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빅플레이어들
라쿠텐, 야후저팬, 노무라, S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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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20년 6월8일 19:50
일본. 출처=pexels.com
일본. 출처=pexels.com

한국에선 기존 기업 중 카카오 정도가 계열사 그라운드X, 두나무(업비트)를 통해 암호화폐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선 관련 법규가 갖춰지면서 많은 IT기업, 금융기관들이 일찍부터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었다. 

 

라쿠텐(Rakuten)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은 2015년부터 미국 사이트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정도로 암호화폐를 일찍 접목했다. 2017년 암호화폐 거래가 일본 금융청 규제를 받으며 제도권에 편입되자, 2018년 암호화폐 거래소 '민나노 비트코인'(みんなのBitcoin)을 27억원에 인수했다.

1년간 준비 과정을 거친 라쿠텐은 2019년 8월 거래소 이름을 '라쿠텐 월릿'으로 바꾼 후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라쿠텐은 당시 "온오프라인, P2P 등 지불영역에서 암호화폐 지불은 계속 커나갈 것"이라며 "암호화폐 지불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 기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라쿠텐은 기존 사업과 거래소를 연계해 엔화뿐만 아니라 라쿠텐 포인트로도 비트코인 등을 살 수 있다. 투자자 자금은 인터넷은행인 '라쿠텐 은행'의 예금 계좌에 보관되며, 이 계좌의 감사는 라쿠텐 신탁이 맡는다.

 

라인(Line)

라인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다. 여러차례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들겼던 라인의 자회사 LVC 코퍼레이션은 2019년 9월 거래소 어렵게 금융청의 인가를 받고 비트맥스(BITMAX)를 시작했다.

라인의 강점은 일본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를 보유했다는 점이다. 라인의 월간 이용자 8200만명은 메신저에서 '월릿' 탭을 눌러 바로 비트맥스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엔화를 입출금할 때 기존 라인페이 계좌 또는 라인페이에 연동된 은행계좌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2018년 라인은 블록체인 링크체인과 암호화폐인 링크(LINK)를 발행했다.

 

야후저팬(Yahoo Japan)

통신사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야후저팬은 일본에서 구글에 이은 2위 포털사이트다. 야후저팬은 약 6700만명의 월평균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야후 계정을 거래소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야후저팬도 라쿠텐처럼 기존 거래소인 비트ARG를 인수해, 타오타오(TAOTAO)라는 이름으로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밖에 암호화폐 거래소와 채굴 사업에 진출한 대형 IT기업은 GMO인터넷그룹(GMO코인), DMM(DMM 비트코인) 등이 있다. 

 

SBI 홀딩스

인터넷은행, 증권사 등을 보유한 SBI 홀딩스는 다양한 암호화폐 사업을 하고 있다. 2018년 6월 암호화폐 거래소 SBI VC 트레이드(SBI VC TRADE)를 설립했고, 블록체인을 기반의 송금앱 머니탭 (MoneyTap)을 리플과 함께 출시했다.

특히 전세계 시가총액 4위 암호화폐인 XRP(리플)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리플랩스와 'SBI 리플 아시아'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사업을 추진했다. 

SBI 홀딩스는 투자를 통한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섰다. 영국기업인 엘립틱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1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 제조사 스위스의 탕겜(Tangem)에도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금융기관

일부 금융기관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투자했다. MUFG 은행, 노무라 홀딩스, 다이와 증권, 다이이치 생명보험 등은 거래소 디커렛(DeCurret)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커렛은 일본 3대 은행과 통신사가 설립하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회의 사무국을 최근 맡았다.

특히 일본 증권사들은 증권형토큰(STO)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형 증권사인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등 6개 증권사는 2019년 10월 증권형 토큰 발행을 위한 자율규제기관으로 일본 STO협회를 만들었다.

이와 별도로 노무라는 레저(Ledger)와 함께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코마이누(Komainu)를 설립했고, 미국 스마트계약 감사기업인 퀀트스탬프에도 투자했다.

한국에선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탓에 관련 사업에 진출한 금융기관을 찾아볼 수 없다. 일부 은행과 증권사가 드러내지 않고 내부에서 사업모델을 연구하거나, 한화생명 계열사가 외국 암호화폐 기업에 투자하는 정도가 전부다.

반면, 일본 금융기관이 거래소를 운영하는 등 암호화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엔 역설적으로 규제가 있다. 일본은 자금결제법과 금융상품거래법을 개정해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권에 집어넣었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조교수(경영학과)는 "한국은 관련 규제가 없지만, 일본은 일단 시작해놓고 규제의 빈 공간을 메꿔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천 교수는 일본 금융기관의 분위기가 아주 우호적인 건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기존 상업은행은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이 너무 커서 진출하지 않았고, 마켓쉐어가 적은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STO에 대해선 "일본 증권사들은 앞으로 채권이 증권형 토큰 형태로 발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 그들도 시장규모 등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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