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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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화폐, 곧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CBDC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화폐가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 수 있을까. 그렇다면 현재 사용 중인 지폐와 동전은 어떻게 될까. 디지털자산박람회(DAXPO)2020 '인류는 디지털화폐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세션에서는 세계 각국 전문가들로부터 이에 대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CBDC가 갖춰야 할 요소로 △계좌 기반이 아닌 토큰화가 가능해야 하며 △정부로부터 전적인 신뢰와 신용을 받아야 하며 △사진, 음악 파일을 전송하듯 전 세계에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며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 연결된 이중 시스템으로 디지털화폐가 유동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칼로 전 위원장은 지난해 4월 퇴임해 현재 디지털달러 프로젝트(digitaldollarproject.org)를 운영 중이다. 

김의석 한국조폐공사 ICT사업개발팀장은 "1800년대의 내생화폐시대를 되돌아봤을 때, 민간 은행이 모여 은행권(은행이 발행한 지폐)을 만들고, 이를 국가권력이 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 제도가 생겨났다"며 "디지털화폐도 처음에는 민간 영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화폐처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쩌우촨웨이 완샹블록체인 수석경제학자는 중국이 CBDC 영역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진행되는 디지털위안(DCEP) 프로젝트의 시범 운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인민은행이 주도하에 민간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DCEP 플랫폼을 만들고,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 QR코드 결제 시장이 지난 10여 년간 실제 사용되면서 민간 영역에서 DCEP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이 무역이나 경제 규모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지만, 금융이나 화폐 측면에서 위안화가 달러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 중국 정부가 달러를 넘어서기 위해 준비한 것이 디지털위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CBDC, DCEP 뿐 아니라 페이스북 리브라 같은 민간 영역에서 나온 다양한 디지털화폐가 각축하는 '디지털화폐 전쟁'이 앞으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CBDC 개발 속도 면에선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칼로 전 위원장은 "CBDC를 가장 먼저 개발한 국가가 가장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교하고, 효과적으로 설계된 사회적 가치와 열망이 녹아있는 CBCD를 개발하는 국가만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통화 패권을 목표로 진행되는 디지털화폐 프로젝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자국 화폐의 생존을 위해 디지털화폐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국가가 있다. 이를테면, 지난 7월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바콩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캄보디아가 대표적 예다.

세레이 체아 캄보디아은행 총재보는 "캄보디아 시장에서 법정화폐 리엘보다 미국 달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1달러는 4000리엘에 해당한다. 리엘의 단위가 크다 보니 달러보다 사용하기 어렵다. 바콩은 디지털월릿으로 단위를 단순하게 만들고 사용성을 높여줄 수 있다. 바콩은 리엘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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