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고윤결/한겨레
출처=고윤결/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에 세계 금융시장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불확실성의 양대 요인으로 꼽혀온 코로나19 확산과 미 대선이 맞물린 사건인 탓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증시 급락 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소식이 전해진 2일(현지시각)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다. 달러화지수는 0.14% 올랐고 안전통화인 엔화 가치도 0.2% 상승했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에스앤피(S&P)500 지수(-0.96%)보다는 나스닥 지수(-2.22%) 하락폭이 훨씬 컸다. 테슬라 주가가 7.4% 폭락하고 애플도 3.2% 급락하는 등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넥스트에라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업종은 0%대 하락에 그쳤다. 이를 두고 대형 기술주에 대한 반독점 규제강화와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확대를 내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변경에 따른 월가의 매도물량이 나왔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은 심각한 시장불안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씨티은행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총격 사건 당시에도 증시는 위험회피 반응을 보였다가 빠르게 회복했다”며 “위험자산 투매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의 경기부양책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트럼프의 증세가 악화하거나 대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다. 대선 결과 확정이 지연될 경우 금융시장의 충격이 커질 수 있다. 2000년 대선 당시에도 조지 부시와 엘 고어 후보가 재검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인 35일 동안 미 주가지수(S&P500)는 8.4% 하락했고 한국의 코스피도 4.1% 내렸다. 이런 점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증시의 변동성지수(VIX)가 2일 3.48% 상승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에도 미국 대선 한달을 앞두고 주가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이 지수가 높아진 적이 많다. 트럼프 당선을 한달 앞둔 2016년 10월엔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변동성지수가 25% 급등했다. 

 국내증시도 ‘트럼프 확진’ 영향을 비껴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일 뉴욕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0.3%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대외 신용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과 신용부도스와프(CDS)의 가산금리도 소폭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확진이 단기적으로는 심리나 수급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경기나 시장의 추세를 바꾸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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