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아닌 시중은행이 돈을 찍어내던 그 시절처럼
스테이블코인 '와일드캣 시대'와 상업은행의 갈 길
스테이블코인과 CBDC 활용해 결제 모델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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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ce Barnett
Chance Barnett 2020년 6월18일 08:0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난 1월 약 55억달러에서 6월 110억달러로 거의 100% 성장했다. 그러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동등하지 않으며, 똑같은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산업 내에서 하는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은 표준이 없고, 스테이블코인 보유자가 실제로 무엇을 보유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스테이블코인은 보유고가 각기 다르며, 발행자, 교환 방법, 법적·사업적 구조, 활용하는 블록체인도 모두 다르다. 심지어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자금세탁방지와 고객신원확인 요건도 다르다.

이같은 상황은 1800년대 미국의 '와일드캣 금융' 시대와 비슷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은행이 아직 제대로 인가받기 전의 시대를 와일드캣 금융 시대라고 부른다.

1837~1863년 사이 규모가 크지 않던 신규 은행들이 연방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각 주의 규제기관을 통해 인가를 받았다. 이 '와일드캣 은행'들은 자체 '미국달러'(사실상 은행 수표)를 발행했다. 이 '자체 달러'는 외딴곳에 위치한 자기 은행에서만 교환할 수 있었다. 연방 달러, 다른 수표나 재화 등과 교환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와일드캣 은행은 성공적으로 운영됐지만, 교환 가능성과 가격 차이 등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자 결국 미국 연방정부가 1863년 국립 은행법을 제정했다. 이후 와일드캣 은행은 '자체 달러'를 더 발행할 수 없게 됐고, 미국의 화폐 발행은 연방정부가 독점하면서 달러 화폐가 표준화되었다.

그러나 와일드캣이 끝난 건 아니었다.

 

현대판 와일드캣 스테이블코인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와일드캣들이 각자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와일드캣 금융 시대를 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 화폐서비스사업자(MSB, money service business), 신탁회사가 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법적 구조, 보유고 기반, 규제, 자금세탁방지(AML)/고객신원확인(KYC),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 등이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오늘날 스테이블코인 와일드캣 금융 시대에는 '1달러'가 꼭 1달러의 가치를 지니지는 않는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보유자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달러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관해 “현재 전자유통화폐[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 코인]는 현금의 디지털 대체물로 기능하기보다는 중개인에게 가는 요청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발행과 거래량에서 가장 대규모인 미국 달러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며 디지털화폐 거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테더(Tether)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예로 들어 보자. USDT는 화폐서비스사업자가 발행한다. 테더가 그 자체로 미국 달러 자금을 보관하고 있지는 않지만, USDT 보유자들은 테더에 미국 달러를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USDT 보유자는 미국 달러 보유고에 대한 직접 청구권은 없다.

이를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삼자간 모델이라고 부른다. 삼자간 모델에서는 기술 제공사(대부분 라이선스를 받은 비은행 금융 기관인 “발행자”)가 발행자를 대신해 법정화폐 예금을 수령하기 위해, 수탁자(일반적으로 신탁회사, 수탁은행, 인가를 받은 은행)로서 금융기관과 협업을 맺고 발행자의 사용자들로부터 자금을 수금한다.

그 대가로 다른 수탁 금융기관에 보관된 예금과 동일한 가치를 가진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다. 소비자가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제시하면 예금으로 보관된 법정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이 계약은 가치 고정에 방점을 둔 다이(DAI) 같은 알고리듬 스테이블코인보다(알고리듬 스테이블 코인이 특정 탈중앙화 금융 이용 사례에 적합할 수는 있지만) 보관된 담보를 보존하는 데 좀 더 안전한 방식이다.

삼자간 모델의 위험 요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로서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 예금자, 자금 수탁자, 또는 발행자가 파산을 선언할 경우다. 이럴 땐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의 법적인 상환 청구 권리 등 여러 당사자와 요소가 얽혀 리스크가 발생한다.

이것이 아직 중대한 단점으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의 영역을 넘어 광범하게 지불과 결제에 사용되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더 정교한 구조가 필요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지난 4월 14일 금융안정위원회(FSB, Financial Stability Board)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생겨난 규제와 관리·감독상의 문제를 살펴보는 장문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는 몇가지 우려 사항을 서술하며 글로벌 규제의 검토와 변경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G20의 우려를 살펴본 “스테이블 코인 발행 규제”에 관한 FSB 보고서의 후속편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글로벌 규제와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우려를 명시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규제와 지침을 통해 우려를 해소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글로벌 규제 변화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구조의 변화를 강제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이로 인해 규모가 작은 스테이블코인은 불리해지고 디지털 화폐 혁신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의 혁신과 성장을 이끈 거래소와 화폐서비스사업자 등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추가 규제는 신탁 회사와 제도권 은행을 포함해 더 규모가 크고 규제를 많이 받는 기관들에 더 강력한 역할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중앙은행이 가장 큰 패권을 쥐게 할 것이다. 현재 중앙은행들도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과 CBDC

곧 은행과 중앙은행이 시장에 진입해 스테이블코인과 CBDC로 새로운 법정화폐 기반 디지털자산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모델에서는 발행자와 수탁자의 보유고가 동일하며, 이것이 오늘날의 삼자간 모델 스테이블코인이 표방하는 구조적인 탈금융 중개화를 대표하게 될 것이다.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더 직접적인 모델과 구조가 탄생할 것이다. 코인은 기관이 보유한 예금, 보유고와 직접 연결될 것이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는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예금을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CBDC는 현금의 대체물로 시장에서 이점을 가질 것이며, 은행 계좌와 직접 연동되고 은행 계좌에서 실시간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게 해 기존의 법정화폐 시스템 안팎에서 매끄럽게 통용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은행과 중앙은행의 스테이블코인/CBDC는 지불과 결제 과정에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협력할 것인가 경쟁할 것인가

그러나 은행과 중앙은행이 각각 법정화폐 기반 디지털화폐를 발행했을 때, 이들은 협력할 것인가 경쟁할 것인가?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역할은 통화정책 수립과 기업과 개인들에게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상업은행을 통해 은행과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최근 중앙은행은 중앙은행 계좌와 연동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본원통화(M0)를 직접 발행하는 제한된 범위의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이행했다. 이러한 CBDC가 있으면 기업과 소비자들은 중앙은행에 계좌를 열고 중앙은행을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소비자도 월가에서 수십 년간 독점한 신용 서비스와 비용이 저렴한 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중앙은행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상업은행을 우회해 직접 중앙은행 계좌를 열어 CBDC로 중앙은행에서 은행 업무를 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 중앙은행은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전의 역할을 넘어 기술과 운영 업무까지 맡으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몇몇 국가에서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을 너머 계좌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상업은행은 계속해서 기술, 서비스, 신용, 대출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새로운 분산원장기술 기반 시스템을 사용해 CBDC를 운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미 시장에 디지털자산을 발행한 은행은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이점을 누리고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CBDC는 상업은행이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겨가도록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새로운 핵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스테이블 코인과 CBDC를 활용해 개선된 결제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찬스 바넷과 마이클 돌링은 글로벌 기업에 디지털자산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버뮤다 주얼(Jewel) 은행의 회장, 최고기술책임자이다. 이전에는 주식 크라우드펀딩 투자 플랫폼인 크라우드펀더(Crowdfunder)를 설립했다. 돌링은 IBM 블록체인 금융서비스 그룹에서 최고기술책임자로 일했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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