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부산…BNK부산은행, 특구 딛고 도약할 수 있을까
[인터뷰] 김상환 부산은행 디지털전략부 블록체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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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기자
정인선 기자 2020년 9월16일 13:00
BNK부산은행 디지털전략부 블록체인팀. 전체 인원은 8명인데 2명은 원격근무중이라 사진에서 빠졌다. 김상환(아랫줄 왼쪽) 팀장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출처=김상환
BNK부산은행 디지털전략부 블록체인팀. 전체 인원은 8명인데 2명은 원격근무중이라 사진에서 빠졌다. 김상환(아랫줄 왼쪽) 팀장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출처=김상환

BNK부산은행의 블록체인 실험을 진두지휘하는 김상환 부산은행 디지털전략부 블록체인팀장은 IBM과 딜로이트 등에서 블록체인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해 자리를 옮겨왔다. 부산은행이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규제특례 사업에 제안해 선정돼 올해 하반기부터 실증 중인 디지털바우처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서다.

김 팀장은 지난주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한국블록체인협회가 공동주최한 디지털자산박람회(DAXPO)2020 '부산은행이 만든 디지털화폐' 주제발표에서, “디지털바우처는 궁극적으로 지적재산과 증서, 가상자산(암호화폐)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포용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은 부산 지역에 한정된 실험으로 출발하지만, 한번 잘 구축해 둔 시스템을 활용하면 그 용처가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지난달 김 팀장과 두 차례 전화 및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DAXPO2020 발표와 인터뷰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부산광역시와 BNK부산은행은 부산은행 디지털바우처가 특구 내 규제 특례 사업 참여 기업들의 서비스를 연결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해 왔다

=맞다. 디지털바우처라는 금융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를 연계하는 핏줄과 같다. 우선은 현대페이와 비피앤솔루션, 코인플러그 등의 1차 규제 특례 서비스들에서 결제 및 지불수단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구 사업 가운데는 지난 7월 현대페이가 가장 먼저 출시한 스마트투어 플랫폼 ‘블록패스’ 내의 결제 옵션 가운데 하나로 연내 탑재 예정이다. 

BNK금융그룹의 모바일전문은행 썸뱅크 내 간편결제 시스템인 썸패스에서도 디지털바우처를 활용한 복합 결제가 가능하다. 덕분에 썸패스가 이미 확보한 가맹점들도 디지털바우처를 쓸 수 있다. 현재 썸패스에서 결제시 썸패스 내 직불 기프트카드와 디지털바우처, 그리고 은행 계좌 내 현금이 순차 적용된다. 예를 들어 1천원어치 기프트카드와 2만원어치 디지털바우처를 가진 이용자가 가맹점에서 6만원을 결제하면, 기프트카드 1천원, 디지털바우처 충전금 2만원 순으로 빠져나간 뒤, 계좌에서 남은 39000원이 빠져나간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민간 간편결제수단과 디지털바우처는 어떻게 다른가?

=소비자들이 느끼기엔 다 똑같은 간편결제 수단이다.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부산 시민이 디지털 아이디에 기반한 전자지갑을 만들어 선불 충전을 하면, 이를 다른 지갑 소유자에게 송금하거나 가맹점 결제, 세금 납부, 대중교통 요금 지불 등에 쓸 수 있다.

디지털바우처가 민간 간편결제 수단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발행 주체별로 목적에 맞게 그 지급 대상과 사용 범위 등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머니 개념이다. 충전형뿐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자금 지급을 위한 수당형,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보상형 등 다양한 목적과 형태의 발행이 모두 가능하다. 

수당형의 경우 우선 디지털바우처를 부산시의 블록체인 기반 신분 확인 서비스와 연계해, 지역 내 청년, 아동, 노인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 보조금 지급에 활용할 예정이다. 보상형은 코인플러그가 특구 내 규제 특례 사업으로 개발하는 공공안전 영상 제보 플랫폼 같은 특정 서비스 내 이용자 활동에 대한 보상을 지급할 때에 쓰는 게 대표 사례다. 세종텔레콤 등 지난 7월 3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추가 선정된 규제 특례 사업 참가 기업들과도 활용 범위와 방법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게 한 지역에서 시민으로서 살아간다는 의미도 있고, 또 경제 주체로 살아간다는 면도 있다. 이 모든 걸 디지털바우처라는 하나의 생활금융플랫폼에 통합해 내려는 것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금융포용성이 높고 이미 민간 간편결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굳이 새로운 디지털화폐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특구 내 디지털화폐 실험이 왜 중요한가?

=최근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이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구 사업을 통해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만든 이유도 각국이 CBDC 발행을 고려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우선 금융 포용력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있다. 예컨대 부산은행이 부산 서구청, 그리고 서구 내 의료기관들과 협업해 만들고 있는 의료관광 플랫폼의 경우, 금융 포용성이 떨어지는 러시아같은 국가에서 부산에 들어오는 이들로 혜택을 넓히려는 사례다. 현대페이의 스마트투어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또 중국의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민간 디지털 화폐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개발 중인 리브라도 마찬가지로 위협적이다. 그런데 민간 디지털 화폐엔 위험성과 효율성 측면의 문제가 있다. 민간기업이 도산을 할 경우 지급 보증을 누가 해야 하나. 또 개별 기업이 제각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규제 산업인 금융 산업에서 경험을 오래 쌓은 부산은행이 마련한 인프라 안에 혁신성과 유연성을 가진 핀테크 업체들이 들어온다면 좋은 조합이 될 수 있다.

―디지털바우처의 생명력이 2년의 실증 기간 이후 부산 바깥에서도 이어지려면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하나?

=규제특구 사업은 지역을 한정해 특정 기술을 한번 검증해보라는 취지다. 당연히 실증 기간이 끝난 뒤 법률 개선이 이어져, 디지털바우처를 국내 어디서든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현재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화폐 사업을 보면, 발행량의 평균 3~4%가 운영비로 들어간다. 각 지자치체가 부산은행의 디지털바우처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화폐를 발행하도록 하면 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디지털바우처를 지적재산과 증서, 가상자산(암호화폐)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포용하는 멀티 디지털화폐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 멀티 디지털화폐 플랫폼에서 축적하게 될 다양한 금융정보를 활용해, 궁극적으로는 공유경제, P2P 등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지역 경제 혁신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BNK부산은행의 디지털바우처 확장 로드맵. 출처=김상환/BNK부산은행
BNK부산은행의 디지털바우처 확장 로드맵. 출처=김상환/BNK부산은행

편집자 주: 지난 7월, 부산광역시가 국내 최초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 첫돌을 맞았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금융과 관광, 물류, 공공안전 등 분야의 실증 사례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금융과 마이데이터, 의료데이터 등 분야 실증 사례가 추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부산시는 특히 BNK부산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바우처’를 중심으로 특구 내 토큰이코노미를 꾸려간다는 ‘빅 픽쳐’를 그리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부산 특구 내 토큰이코노미 구성원이 될 기업과 기관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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