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TG 20일 20배 급등…'고수익상품' 업고 불나방 올라탔나
4월말 5.5원에서 5월20일 98원까지 올라
'관련 추정' 서비스 '하데스프라임'엔 이익
전문가 "유사수신행위 해당할 수 있다"
1천원 미만 코인 '작전' 가능성 큰데
개인 투자자들 '한탕' 노리고 묻지마 투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0년 6월22일 17:00
4월말에서 5월20일께까지 빗썸에서 거래되던 TMTG의 가격이 20배 가까이 올랐다. 출처=빗썸
4월말에서 5월20일께까지 빗썸에서 거래되던 TMTG의 가격이 20배 가까이 올랐다. 출처=빗썸

4월30일 빗썸에서 거래 중이던 암호화폐 더마이다스터치골드(TMTG)가 갑작스레 급등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개당 5.5원에 거래되던 TMTG는 하루 만에 개당 11원으로 2배가 됐다. 이런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며, 5월20일에는 개당 98원을 기록했다. 불과 20여 일 만에 거의 20배가 상승한 셈이다.

TMTG의 가격 상승은 국내 암호화폐 업계에서 널리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렇다 할 합리적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아 많은 이들의 의구심을 샀다. TMTG 가격은 왜 올랐던 걸까?

TMTG는 국내법인 디지털골드익스체인지가 진행한 프로젝트로, 세이셸에 설립한 자체 금 거래 플랫폼(DG거래소, Digital Gold Exchange)에서 금의 가치와 1:1로 매칭된 MDG 토큰을 교환하기 위한 용도로 탄생했다. 다시 말해, TMTG를 들고 DG거래소에 가면 금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MDG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DG거래소는 "시스템 개선 작업"을 이유로 지난 2월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TMTG는 2018년 11월22일 빗썸에 상장됐고, 상장 가격은 개당 12원이었다. 그러나 상장 직후부터 가격이 떨어져 1년이 지난 2019년 11월26일엔 개당 0.7원까지 내려앉았다.

TMTG 소각 정보. 출처=이더스캔
TMTG 소각 정보. 출처=이더스캔

1원 미만으로 떨어진 가격을 부양시키기 위해 TMTG 쪽은 4월8일부터 총 11차례에 걸쳐 토큰을 소각시켰다. 3억1900만개의 TMTG 토큰이 사라졌다. TMTG 토큰의 총발행량은 100억개다. 16일 소각한 3400만개의 TMTG 가격만 약 15억원이 넘는다. TMTG 쪽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TMTG 바이백 및 소각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각 당시 토큰 가격은 꿈틀대며 기지개를 켜는 듯 했지만, 이 프로젝트의 문제는 좀처럼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체 금 거래소(DG거래소)는 앞서 말했듯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세이셸에 '코인제우스'라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기도 했지만, 18일 기준 코인제우스에 상장된 모든 암호화폐 8종의 거래량을 합해도 약 920만원에 불과하다. 적어도 수십억대 비용이 필요한 바이백 및 소각에 쓸 수 있는 재원이 마땅치 않다는데서 보듯, 아무리 봐도 '호재'는 없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국내법인(디지털골드익스체인지) 등 TMTG 관계자들을 몇차례 접촉했지만, 수익 모델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TMTG 프로젝트는 디지털골드익스체인지(국내법인)에서 시작했으나, 본격적인 개발 작업은 홍콩에 소재한 TMTG 엔터프라이즈 HK(재단)에서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TMTG 바이백과 소각은, TMTG의 가격이 한 자릿수로 하락했을 때, 재단 차원에서 매집해둔 물량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TMTG 공식 답변 (괄호 안은 편집자 주)

 

하데스와 제우스가 '작전'을 펼친 걸까

TMTG의 가격이 상승한 과정을 보기 위해 수익을 본 것이 누군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 스테이킹 상품인 '하데스프라임'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1천달러부터 10만달러까지 총 5개의 상품으로 구성된다. 익명을 요청한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상품을 이더리움을 주고 구매하면 100일 동안 매일 TMTG로 보상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5000달러(약 600만원) 상품을 구입하면, 매일 9만원 상당의 TMTG가 100일 동안 투자자 계좌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600만원을 입금하면 100일뒤 총 900만원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하데스프라임'의 연 환산 이자율은 200%에 달한다.

하데스프라임의 수익금은 TMTG로, 그것도 TMTG 쪽이 만든 코인제우스 계정을 통해 지급된다. 하데스프라임 입장에서는 TMTG의 가치가 오르면 보상을 위한 비용이 줄어드는 구조다. 애초 대량의 TMTG를 보유한 상태라면, TMTG 가격이 오를수록 이익을 보는 셈이다.

하데스프라임 상품 구성
하데스프라임 상품 구성

하데스프라임은 여러모로 TMTG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하데스프라임 홈페이지를 보면, 해당 플랫폼이 '세이셸 공화국에 설립된 제우스 엔터프라이즈 인터내셔널(ZEI) 소유'라고 명시하고 있다. ZEI는 하데스프라임을 소유할 뿐 아니라, TMTG를 만든 디지털골드익스체인지(국내법인)의 금 거래소 DG거래소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우스를 한때 운영했던 곳이다.

국내법인과 홍콩에 등록된 TMTG재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관련기업들이 모두 세이셸에 소재한 것도 독특하다. 인도양 섬나라인 세이셸공화국은 조세회피처로 이름을 얻고 있으며, 후오비, 비트멕스(bitmex), 빗썸퓨처스 등 다수의 암호화폐 관련 기업이 다수 위치하고 있다.

당장 이름만 봐도, 미다스(TMTG의 M), 제우스, 하데스 등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름이 잇따라 등장하는 건 예사롭지 않다. 하늘의 신 제우스와 저승의 신 하데스는 형제이며, 미다스는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만드는 능력을 제우스로부터 받은 인물이다. 신화 이야기를 TMTG에 대입한다면, 코인제우스와 하데스프라임은 형제이며, 코인제우스는 TMTG에 부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준다는 비유적 서사도 성립할 수 있다.

 

TMTG, 유사수신행위 지적에 "코인제우스도 하데스도 관계 없다"

TMTG를 통한 하데스프라임의 수익성 스테이킹 서비스는 금융 허가 없이 이뤄진 위법성 유사수신행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는 "금융관계법령에 의해 인가 또는 허가를 받거나 등록, 신고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거나 장래에 수익을 약정한다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하데스 프라임의 경우 현금 혹은 암호화폐로 투자가 이뤄졌는지, 상품 판매 주체가 누구인지, 수익 보장을 약정했는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TMTG 쪽은 코인제우스, ZEI, 하데스프라임 등과의 관계를 모두 부인하면서, 유사수신행위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차단했다.

"코인제우스는 현재 세이셸에 설립된 디지털 글로벌 엔터프라이즈(DG엔터프라이즈) 소유로, 국내 법인인 디지털 골드 익스체인지와는 관련이 없다. (하데스프라임 운영사인) ZEI는 코인제우스 운영에 관한 협력사였으나, 2020년 2월28일부로 계약이 만료됐다. 현재 ZEI는 DG거래소나 코인제우스, TMTG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하데스프라임과 관련해서는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 TMTG 쪽 서면자료

그리스신화에서 하늘의 신 제우스와 지하의 신 하데스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자식인 형제 관계다. 출처=게임 '올림푸스라이징' 페이스북
그리스신화에서 하늘의 신 제우스와 지하의 신 하데스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자식인 형제 관계다. 출처=게임 '올림푸스라이징' 페이스북

그러나 ZEI는 2월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우스와 DG거래소를 각각 운영했던 곳이다. 과거 TMTG 관련 문서에서는 DG거래소와 DG엔터프라이즈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채 DGE라는 약어로 통칭되는 경우도 있다.

 

동전 코인은 왜 급등 또는 급락하나

물론, 이처럼 복잡다단한 TMTG의 상황이 반드시 TMTG 토큰 가격의 급등락을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다. 지난 2달 가까이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TMTG를 포함한 소액 코인들이 수십 배 이상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른 암호화폐 럭스바이오(LBXC) 역시 5월13일 개당 4원에서 같은 달 20일 29.99원으로 1주일 만에 7배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개당 4.1원에 불과하던 젠서(XSR)가 지난 14일 73원으로 역시 거의 20배 급등했다. 이 밖에도 아픽스, DVP, 스트라티스(START) 등도 갑작스럽게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하는 이상 현상이 관찰됐다. 이들 코인은 개당 가격이 1천원 미만인 탓에 '동전 코인'으로 불리며, 대형 거래소에 상장됐음에도 거래량은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개중에는 TMTG처럼 관련 투자 상품이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럭스바이오 역시 '프라임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확보한 상품 소개 자료를 보면 "100~125일간 매일 보너스를 지급하며, 추천인을 모집할 경우 추가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설명한다. 투자금에 따른 예상 금액까지도 예시로 보여주고 있다.

오랜 기간 암호화폐 마케팅 업무를 맡아온 한 관계자는 개당 가격이 1천원 미만의 '동전 코인'에는 이른바 '작전'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낮으면서 거래량이 적고, 대형 거래소에 상장된 동전 코인은, 큰 자금이 없어도 가격을 조종하기가 쉽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세력이나 마케팅 작업에 있다."

유통량, 판매계획, 투자자 모집 등 다양한 소식을 다루는 마케팅으로 가격이 오른다는 투자 심리를 자극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면서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적당한 마켓메이킹이 앞뒤로 들어가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불과 나방. 출처=김명진/한겨레
불과 나방. 출처=김명진/한겨레

TMTG에 마케팅 또는 마켓메이킹이 개입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동전 코인이 원인 모를 가격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동안, 한쪽에서는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려들고, 다른쪽에서는 상식 밖의 상승폭을 보며 시장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그 와중에 애매한 법적 토대에서 연 수익률 200% 이상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기'를 부채질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암호화폐가 2018년 초 법무장관으로부터 "도박"으로 칭해졌던 때 이후로 과연 몇 발짝이나 벗어났는지를 되묻게 한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