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괴물인가?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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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11월2일 18:23
1964년 ‘몬스터 가족’ 포스터. 출처=CBS 텔레비전 네트워크
1964년 ‘몬스터 가족’ 포스터. 출처=CBS 텔레비전 네트워크

 

악귀와 고블린

할로윈 데이와 비트코인 백서 발간 12주년을 앞둔 시점에 나는 고전 호러물을 통화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누가 진짜 괴물일까?”

메리 셸리의 저서 ‘프랑켄슈타인’부터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조던 필 감독의 영화 ‘어스’까지 공포물들을 보면 극 중에 등장하는 귀신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더 악한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기존 체제에 도전하는 암호화폐를 두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암호화폐의 단점과 실제로 더 안전성이 높은 비전을 가진 암호화폐의 면모를 두루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본지의 특성상 이 잔인한 공포물들의 내용을 자세히 다루진 않겠다. 대신 재미 요소를 고려해 지금 이 시기에 걸맞은 더 나은 비유를 예시로 들려 한다. 바로 ‘몬스터 가족(The Munsters)’이다.

방영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기억을 못 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몬스터 가족은 거미줄 가득한 저택에 살던 어느 한 기이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1960년대 시트콤으로, 명화 ‘몬스터(monsters)’와 닮은 점이 많다. 주인공 가족의 가장인 헤르만 몬스터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과 꼭 닮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아내와 장인어른은 뱀파이어를, 아들은 늑대인간을 닮았다. 친절한 이들은 이웃들이 왜 그렇게 자신들 앞에서 이상하게 행동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헤르만의 조카 메릴린이다. 메릴린은 괴물과는 거리가 먼, 옆집에 사는 전형적인 10대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다른 가족들이 메릴린의 외모를 보면서 안쓰러워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남자친구들이 친척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도망갈 때 메릴린은 자기 때문인가 싶어 자책하기도 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마치 메릴린처럼 기존 금융 시스템이라는 무서운 존재들 사이에 낀 선량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다.

 

검열이라는 괴물

암호화폐가 제안하는 주된 가치인 검열 저항적 특성은 종종 암시되는 것처럼 전통적인 화폐와 크게 차이 나는 것이 아니다.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사용하던 시절부터 돈이란 원래 그런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비트코인이 다른 건 이렇게 검열하기 어려운 화폐의 특성을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위해 되살렸다는 점이다.

정육점에 가면 우리는 카운터에서 돈을 지불하고 그 대가로 고기를 받는다. 중간에 제3자가 끼어들어 고기 대신 콩을 먹어야 한다며 거래를 거부하고 나설 수 없다. 이는 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출처=CBS 텔레비전/위키피디아
출처=CBS 텔레비전/위키피디아

비정상적인 상황은 참견하기 좋아하는 A가 중개인 B를 압박해 C와 D의 거래를 합법적으로 막아서는 것이다. 이보다 더 비정상적인 건 C와 D가 B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A의 마음대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다.

중개업체들이 사라지고 있다거나 사라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중개업체도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중개업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거래를 할 수 없어 결국 압제적인 권력자들의 통제를 쉽게 받게 되는 상황이다.

영화 ‘엑소시스트’의 주인공 린다 블레어처럼 귀신이 들리는 것이다.

 

재산 압류라는 괴물

비트코인(또는 다른 암호화폐)이 은행 계좌에 든 돈이 아닌 전통적인 돈과 비슷한 또 다른 점은 바로 소유자 정보가 돈에 표시돼 있지 않은 무기명 자산(bearer asset)이란 점이다. 현금처럼 한 번 잃어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돈을 주우면 그 사람이 임자다. 암호화된 개인키를 안전하게 보관해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지킬 책임은 화폐 소유자에게 있다.

이는 물론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경찰이 아직 혐의도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의 재산을 압류해놓고, 해당 자산이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입증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상황도 무서운 일이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그런 체제를 따라야만 하는 중개업체에 모든 돈이 보관되는 상황이다.

그런 맥락에서 암호화 방식의 공개키로 보관하는 무기명 자산의 장점은 당국이 은행을 소환해 일방적으로 개인의 재산을 압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강요에 의해서라도 키 주인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이런 구조가 거대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권한을 조금이라도 되찾아 올 수 있게 만든다.

 

감시라는 괴물

비트코인이 현금과 비슷한 또 다른 점은 거래하는 데 개인 식별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당국의 규제를 받는 거래소들은 이 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적어도 오픈소스의 기본 소프트웨어는 그렇지 않다.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주소가 주는 익명성, 그리고 앞서 언급된 압류와 검열이 어려운 특성이 범죄자들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 기술이 인기가 높은 이유를 설명해준다.

최근 미국 법무부 태스크포스가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오늘날 테러리스트들의 암호화폐 사용 행태를 보면 ‘암호화폐의 사용 확대’라고 하는 곧 다가올 태풍의 전조를 보는 것 같다. 온라인상에서 익명으로 자금을 이동할 수 있을 때 불법 자금세탁은 훨씬 더 용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말을 듣는다면 누구라도 소름이 끼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대에 와서야 사람들이 자금 흐름을 읽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은행비밀법(BSA)의 역사는 고작해야 50년밖에 되지 않는다(그리고 지난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칼럼에서 설명했듯 해당 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반면 돈의 역사(돈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는 5000년이나 된다.

자금의 흐름을 읽는다는 건 통상적이지 않은 일이며, 지속적인 실험 중인 사안이다.

이 실험으로 인해 또 다른 공포가 생겨났다. 오늘날 디지털 세상에서는 소비자들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해킹이 가능한 수많은 기관의 손에 맡겨야만 한다. 이는 제2의 에퀴팩스(Equifax)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더 무서운 사실은 규제 당국에서 규제 강도를 더 높이길 원한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규제 당국은 자금이동규칙(travel rule)의 적용을 받는 해외 송금액 기준을 3000달러에서 250달러로 낮추는 안을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송금할 때 송금자의 이름, 계좌번호, 주소가 송금한 사람의 은행뿐만 아니라 돈을 받는 사람의 은행에도 고지되며, 이 기록은 5년간 보관된다. 돈을 받을 때도 돈을 보내는 사람의 은행에서 수신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거래 규모가 크다면 모를까, 기껏해야 250달러를 보내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

자금이동규칙이 처음 만들어졌던 1996년 당시 3000달러는 요즘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5000달러에 가깝다. 규제 당국이 해외 송금액 기준을 실제로 낮추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미 그 기준은 조금씩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현금 거래 내역을 정부에 보고하는 것처럼 자금이동규칙 관련 보고 대상도 매년 자동적으로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수집될 것이다.

여기서 또 한 번 비트코인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돈이 아닌 원래 돈의 모습과 닮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주장에는 적잖은 논란이 따른다.

달러 대비 비트코인 시세는 매 순간 가파른 변동성을 보이지만, 큰 맥락에서 볼 때 비트코인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단기간에 큰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이 그 자체로 통화로서 자격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한다. 반면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이 상승했으며, 모집할 수 있는 투자금 상한 규모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이야말로 이상적인 통화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모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자산이란 뜻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 하지 않았나. 정상적인 생각이다. 아니면 흑백 시트콤에 나오는 부모님의 말씀처럼 “저축하면서 금리가 낮다고 투덜대지 말라. 재량소득은 쇼핑몰에서 다 써버리거나 주식 투자로 날리는 것이 애국자의 의무다. 경제는 계속 돌아가야 하지 않나.” 사실 이거야말로 악몽 같은 이야기다.

마크 호크스타인

 

회사의 운명과 비트코인의 운명을 맞추다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여러 상장기업이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했다. 비즈니스 정보 분석기업 마이크로 스트래터지(MicroStrategy)는 지난 8월11일 2억5천만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으며, 이어 9월15일에는 1억7500만달러어치를 추가로 매입했다. 그로부터 3주 뒤, 결제기업 스퀘어(Square)도 비트코인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영국에 상장된 핀테크 기업 모드 글로벌 홀딩스(Mode Global Holdings)가 재무관리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페이팔(PayPal)은 자사 결제 앱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처음 세 곳은 많은 비트코인 낙관론자들이 그러하듯 비트코인을 향후 통화 압박 상황에 대비해 유동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디지털 금’과 같은 헤지 수단으로 보고 투자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페이팔의 경우 일반 대중의 비트코인 수요가 늘 것을 예상하고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네 기업 모두 해당 발표 이후 회사 주가가 올랐다.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이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한쪽은 비트코인이 향후 주요 거래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을 이끌어가기 위해 내린 현명한 선제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비트코인이 가치가 높은 비상관 자산이기 때문에 모든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리라 생각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비트코인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봤다. 다른 한쪽은 이 기업들이 자사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상승세를 보이는 비트코인에 편승하려는 다소 저렴하고, 자기 이익만 생각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월 말보다는 21%, 2주 전보다는 17%나 올랐다.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이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두 상반된 관점을 평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위 상장사들의 발표는 결코 가치 중립적이지 않았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직접적으로 기여했으며, 헤징 전략 수립에 있어 비트코인의 중요성에 관한 논의에 불을 지폈다. 또 해당 기업들의 산정 가치를 끌어올렸는데, 특히 마이크로 스트래터지의 경우 매입 규모가 워낙 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회사의 장부 가치도 덩달아 올랐다.

모드 글로벌.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모드 글로벌.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 기업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며, 그중에서도 작은 요소에 속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9일 현재 주가 차트를 살펴보자.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출처=하오 슈아이/코인데스크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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