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출처=유튜브 캡처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출처=유튜브 캡처

오바마 정부 시절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교수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서클(Circle)의 공동창립자인 제레니 얼레어 CEO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머니무브먼트’에 출연한 서머스 전 장관은 글로벌 경제, 디지털 통화의 미래, 스테이블코인의 쓰임새 등에 대해 토론하면서, 블록체인이 많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면서도 글로벌 디지털 통화는 아직 초기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여러 종류의 혁신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글로벌 디지털 통화 같은 것이 내 생애 실현된다면 놀라워할 것 같다. 과거에 놀라워한 적도 많고,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수많은 혁신을 보게 해줄 것이며, 국제 결제를 손쉽게 만들어 줄 것이다.”

서머스는 암호화폐는 3가지 기둥 위에 서있는데, 그중 둘은 블록체인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첫째, 그는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전통 통화가 타락해서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의 돈을 전통 통화로 보관하고 싶지 않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과 부채 증가에 따른 압박으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맞추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현행 통화가 무너지는 길로 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둘째, 암호화폐가 “리버럴주의자들의 천국”으로 수용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서머스는 말했다. 자금의 이동에 있어 금융 프라이버시가 기본 인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부는 시간이 갈수록 금융 프라이버시를 적게 허용하고 있고, 그 뜻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서머스는 분석했다.

다만, 셋째, 전통적인 송금 수단이 지나치게 번잡스럽고 많은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등 디지털 통화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크다는 것은 암호화폐의 최대 장점이다. 국제 결제나 카드 결제, ATM 출금 등 과정에서 물어야 하는 막대한 수수료 비용은 현행 지불 시스템의 알력과 비효율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서머스는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결제에서 장점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 얼레어는 스테이블코인이 전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접근할 수 있는 화폐이므로 각국 정부에는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얼레어는 중국이 디지털위안을 강하게 추진하는 것은 세계 경제에서 더 높은 위상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스위프트(SWIFT) 등 서구 중심의 기존 금융 질서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서머스도 이에 동의하면서, 중국은 자국민들의 금융을 비롯한 생활 전반을 통제하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와 자원을 국경 밖으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어느 정부가 됐건 심각하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제한적이어서 그런 걸 못하는 시스템이라면, 글로벌 디지털 통화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11월 백악관에서 로런스 서머스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생일 케익을 받고 있다. 출처=백악관
2009년 11월 백악관에서 로런스 서머스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생일 케익을 받고 있다. 출처=백악관

 

USDC 시가총액 10억달러 초과

서머스의 발언과는 무관해보이지만, 발언 1주일 뒤 센터(CENTRE) 컨소시엄이 발행한 달러 연동 암호화폐 USDC의 시가총액이 10억달러를 초과했다. 시가총액이 약 80억달러에 이르는 테더 스테이블코인보다는 적지만, 서비스를 개시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이 같은 성과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었다고 짚으면서, 현재의 금융 위기가 통화 변동성을 촉진시킨 것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빠르고 글로벌하면서 안전하고 비싸지 않은 디지털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했다.

번역: 김외현/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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