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경찰인 유로폴이 유럽 사이버범죄 센터(EC3, European Cybercrime Centre)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범죄 수사에 와사비 월릿(Wasabi Wallet)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EC3는 범죄 목적으로 와사비로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 추산한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자료를 토대로 “상황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3주간 거의 5천만달러어치 비트코인(BTC)이 와사비 월릿으로 들어갔고 그 중 30%가 다크웹 시장에서 온 것이었다. 이는 전체 온라인 거래 가운데 다크웹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 1차 보고서
유로폴의 보고서는 세계 각국 정부와 비트코인 프라이버시 지지자들 간의 오랜 갈등을 조명했다. 블록체인은 투명하기 때문에 계좌와 거래를 솎아내 범죄자를 추적하는 데 적합하다.
반면 프라이버시 지지자들은 비트코인 거래를 더욱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고 싶어 한다. 이는 사람들이 결제 시스템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원칙의 문제이기도 하다.
EC3의 사명은 “디지털 시대에 범죄와 싸우는 일”로, 온라인 금융 범죄를 단속하는 경우가 많다. EC3는 보고서에서 와사비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거래를 마구잡이로 섞어 비트코인의 급진적인 투명성을 우회한다고 밝혔다.
5월에 발행된 2차 보고서에서는 사법기관이 와사비 블록체인의 거래를 어떻게 추적하고, 거래 생성에 월릿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다뤘다. 최근 텔레그램에 이 보고서가 흘러 들어갔고 유로폴의 언론 담당 부서에서 보고서의 진위를 확인했다. 유로폴 쪽은 보고서가 '사법 당국 보고용'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실제 범죄를 단속하는 데 필요한 정보나 전략을 다룬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통해 유로폴의 시각은 짐작해볼 수 있다. 보고서는 서비스가 얼마나 인기가 있냐는 질문에 “적어도 유로폴의 이목을 끌 만큼의 인기는 끌고 있다”고 답했다. 또 사법기관이 뒤섞인 거래를 복구할 수 있냐는 질문에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어렵다”고 답했다.
와사비 월릿을 운영하는 zk스낵스(zkSnacks)는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작년에 수십만달러를 투자한 캐나다 기업 사이퍼펑크 홀딩스(Cypherpunk Holdings)는 zk스낵스의 가치를 750만달러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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