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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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춤했던 글로벌 주가가 다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주가는 2018년 1월에 기록한 역사적 최고점을 경신한 상태고, 미국 다우지수도 사상 처음 3만포인트를 넘어 질주 중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 니케이(NIKKEI)225 지수도 1991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11월 중 주요국 주가지수는 10% 넘게 상승했는데, 특히 우리나라 코스피는 16% 가까이 올라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이러한 증시 활황이 무색하게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경제 활동을 통제하기 시작한 나라들이 늘고, 그 충격으로 성장률이 다시 한 번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들, 즉 증시가 코로나19 충격으로 떨어지기 전 수준으로 복귀한 6월 이후 줄곧 경제 상황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기다려 온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주가가 떨어질 때 가격이 오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후 손실을 보고 있기도 하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좋지 않은 현재의 경제 상황과 계속 오르고 있는 국내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열쇠는 결국 투자자들의 ‘기대’다. 비록 지금은 경제가 나쁘고 기업들의 실적도 예년만 못하지만, 결국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것이고 경제와 기업들이 정상을 되찾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백신 개발과 재정정책,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출 회복 기조가 이러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 등락률과 수출 증가율 추이. 출처=한겨레신문
코스피지수 등락률과 수출 증가율 추이. 출처=한겨레신문

물론 기대를 감안해도 지금 주가가 비싸 보인다는 주장 역시 존재한다. 내년에 기업 이익이 늘어난다고 해도 지난 2017~2018년보다는 작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균적인 전망인데, 주가는 이미 그 당시의 고점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다. 

실제로 증시에서 가격 적정성을 판단할 때 주로 사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의 최근 수치는 수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그렇지만, ‘기대’만큼 중요한 투자자들의 ‘태도’ 역시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 역시 분명해 보인다. 많은 투자자들이 같은 경제 실적이나 기업 이익 전망치에 대해 과거보다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주식을 사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태도가 달라졌을까? 

아무래도 낮은 금리가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늘 고정수익을 주는 자산과, 더 많은 이익이나 손실을 줄 수 있는 위험자산의 기대수익을 비교하는데, 고정수익 자산의 기대수익이 낮아지면서 위험자산의 기대수익도 같이 낮아져, 더 높은 위험자산 가격을 감수하게 됐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안도 마땅치 않다. 사실 국내에서는 금리가 낮아질 때 주식보다는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게 과거 경험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동산 가격이 이미 급등해 투자 원금 부담이 커진 데다 각종 규제로 부동산 투자의 세후 기대수익률이 낮아졌고, 특히 투자 목적의 주택 매수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각종 제약이 덜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11월 들어서는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투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 역시 미래에 대한 기대와 변화된 태도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 주요 기업들은 성공적인 방역으로 생산이 거의 차질을 빚지 않았고 이 때문에 각국 정부의 소득 보전 정책에 따른 소비 증가의 수혜를 입었다. 

일부 업종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수출 회복과 양호한 3분기 기업 실적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저금리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저금리로 위험자산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져 걱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서 자영업자와 오프라인 서비스업은 이미 충격을 받고 있고 더 심해지면 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 이후 중국과 갈등이 더 격화되고 이 와중에 우리나라가 미·중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증시 자체를 봐도 너무 빠른 주가 상승으로 단기적으론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그리고 과거와 달라진 국내외 투자자들의 태도를 감안할 때 국내 증시는 내렸다가도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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