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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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0년 11월16일 08:53
출처=César Abner Martínez Aguilar/unsplash
출처=César Abner Martínez Aguilar/unsplash

디지털 혁신의 역사에서 이스트먼 코닥(Eastman Kodak Co.)의 몰락은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코닥은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와 온라인 사진 공유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수년 전부터 보면서도 이에 대해 아무런 사업적 대응도 하지 않았다(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는 1975년 코닥의 엔지니어 스티븐 새슨이 발명했다).

정치적으로 중대한 변화의 시기에 디지털 화폐 혁명이 일고 있는 지금, 코닥의 이야기에는 많은 시사점이 있다. 미국의 신임 행정부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일어나는 현상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길 의지는 없는 상황 말이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으로 미국이 가진 글로벌 경제 리더십과 달러의 지배가 위협을 받게 될까? 과거 코닥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 지도부도 머리만 땅에 파묻은 채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인가?

코인데스크 칼럼니스트인 JP 코닝은 “그럴 리 없으니 걱정 말라”고 말할 것이다.

지난주 코닝은 국내 화폐 사용과 관련해, 중앙은행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 때문에 중국이나 그 어떤 국가의 화폐 혁신이 가져올 변화에도 각국 중앙은행이 두려워하며 조급해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기 전 조금 기다렸다가 이를 먼저 시도한 다른 국가들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사람들은 아주 강력한 힘을 지닌 뉴욕 금융가와 거대한 미국 경제 때문에 달러를 원하는 것이지 달러가 찍혀 나오는 매개 수단 때문에 달러를 원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이런 논리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DCEP) 시스템으로 얻게 되는 경쟁 우위를 글로벌 통화 시장을 통해서만 측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 사는 많은 사람이 유동성 높고, 어디서나 통용되며, 확실한 합법성을 지닌 달러에서 '폐쇄적인 일당 지배 공산주의 국가의 화폐'로 갈아탈 낮은 가능성만이 그 성공 여부를 측정할 유일한 잣대라면 코닝의 평가는 크게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 싱크탱크인 정책 4.0(Policy 4.0)이 디지털 위안을 심층 분석한 결과, 디지털 위안의 진정한 경쟁력과 큰 변화를 가져올 힘은, 해당 시스템의 프로그램 가능한 기능들이 얼마나 중국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게 밝혀졌다.

중국이 이렇게 고유한 특성을 지닌 개인간(P2P) 거래 형태의 소프트웨어 기반 화폐를 상호 연결된 디지털 기기 네트워크에 통합하면서 경제 효율성과 통화정책 효과, 데이터 수집 능력에서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이 디지털 위안을 사용하게 되면 뉴욕의 거대 금융가를 거치지 않아도 돼, 결국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완전한 자율’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미국에는 실질적인 도전이 될 전망이다.

 

적막한 고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그건 분명치 않다.

바이든 당선인은 올해 초 포린 어페어스에 수많은 도전에 직면한 세계 정세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할 방안에 관해 장문의 글을 기고했는데, 그중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 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

바이든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그 어떤 후보도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 계획이나 블록체인 기술 개발 시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권력을 쥔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지난해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진행했던 화폐전쟁 시뮬레이션에서 암호화폐 분야에 정통한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과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 등은 다른 나라의 디지털 화폐 발행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어떤 위협을 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겐슬러 전 위원장은 바이든 인수팀의 금융 규제 부문을 이끌 인사로 임명됐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아직 시급한 정치 현안으론 떠오르지 않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고, 그에 따라 생긴 고유한 게이트키핑 권한이 미국에 너무도 오랫동안 주어지다 보니 정부나 재계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땅에 머리를 파묻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디지털 위안 발행 계획과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 개발은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좋은 싫든 중국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도는 돈의 세계를 확연히 뒤바꿔놓을 수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상황에 주목할 때다.

 

경제 성장 엔진

언젠가 들어봤던 이야기같지 않은가? 1990년도에는 카메라를 가진 수십억 고객들이 필름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다.

디지털카메라의 화폐 버전으로 무장한 중국이 미국을 코닥처럼 쇠락의 길로 이끈다면?

먼저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발행함으로써 당국에서 통제하려고 애쓰고 있는 그림자 대출 업계를 거치지 않고, 특정 사람들만 미리 정해진 용도도 돈을 사용하도록 프로그램이 가능한 방식으로 경기부양 지원금을 나눠줄 것이다. 그러면 중국은 미국보다 더 빨리, 더 확실하게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공산주의의 역사를 보면 중앙 정부에서 주도한 자금 지원 계획이 장기적으론 결국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접근 방식이 미국 연준(Fed)의 보편적인 양적완화보다 훨씬 효과가 클 것이다. 즉, 향후 중국이 떠안아야 할 부채 부담은 미국보다 훨씬 관리가 쉬울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은 프로그램 가능한 돈을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탈중앙화된 경제에 투입함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분산형 에너지 시장과 스마트 도시, 인더스트리 4.0 생산공장, 자원 효율적인 순환경제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위안으로 중국의 공급망 효율성이 증대돼 다른 나라의 생산 부문에 비해 엄청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모델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으로 확대돼 중국의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의존도가 올라가 중국 정부의 지정학적 영향력이 커질 수도 있다.

이를 통해서 중국은 금융의 자율을 얻을 것이다. 중국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는 결국 다른 토큰들, 그리고 블록체인과 호환될 것이며, 중국 기업들과 그들의 해외 거래 파트너들은 달러를 중간 매개체로 사용하지 않고도 해외 송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뉴욕을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지난 2014년 1월 8일, 코닥 경영진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장종을 울리며 코닥의 새로운 시대 개막을 알리고 있다. 출처=언스플래시
2014년 1월 8일, 코닥 경영진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장종을 울리며 코닥의 새로운 시대 개막을 알리고 있다. 출처=언스플래시

 

해결책은 열린 화폐

이런 일이 하루 아침에 일어나진 않을 거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4년 안에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디지털달러 재단(Digital Dollar Foundation)을 세운 크리스토퍼 장칼로 전 CFTC 위원장은 법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디지털달러 발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디지털 위안이 중국 정부의 감시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 우려하는 가운데, 이러한 디지털달러 발행 계획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디지털달러로 이뤄지는 거래를 감시하지 않을 거라고 사람들이 진짜 믿을까? 커먼스 프로젝트(Commons Project)를 총괄하는 제니퍼 주 스콧은 지난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 팟캐스트에 출연해 글로벌 금융은 이미 미국 주도의 광범위한 감시 시스템하에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사람들의 식별 정보를 중앙에서 감시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건 그럴 만하지만, 그건 미국이 경쟁할 수 있거나 경쟁을 해야 할 데이터 위협이 아닌 것이다. 팟캐스트의 또 다른 출연자인 정책 4.0의 CEO 탄비 라트나는 디지털 위안 시스템이 만들어낸 익명화된 데이터가 중국 기업들의 효율성 증대를 돕고, 탈중앙화된 경제 시스템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바로 여기에 미국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큰 변화를 가져올 급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미국 정부에서 상호운용성이 있고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한 오픈소스 토큰과 블록체인(디지털달러에서 비트코인까지 모든 것을 포함) 시스템을 뜻하는 열린 화폐(open money) 시스템을 도입해 혁신을 추구하는 개발자들이 그 시스템상에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이를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우리는 혁신에 있어서 개방형 시스템이 폐쇄형 시스템을 이긴다는 걸 인터넷의 사례를 통해 알고 있다.

이런 접근법은 경쟁과 시장 자유주의, 자유무역에 있어 미국의 전통적인 입장과 일치하지만, 중국의 집권 정당인 공산당에는 존재의 위협이 된다.

문제가 있다면 1990년대에 코닥이 당시 수익성 좋던 필름 사업을 접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미국이 달러의 패권이란 달콤함을 포기하는 걸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행운이 있기를.

 

놓쳐선 행사

출처=소니 로스
출처=소니 로스

한국시각으로 오는 18일 밤 10시, 앞서 언급한 정책 4.0과 코인데스크가 함께 주최하는 글로벌 가상 행사에서 내가 패널 토론 사회를 맡게 됐다.

토론 주제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과 미래 화폐’다.

바하마 중앙은행의 존 롤 총재, 정책 4.0의 CEO 탄비 라트나,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의 자문 위원이자 작가인 데이빗 버치, 일대일로 블록체인 컨소시엄의 최고 아키텍트 핀다르 웡,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 토마소 만치니 그리폴리가 패널로 참석한다.

행사 참가 신청은 여기서 할 수 있다.

 

땅에는 투표권이 없다

오늘 그래픽 섹션에서는 평소처럼 금융을 주제로 한 차트들을 다루지 않을 생각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으며, 양 진영 간 분열이 가장 극심했던 대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이에 대해 알아볼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정보는 보통 시각화된 데이터로 표시되는데, 오늘 내가 다룰 주제는 일반적인 데이터 시각화에 대한 광범위한 주제에 해당한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데이터 제공 방식이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는 아래 사진들을 통해 시각화된 이미지는 현실을 축약해 놓은 것일 뿐이며, 데이터를 추출하고 우리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맥락과 형식을 대입하는 과정에서 현실과는 다르게 의미의 누락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창의적인 재창조 과정을 통해 현실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정보를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이미지는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 카림 두옙이 만든 것을 뉴욕 포스트에서 다시 게재한 이미지로, 지난 며칠간 TV 앞에 딱 붙어서 뉴스를 시청했거나 정치 웹사이트들을 열심히 검색한 사람들이라면 많이 보았을 법한 그림이다.

미국 전역에서의 개표 결과를 카운티(county) 별로 나타낸 이 그림은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의 경우 공화당은 빨간색으로, 민주당은 파란색으로 진하게 표시하고, 아직 당선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지역은 집계 당시 앞서고 있던 후보의 정당을 연한 색으로 표시했다. 이 그림이 익숙한 건 보통 이런 지도에서는 파란색보다 빨간색이 압도적으로 넓은 영역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출처=카림 두옙/뉴욕 포스트
출처=카림 두옙/뉴욕 포스트

하지만 땅에는 투표권이 없다. 투표권은 사람에게 있다. 지역에 따라서 인구 밀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도를 일반적인 이차원적인 방식으로 그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내린 선택을 집계해 보여주는 것은 본래부터 잘못된 생각일 수밖에 없다. 개표 결과를 표시하는 단위는 1에이커 면적의 땅이 아닌 유권자 한 사람이 돼야 한다.

그렇게 또 다른 차원을 고려해 조정해서 보면 확연히 다른 지도를 볼 수 있다. 두번째 이미지에서는 각 카운티를 하나의 버블로 나타냈고, 땅 면적이 아닌 인구에 따라 버블의 크기를 정했다. 그리고 예상한 대로 파란 색이 훨씬 더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처=카림 두옙/뉴욕 포스트
출처=카림 두옙/뉴욕 포스트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 Translated by NewsPepperm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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