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분기 암호화폐 시장은 혼란기였다. 2분기엔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굵직한 사건이 있었고, 3분기에는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리고 이어진 4분기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기관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혼자 기회를 놓치는 데 대한 두려움) 현상과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블록체인으로의 전환이 눈에 띄는 시기였다.

이번 코인데스크의 분기 리뷰는 이런 현상의 배후에 있는 데이터와 시기별로 일어났던 사건을 돌아보고, 이것이 자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기관의 관심, 비트코인에 집중

2017년엔 개인투자자들 사이의 열풍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면, 2020년 상승장은 기관이 견인했다.

대규모 기관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비트코인에 관해 이야기하고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너도나도 포함하기 투자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기 강화 사이클은 2021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화폐와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기관투자자와 유명한 '큰손'들의 비트코인 관련 어록.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2020년 기관투자자와 유명한 '큰손'들의 비트코인 관련 어록.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12월 말에 이어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1년간의 상승 폭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비트코인은 연간 300%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거시 자산(macro assets)을 크게 앞질렀지만, 이더리움의 상승률은 비트코인보다도 더 높은 470%였다.

2020년 비트코인과 이더, 그리고 거시 자산들의 가격 변화.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제도, 야후 파이낸스
2020년 비트코인과 이더, 그리고 거시 자산들의 가격 변화.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제도, 야후 파이낸스

기관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가지 지표는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한 지갑의 숫자다.

비트코인이 1천개 이상 든 이른바 "고래 지갑"은 지난 암호화폐 강세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종전 최고가를 기록했던 2017년 말보다 30% 늘어났다. 이는 시장에 큰손이 점점 더 많이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래 지갑의 수. 출처=코인 메트릭스
고래 지갑의 수. 출처=코인 메트릭스

또 다른 지표는 비트코인 선물과 옵션을 제공하는 기관 위주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의 거래량이다.

CME의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1분기 만에 거의 300% 증가해 12월30일 기준 업계 내 최고를 기록했다. 4분기가 시작될 당시에는 여러 자산 중 비트코인 미결제약정 규모가 5위였다.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미결제약정. (단위: 미국 달러) 출처=스큐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미결제약정. (단위: 미국 달러) 출처=스큐

 

날개 펼친 이더리움

이더리움 생태계는 4분기에 탄탄한 시장 인프라 성장을 이뤘다. 12월 1일에 고대하던 이더리움 2.0이 첫발을 떼면서, 이더리움 생태계를 지분증명 블록체인으로 이전하는 큰 진전을 이룬 것이다.

이더리움 관련 주요 사건들.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이더리움 관련 주요 사건들. 출처=코인데스크 리서치

출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이더리움 2.0 개발자들은 검증인 수만명을 네트워크에 합류시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목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최소 26만2144명의 검증인을 이더리움 2.0에 합류시키는 것이다. 1월6일 기준으로 목표치의 20%를 달성했다.

이더리움 2.0에 예치된 이더(ETH). 출처=글래스노드
이더리움 2.0에 예치된 이더(ETH). 출처=글래스노드

역사적으로 이더리움의 활성 계좌 수는 가격이 최고점을 찍을 때 함께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이더리움이 201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100달러 선을 돌파했을 때 활성 계좌 수는 최고를 기록하지 못했다.

활성 계좌의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더리움 가격이 거의 1400달러를 기록했던 2018년에 71만4225개의 계좌가 활성화되어 있던 것보다는 아직 약 33% 낮은 상태다. 이는 최근 이더리움 가격 강세가 실제 사용자들의 활동과 채택보다는 시장의 투기로 인한 것임을 나타낸다.

이더 가격과 이더리움 활성 계좌 수. 출처=글래스노드, 코인 메트릭스
이더 가격과 이더리움 활성 계좌 수. 출처=글래스노드, 코인 메트릭스

모든 이더리움 거래가 이더의 이체를 통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상의 애플리케이션과 이용 사례를 위해 생겨난 토큰도 다양하다. ERC-20과 ERC-721 같은 토큰 표준을 따라 만든 토큰도 거래에 쓰인다.

또한, 모든 이더리움 거래가 사용자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마트계약을 통한 거래도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계약이란 탈중앙앱을 작동하게 하는 코드다.

스마트계약을 통해 이체된 이더가 2016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두배로 늘어났다. 이는 이더리움이 가치 전달을 위한 네트워크보다는 탈중앙화 앱을 구동하는 플랫폼으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스마트계약을 통해 거래된 이더의 양. 출처=코인 메트릭스
스마트계약을 통해 거래된 이더의 양. 출처=코인 메트릭스

코인데스크 리서치가 발행한 4분기 보고서에서는 더 많은 도표와 분석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