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뒤 거래소 4곳 남을 듯"…빗썸은?
'4개 거래소'도 신고 불수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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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김병철 2020년 7월17일 09:00
출처=Pete Linforth/픽사베이
출처=Pete Linforth/픽사베이

규제의 회색지대에 있던 국내 암호화폐 산업이 곧 규제 영역으로 들어와 규제를 받게 된다. 가상자산이라는 법적 지위가 생기게 되므로 제도권 진입이란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상당수 사업자가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규제의 주 대상은 암호화폐 매매를 중개하고 보관해주는 거래소이며, 이들에 대한 사실상의 사업 허가가 규제의 뼈대다. 내년 3월25일 시행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에 속하는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영업 신고해야 한다.(기존 사업자는 9월25일까지) 외견상으로는 신고제이지만, FIU가 수리하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 사실상 허가제다.

업계의 관심은 과연 FIU가 몇곳의 거래소에 '사업 허가'를 내줄지에 모아진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에서 사업중인 거래소는 수십개로 추정된다.¹ 이 가운데 개정 특금법이 요구하는 기본 요건인 은행의 실명입출금계좌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모두 갖춘 곳은 현재 기준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이른바 4대 거래소 뿐이다. 실명입출금계좌는 없지만 ISMS 인증을 받은 곳은 한빗코, 고팍스 등 2곳이다. 결국 필요조건상 신고 수리에 가장 근접한 거래소는 4곳, 그 뒤에 있는 후보군으로 2곳이 있는 셈이다. 최근 여러 거래소가 은행과 접촉하고 있어 곧 실명입출금계좌를 갖춘 거래소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요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FIU의 신고 수리가 반드시 이뤄진다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FIU는 대주주 요건 등 지배구조까지 세심히 들여다볼 전망이다. 오화세 FIU 기획협력팀장은 지난 10일 국회 토론회에서 가상자산 사업자(VASP) 신고 과정에서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췄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선언했다. 가령 지배구조 건전성이나 대주주·경영진의 범죄이력과 소송현황 등이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빗썸은 순환출자 고리가 얽혀있는 복잡한 지배구조와 등기임원(감사)이자 사실상 대주주였던 정아무개씨의 금융범죄 이력이 입길에 오른 상태다. 오 팀장은 "(금융당국이) VASP를 신고 수리하면 (은행의) 또 다른 고객이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지배구조 하에서 영업을 준비중인지도 따져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외국인 지분이 과다하면 자금 유출 우려를 살 수도 있다. 특금법 내용과 금융당국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후오비코리아, 오케이엑스코리아 등 (외국계) 거래소에 외국인 지분이 많다면 금융 당국이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점을 인지한 한 대형 거래소도 최근 상당량의 지분을 조정하는 등 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소 법인계좌를 다수의 이용자들에 대한 원화 입출금에 사용하는 이른바 '벌집계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 당국이 신고 수리 과정에서 '벌집계좌'를 감점 요소로 반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4대 거래소 이외 대부분 거래소들은 벌집계좌를 쓰고 있으며 한빗코 정도만 벌집계좌를 사용하지 않고 버텨왔다. 지난 4월 오케이엑스코리아가 "특금법 시행 전까지 거래소의 의무사항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원화(KRW)마켓을 임시 종료한 것이 고육책으로 보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대형 거래소들을 뺀 중소형 거래소들에 생존 가능한 자본이 있는지도 의문시된다. 특히 특금법에 따른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구축과 관련 인력 채용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거래소들의 몫이다. 업계 관계자는 "ISMS 인증에만 수억원이 들어가는데 인증 받더라도 신고 수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런 돈을 쓸 수 있는 거래소가 몇개나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년부터 암호화폐 수익에 매겨지는 세금 문제도 거래소에겐 부담이다. 국세청에 신고하는 세금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과 과세 시작 후에 국내 거래소는 4곳 정도만 남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 '먹튀'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하반기 이른바 '가두리 펌핑' 등 다양한 시세 조정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인 후 사업을 중단해버리는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오화세 FIU 팀장은 "내가 사용하는 거래소가 신고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고객도 확인해봐야 한다"며 '기획파산'을 우려했다. 

주1. 블록체인협회에 가입된 거래소는 15개이며, 현재 운영 중인 거래소는 빗썸(빗썸코리아), 업비트(두나무), 코빗, 코인원, 지닥(피어테크), 후오비코리아, 고팍스(스트리미), 오케이코인코리아, 한빗코(플루토스디에스), 플라이빗(한국디지털거래소)다. 협회 회원사 중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거래소는 코인제스트(제스트씨엔티), KCX, CPDAX(코인플러그), 에스코인, 카이렉스 등 5곳이다. 이외에 코인빗, 프로비트, 비트소닉 등이 암호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의 거래소 순위에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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