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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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il Rathi
Kapil Rathi 2020년 9월10일 16:00
출처=언스플래시
출처=언스플래시

카필 라티는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구조화 금융상품(structured products) 제공사인 크로스타워(CrossTower)의 CEO이다. 크로스타워에 앞서 라티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배츠(Bats), 국제거래소(ISE),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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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과 사랑에 빠졌다. 다들 들떠서 어쩔 줄 모른다. 그중 탈중앙화 거래소의 인기가 유독 뜨겁다. 0x, 유니스왑(Uniswap), 카이버(Kyber) 같은 탈중앙화거래소는 P2P 거래 모델을 통해 중앙화 거래소에 도전장을 던졌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중개자나 예치금이 없다.

큰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유동성이다. 더 정확히는 유동성 부족이다. 과거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유동성이 부족하면, 중앙화 거래소에 비해 스프레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중앙화 거래소가 전문 투자자와 거래자에게 중앙 지정가 주문 시스템을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신 탈중앙화 거래소들은 “자동 시장 조성(AMM)” 모델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 모델에서는 유동성 제공자가 자산을 네트워크에 맡기면(스마트 계약으로 관리) 거래소가 자동화된 수학 공식을 사용해 매도가와 매수가를 생성한다. 거래소 참여자들은 “유동성 채굴(liquidity mining)”이나 “이자 농사(yield farming)” 같은 기술을 사용해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유동성 채굴은 전통적인 시장에서 전문 투자자가 유동성을 제공하고 보상을 받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자 농사는 서로 다른 풀에 자산을 빌려주고 이익을 얻는 알고리듬이다. 이자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하나의 프로토콜에서 다른 프로토콜로 옮겨 다닐 수 있다. 또 인센티브나 추가로 토큰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유니스왑은 성공적인 탈중앙화 거래소 중 하나다. 최근 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니스왑이 미국 최대 중앙화 거래소보다 거래량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량을 성공의 척도로 삼는다.

그러나 비교를 하기 전에, 유니스왑같은 거래소의 “거래량”을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자. 유니스왑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제 이용 사례가 없는 코인이 차지한다. 누구나 유니스왑에서 토큰을 생성할 수 있다. 스시(SUSHI), 얌(YAM), 김치(KIMCHI) 코인을 사용한 거래가 활발하다고 유니스왑이 다른 거래소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이 이상하리만치 높다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주장이 암호화폐 산업의 평판을 훼손했고, 투자자들이 산업에 진입하는 것을 방해했다. ICO 광풍 이후로 암호화폐 산업의 이미지를 정화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음식 이름을 딴 코인의 거래량이 많다고 해서 축하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더(ETH)나 테더(USDT)와 같이 시장의 검증을 통과한 코인이 유니스왑에서 많이 거래되는 것도 사실이다. 음식 이름을 단 코인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 개발되므로, 이더나 테더 거래량 증가는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거래량도 탈중앙화 거래소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시장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음식 코인의 수익률은 매우 높다. 어떤 경우 단기간에 100%(혹은 1000%)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한다. 그저 대단해 보이는가?

그러나 현재 가격 급등 후 코인을 처분하는 “발 빼기”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수상한 이름의 코인 대다수가 빠르게 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만으로 생겨났다. 예를 들어 핫도그(HOTDOG) 토큰은 9월 2일 유니스왑에서 생성되었다. 생성 이후 몇 시간 만에 가격이 6천달러로 치솟았다. 토큰을 일찍 구매한 사람들이 토큰을 팔기 시작하자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5분 후에 핫도그 토큰 가격은 1달러 미만으로 폭락했다.

중앙화 거래소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 중앙화 거래소는 모든 거래자가 평등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엄격한 상장 기준과 거래 규칙을 세워두었기 때문이다.

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량이 높은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중앙화 거래소에 참가하지 못했던(또는 여전히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한몫 챙겨보려는 생각으로 모여들었을 수도 있다. 일부 산업 참여자들은 탈중앙화 거래소에 고객파악제도(KYC)가 없음을 지적한다. 고객파악제도가 없는 것을 버그나 맹점이 아니라 기능이나 장점으로 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가스 소모 문제”도 있다.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코인들로 인해 이더리움 거래 수수료인 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네트워크상에서 이러한 현상이 빨리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네트워크의 가치 자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유니스왑과 기타 탈중앙화 거래소는 주문 매칭과 시세 조성 간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나스닥 같은 전통적인 거래소들은 수년간 자동 시세 조정 시스템을 도입하려 노력해왔다. 매매 일임 주문이나 지정가 주문 같은 주문 유형을 통해 가격 책정과 재책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거래소는 규제로 인해 고객을 대신해 시장 조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전통적인 전문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시장 가격과 견적을 결정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전문 투자자들이 탈중앙화 거래소에 이를 일임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문 투자자들이 탈중앙화 거래소보다 중앙화 거래소를 선호할 수도 있다. 중앙화 거래소는 거래소 알고리듬을 사용하도록 강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 투자자는 직접 알고리듬을 만들고, 가격 책정과 리스크 관리 전략을 사용해 견적을 확정하고 중앙화 거래소에 전송한다.

전문 투자자들은 제3자에 의존해 견적을 확정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중앙화 거래소는 전문 투자자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지만, 탈중앙화 거래소는 특정 전문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지 않고 모든 투자자를 평등하게 대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여러 전문 투자자가 있는 편이 개인 고객에게는 이득이다. 경쟁이 매매 가격 차이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즉, 고객 입장에서 가격이 더 좋아지는 것이다.

혁신과 창조는 장려해야 하겠지만, 산업 전체가 나서서 선매매 거래, 초단타 매매 등 시장 조작 행위가 없는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리듬 거래 시스템의 설계와 개발을 맡은 사람들은 평등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 책임이 있다.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알고리듬 설계자와 개발자를 위한 시리즈 57 라이선스 요건을 도입했다.

상호운용성, 오픈소스, 접근성, 금융 포용성을 증진한다는 디파이의 비전에는 공감한다. 중앙화 금융에서도 안전한 시장 질서를 교란하지 않고 디파이의 원칙을 도입할 수 있다. 디파이는 신용과 결제 위험을 완화해준다는 상당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거래 당사자들은 물리적으로 자산을 옮기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에는 큰 잠재력이 따른다. 디파이는 중앙화 금융 프레임워크 내에서 P2P 거래를 활성화할 수도 있다. 먼저 거래자들을 철저히 검증하면 시장 참여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 악성 사용자가 불법적인 활동에 디파이를 악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탈중앙화 금융 산업의 잠재력이 훼손될 것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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