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가 2년만에 실명계좌 재개한 비결?
[인터뷰] 보난자팩토리 김영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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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2020년 7월6일 19:30

지난 6월19일 국내 최대급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실명계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2년 동안 답보상태였던 신규 계좌 개설도 가능해졌다.

업비트-케이뱅크 제휴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상당히 놀라운 소식이었다. 2018년 1월 정부가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래 국내 은행들과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추가적인 실명계좌 연동 제휴를 맺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 이전에 계약을 맺었던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만 거래소 지갑과 연결된 실명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에 '4대 거래소'라는 개념이 생기게 된 주요 배경이다.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규제 당국의 자금세탁 우려로 2년 동안 막혀있던 거래소-은행 간 제휴가 갑자기 풀린 이유는 무엇일까. 달라진 점은 이들 사이에 핀테크 스타트업인 보난자팩토리(Bonanza Factory)가 들어가 있다는 것 정도였다. 보난자팩토리는 입출금 검증을 전문으로 하는 자금세탁방지(AML) 및 이상거래탐지(FDS) 솔루션 기업이다.

보난자팩토리는 과연 '해제령'을 얼마나 도왔을까. 정말 그들이 규제 당국을 만족시켰던 걸까? 지난 2일 김영석 보난자팩토리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보난자팩토리는 은행과 거래소 중간에서 AML과 FDS 필터링을 제공하는 회사"라며 "제휴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안정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락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사무실 전화로는 업무가 안 될 정도로 연락이 많이 왔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이메일로도 연락을 주셔서 어제 일괄 회신을 했다. 은행에서는 네 군데 정도 연락이 왔다. 특금법 시행령이 내년 3월25일부터 적용되는데 아직 구체적 내용이 명확히 나오지 않아 은행도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기존 다른 회사 대비 어떤 부분이 뛰어난지를 궁금해하는 문의가 많이 왔다.

―보난자팩토리가 뭘 했길래 2년만에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이 열렸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보난자가 은행과 거래소의 FDS와 AML을 외주로 전담하는 시스템인가. 

=FDS와 AML을 외주로 맡길 수는 없다. 은행과 거래소들은 각자 하던대로 자체 AML, FDS를 하고 우리가 중간 단계에서 필터링을 한 번 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보난자 팩토리의 자금세탁방지·이상거래탐지 솔루션 원리.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보난자 팩토리의 자금세탁방지·이상거래탐지 솔루션 원리.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암호화폐 투자자인 홍길동이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A은행과 B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고 a, b, c라는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전자지갑을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사용하니까 아주 평범한 경우다. 홍길동의 금융망을 전체적인 구도에서 봤을 때, FDS·AML상 가장 위험적인 요소는 A은행과 B은행, a거래소, b거래소, c거래소가 홍길동과 있었던 금융 거래 내역을 서로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보이스피싱이나 자금세탁은 홍길동이 하는 건데, 그가 a거래소에서 자금세탁을 저질렀을 때  거래소 말고 다른 금융기관은 알지 못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홍길동이 a거래소를 통해 자금세탁을 시도하다가 막히면 b거래소로 자금세탁을 시도하지 않겠나. 이런 걸 방지하는게 AML과 FDS의 의의다. 가령 은행같은 경우는 보이스피싱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정보가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을 거쳐 은행연합회로 간다. 그래서 문제 계좌 소유자의 전체 은행 계좌가 동결이 된다.

―보난자팩토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건가. 

=흔히 거래소에서 고객신원확인(Know Your Customer, KYC) 절차를 거치지 않나. 가입자가 실제 서류상 사람과 동일인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우리가 하는 작업은 암호화폐 거래소 원화 영역의 고객거래확인(Know Your Transaction, KYT)을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거래소 이용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아서 원화 관련 거래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범죄 행위와 연관되는 부분을 찾아내면 동일인의 범죄 가능성을 전체 거래소에서 차단한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은 여러가지 노하우가 있는데 범죄에 이용될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 은행 자금세탁방지 부서들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기업이 따라하기 어려운 모델인가.

=특허 등록은 완료된 상태다.(웃음) 

―첫 사례인 업비트-케이뱅크의 AML 성적이 궁금하다. 

=지난 6월 22일경부터 케이뱅크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으로 바꾸기 시작했으니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짧긴 하지만 지금까지(2일) 사고 건수는 0건이다.

―많은 수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보난자팩토리를 이용할수록 해당 네트워크의 자금세탁방지 능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렇긴 한데, 아직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시선이 많아서 안정적으로 늘려가려고 한다.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 하는데 거래소를 마구 늘렸다가 사고가 터지면 곤란하다.

2019년 서울핀테크랩 개관식에서 박원순 시장이 보난자팩토리 관계자들을 만났다. 출처=보난자팩토리 제공
2019년 10월말 서울핀테크랩 개관식에서 박원순(가운데) 시장이 보난자팩토리 관계자들을 만났다. 출처=보난자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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