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시간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출처=코인데스크 20
지난 24시간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출처=코인데스크 20

이번주 초 전고점에 다가갔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6일 크게 하락했다.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는 유럽 거래시간 초반에 1만9300달러에서 1만6327달러로 떨어졌고, 현재 1만7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데스크 20에 따르면 24시간 만에 가격이 10% 하락했다.

많은 투자자가 무방비 상태에서 가격 하락을 맞았다. 수요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1만9783달러에서 2% 모자란 지점까지 올라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다.

어쩌다 비트코인 가격이 갑작스럽게 3000달러나 내린 걸까? 가격 하락의 3가지 주요 원인을 정리했다.

 

1. 과잉 레버리지

“주요 거래소 전반에 상장된 파생상품에서 레버리지 거래 매도세가 대규모로 나타나면서 비트코인이 피해를 보았다.” – 매튜 딥, 스택펀즈(Stack Funds) CEO

거의 20억달러 가량의 파생상품 포지션이 지난 24시간 동안 현금으로 청산됐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 따르면 그 중 16억달러가량이 지난 12시간 내에 매도됐다.

레버리지 거래 매도는 예상되었던 일이다. 지난 며칠간 무기한 선물시장 내의 롱 포지션 보유 비용(펀딩 금리)이 수개월 내 최고치인 0.098%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과잉 레버리지와 시장 과열의 양상이었다. 펀딩 금리는 8시간마다 갱신되고 지급된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펀딩 금리. 출처=글래스노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펀딩 금리. 출처=글래스노드

글래스노드의 데이터에 따르면, 펀딩 금리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시 0.011%로 떨어졌다. 과잉 레버리지가 없어진 셈이다.

 

2. 수익실현 매물

지난 7주간 1만달러에서 1만9400달러까지 치솟은 가격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였다.

가격상승 모멘텀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14일간의 상대강도지수(RSI, Relative Strength Index)가 과매수 상태였음에도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10일 이동 평균(MA, Moving Average)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일일 시세. 출처=트레이딩뷰
비트코인 일일 시세. 출처=트레이딩뷰

자산 가격이 차트상 90도에 가까운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투기꾼들이 정기적으로 수익 실현을 하는 경향이 있어 그때마다 단기 이동 평균에서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지난번 강세시장에서도 20% 이상 가격이 하락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현재 비트코인은 10일 평균 가격을 밑돌고 있으며, RSI도 강세장에 걸맞은 지표를 다시 갖추게 되었다. 스택펀드의 딥 CEO는 이를 “건강한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차트 애널리스트의 말에 따르면, 정기적인 하락을 동반한 가격 상승이 90도의 급격한 가격 상승보다 더 지속 가능하다고 한다.

디리빗 인사이트(Deribit Insights)에 따르면, 거래자 일부는 풋옵션을 매수해서 하락에 베팅하기도 했다.

 

3. 기타 요소

투자자이자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크루거는 코인베이스(Coinbase)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트윗이 가격 강세가 꺾이고 하락이 시작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개인지갑 보유자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뜩이나 레버리지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이런 규제 우려가 떠오르자 비트코인이 3월 이후 24시간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암스트롱이 한 말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하락은 더 심해질 것이다. 현재로서 (단기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 – 알렉스 크루거, 애널리스트

또한,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이엑스(OKEx)가 출금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것이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오케이이엑스에 있는 대부분의 동결된 비트코인이 약 70% 오른 가격에 거래되었다. 실현되지 않고 월릿에 잠들어 있는 수익이 많았다. 이 코인이 자유롭게 이동하기 시작하면, 많은 거래자가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코인을 달러나 스테이블코인으로 환금해 매도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 – 수이청, CF 벤치마크 CEO

비트코인은 27일 오전 오케이이엑스가 출금 정지를 해제했을 때 이미 1만7600달러로 하락한 상태였고, 한 시간 이후에는 1만6350달러에 거래되었다. 오케이이엑스가 지난 10월16일 출금을 정지했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약 1만1500달러였다.

 

여전한 강세

다만 비트코인의 최소 저항선은 아직 더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가격 하락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 알렉스 크루거

실제로 기관 참여의 증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돈을 찍어내는 중앙은행, 수익률을 찾아 헤매는 투자자 등 가격 강세로 이어지는 요소가 아직 건재하다.

가격이 하락했던 26일에도 보유 심리는 여전했다. 글래스노드에서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거래소가 보유한 암호화폐는 238만4913개로, 201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거래소 비트코인 잔액. 출처=글래스노드
거래소 비트코인 잔액. 출처=글래스노드

위 차트는 투자자들이 현재의 가격 하락을 강세 시장에서 나타나는 잠깐의 조정으로 보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장기 전망에 확신이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이 지표는 17% 하락했으며, 이는 시장에서 유동성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잉여 레버리지가 해소되었다. 롱 포지션 보유 비용이 정상화되면서, 비트코인은 이제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최고가 행진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크립토 브로커(Crypto Broker)의 휴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만7500달러에서 1만9000달러 수준에서 수렴한 후 다시 상승을 시작하리라 예상한다.

“가격 상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러 전문 투자자가 비트코인에서 롱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올인하지 않고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조금씩 자금을 추가하기 때문에 ‘건강한’ 포지션이다.” – 싯다르트 메논, 와지르엑스(WazirX) 공동창립자/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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