 더 크다”면서 “중간에 좌초되는 기업들의 장비를 사들이면 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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