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엔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가 있다
2020년 상반기 암호화폐 규제 동향 ③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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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훈
권오훈 2020년 7월15일 16:00
홍콩. 출처=Nextvoyage/Pexels
홍콩. 출처=Nextvoyage/Pexels

홍콩 정부는 2020년 2월26일 재무부 장관 연설을 통해 자국의 기존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TF) 기조를 암호화폐 사업자들에게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홍콩 재무부 장관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2019년 중반부터 홍콩의 AML/CTF 정책을 검토한 결과, 아시아에서 최초로 FATF의 검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FATF의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에도 AML/CTF 규제를 적용할 것이며, 올해 내 보다 구체적인 실행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홍콩의 암호화폐 규제는 홍콩 증권파생위원회(SFC)가 관할하며,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의 하나로 편입해 관리하고 있다. 원래 SFC는 가상자산이 증권이나 파생상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SFC는 2018년 11월 이후, 가상자산이 어떻게 관리되고 유통되는지에 대해서도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SFC는 2019년 11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제시했다. 이 규제안은 증권이나 파생상품에 준하는 암호화폐를 거래할 경우, 전통적인 증권 거래소와 유사하게 라이선스를 요구한다.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해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싱가포르와 비교해, 홍콩은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방침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증권형 암호화폐를 어떻게 발행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해 STO(Security Token Offering)에 대한 논의가 2018년 경부터 한창이었으나, 구체적인 안을 마련한 국가는 별로 없었다. 홍콩에서 진행되는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정책이 STO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지금부터 홍콩의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1.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

SFC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같은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증권이 아니다. SFC는 증권과 파생상품만 규제하기 때문에, 이러한 암호화폐는 SFC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증권이 아닌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또한 SFC가 관리하지 않으며 별도의 라이선스도 요구되지 않는다. SFC가 관장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한개 이상의 증권형 암호화폐를 거래해야 한다. 만약 거래소가 증권형 암호화폐를 하나라도 거래하게 된다면 SFC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2. 라이선스 조건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 거래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전문 투자자로 한정해야 한다. 전문 투자자란, 금융 회사와 같은 법인이거나, 특정한 자격을 갖춘 개인을 의미한다.

2) SFC가 발행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자 이용 약관(이하 이용약관)’을 따라야 한다.

3) SFC가 이미 승인한 계획 외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4) SFC에 월간 보고를 제출해야 한다.

5) SFC가 허용하는 독립적인 전문가를 선임해 연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3. 이용약관 상 필수 조건

홍콩의 기존 증권 중개회사들과 별개로, SFC는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자 이용 약관’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래는 이용 약관의 주요한 내용이다.

1) 고객신원확인 의무

KYC(Know-Your-Client) 의무라고도 한다. 거래소는 고객이 암호화폐 거래와 그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고객이 인지하지 못할 경우, 거래소가 책임을 지고 교육을 해야 한다.

2) AML/CFT

거래소는 AML/CFT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한 암호화폐가 온체인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한 기록을 보유하는 도구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3) 암호화폐 보관

고객의 암호화폐와 현금은 별도의 계정에 보관돼야 한다. 고객 자산의 2% 이상이 핫월릿(온라인)에 있으면 안 되고, 최소 98%는 콜드월릿(USB 등 오프라인)에 보관돼야 한다. 

4) 법률의견서

거래소는 SFC에 거래되는 암호화폐가 증권인지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받고 문서의 형태로 법률의견서를 보관하고 제출해야 한다.

5) 재정 건전성

거래소는 최소 12개월 간의 운영비를 현금과 같은 유동자산으로 확충하고 있어야 한다.

 

4. 홍콩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의 의의와 한계

홍콩에서 준비 중인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는, 증권형 암호화폐 발행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가 설립되기 전에는, 증권형 암호화폐를 발행하고자 하는 회사가 직접 SFC에 증권발행신고를 진행했어야 했다. 만약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증권형 암호화폐를 판매하고자 했다면, 공모(public offering)에 준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증권 발행과 차이가 없어,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큰 부담이었다.

그런데, 홍콩의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하는 형태로 증권형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발행자로서는 SFC에 직접 증권발행신고를 할 필요 없이, 거래소에서 상장 심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증권형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거래소의 자체적인 규정만 지키면 되는 것이다. 증권형 암호화폐 발행의 활성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홍콩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몇가지 한계가 있다. 

  • 첫번째, 이번 규제는 중앙화된 거래소만 규율할 수 있을 뿐, 개인 간 거래(P2P)를 하는 분산형 거래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익명화된 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 둘째, 홍콩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는 전문투자자들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산이 많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가 막힌다면 활성화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홍콩의 증권형 암호화폐 거래소 도입은 경색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홍콩의 까다로운 법인 은행 계좌 개설 상황이나, SFC의 높은 기준 등은 유의해야 하며, 관련 전문가의 명확한 진단을 거쳐야 안전하게 투자 및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권오훈 변호사 제공
사진=권오훈 변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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