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핀테크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업계는 ‘NO’, 규제 당국은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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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h Callon-Butler
Leah Callon-Butler 2020년 7월21일 20:00
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암호화폐는 핀테크인가?

언뜻 보면 그다지 어려운 질문은 아니다. 핀테크(fin+tech)가 단순히 일련의 금융 기술(financial technology)을 일컫는 용어라면, 금융 기술이기도 한 암호화폐는 핀테크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실제로도 그럴까?

텔레그램과 왓츠앱에서 즐겨 찾는 암호화폐 토론방에 같은 질문을 했더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반응은 철학적이었다.

“핀테크는 기업과 스타트업, 응용 기술 등으로 재구성된 하나의 산업 분야다. 암호화폐는 과학, 철학, 또 물론 커뮤니티로 이루어진 하나의 소양 분야다. 예를 들어보겠다. 디지털 수집품이나 예술품은 ‘암호화폐’에 속하지만 ‘핀테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다. 암호화 기술은 금융을 파괴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 접근한 반응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 보자면 맞지만, 문화적으로는 맞지 않는다. 암호화폐 중에서도 핀테크에 속하는 암호화폐가 있긴 하지만, 모든 암호화폐가 핀테크인 것은 아니다. 겹치는 부분이 크지만, 하나가 다른 하나에 완전히 속해 있지는 않은 벤다이어그램과 같다. 금융이 아닌 암호화폐와 암호화폐가 아닌 핀테크가 차지하는 부분도 꽤 크다. 문화적으로 이 둘은 매우 다르다. 솔직히 말하면 핀테크가 조금 싫어지려고 한다. 그들이 입고 있는 티셔츠가 사실은 양복이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단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비트코인은 금융 기술인가? 돈이라는 금융의 핵심을 간파한 진정한 의미의 금융 혁신이라고 본다. 대부분의 ‘핀테크’는 호박에 줄을 그어놨을 뿐이다. 진정한 기술이 접목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모든 것은 중앙화돼 있다. 비트코인은 글쎄, 복식부기 방식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금융 기술이다. 비트코인의 탄생과 함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고, 앞으로 사회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바뀔 것이다. 은행에서 출시한 결제 앱 정도로는 이룰 수 없는 변화다.”

이러한 열정을 담은 주장들은 암호화폐와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핀테크와 연관이 되는 것을 극도로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들은 핀테크는 전통 금융에서 갈라져 나온 하나의 가지에 불과하지만, 암호화폐는 그 자체로 혁신적인 무언가를 구축하고,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동기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곳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는다.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CCAF, Cambridge Center for Alternative Finance)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아폴린 블랜딘은 암호화 자산이 전통적인 통화 시스템에서 벗어난 대체 금융의 정의를 완벽하게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것이 “신생 산업에 대한 정보를 발굴하기 위한 우리의 임무와 같은 선상에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리지 대안금융센터는 정책당국, 규제 당국과 업계에 핀테크 관련 시장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15년 케임브리지대학 저지 경영대학원(University of Cambridge Judge Business School)에 설립된 연구소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연구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이 기관은 현재 세계은행(World Bank Group),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등과 함께 코로나19가 국제 핀테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형태와 크기를 막론한 모든 핀테크 관련 업체에 이달 31일까지 설문조사 참여를 요청해 둔 상태다. 10개 언어로 작성된 이 설문조사는 소요 시간이 30분밖에 되지 않지만, 일부 암호화폐 업체는 자신을 핀테크 기업으로 보지 않아 설문조사 링크를 클릭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핀테크라는 용어는 ‘파괴(disruption)’나 ‘혁신(innovation)’과 같이 과도하게 많이, 그리고 잘못 쓰이는 용어와 비슷한 처지가 됐다.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는 핀테크의 실제 규모와 깊이, 복잡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아래 그림과 같은 분류 체계를 개발했다. 전통적인 금융시장 밖에 존재하는 금융 서비스를 15개 수직 시장, 11개 하위 분야, 그리고 최대 102가지로 분류했다. 여기에는 디지털 대출과 디지털 자금조달, 모바일 결제 및 송금, ‘웰스테크(WealthTech)’, ‘인슈어테크(InsureTech)’, ‘레그테크(RegTech)’를 비롯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도 포함됐다.

출처=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CCAF)
출처=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CCAF)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에서 글로벌 대안금융 벤치마킹 부문을 이끌고 있는 타냐 지글러는 사람들이 보통 ‘암호화폐’라는 단어를 들으면 포괄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암호화 자산 거래소, 마켓 프로비저닝, 디지털 수탁, 합의 서비스 등 사실상 네 개의 큰 수직 시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암호화폐를 핀테크의 일부로 치부하는 것만큼 눈여겨 보고 있는 변화가 있다. 바로 업계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인데, 암호화폐 업계에 오랜 시간 몸담아온 인물들은 이와 같은 간섭이 중개자가 관여하지 않고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전자화폐 시스템인 비트코인의 기존 취지와 상충한다고 여긴다.

지글러는 2010년 디지털 대출 플랫폼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핀테크와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하면서 “분야가 발전할수록 이렇게 실존적인 질문들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특히 그 활용 사례가 순수한 금융 목적이 아닌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에 대한 주류 시장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특히 2017년 암호화폐 호황기와 지난주 트위터 해킹 사태 이후) 금융 당국도 더는 암호화폐 시장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암호화폐 기업이 정당한 기관으로 인정받게 되면 은행 계좌 개설 등 특정 혜택이 따른다. 반대로 그에 따른 규제상 책임도 져야 한다.

규제 당국은 내년 업무를 계획하면서 올해 9월 공개 예정인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의 코로나19 연구 결과 등 그동안 쌓여온 업계 관련 정보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암호화폐 업계가 암호화폐의 고유성을 내세워 핀테크라는 상위 개념에 종속되는 것을 무조건 거부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암호화폐의 정체성에 감정적으로 동의하지 못하는 규제 당국의 눈 밖에 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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