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마켓 없으면, '실명계정' 없어도 거래소 운영 가능
금융위, 특금법 일부개정 규정안 입법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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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모 기자
박근모 기자 2021년 2월17일 16:23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법정화폐와 가상자산(암호화폐)을 거래하는 원화마켓이 없다면,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정)을 발급받지 않아도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이 가능해졌다. 또 '오더북'(order book) 공유도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3월25일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감독규정으로 위임하고 있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기 위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했다.

오늘 공개된 감독규정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암호화폐 가격 산정 방식 △실명계정 예외 사유 △오더북 제한적 허용 △다크코인 취급 금지 △의심거래보고(STR) 보고 시점 확정 등이 포함됐다.

실명계정 없어도 거래소 운영

이 중 '실명계정 예외 사유'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현재 국내 거래소 중 실명계정을 보유한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불과하다.

특금법 상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속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신고수리를 받아야만 사업이 가능하다. 특히 신고수리 요건 중 실명계정 확보 의무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정을 받지 못한 거래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특금법 시행 이후 실명계정이 없는 중소 거래소의 '먹튀'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감독규정 개정안에서 실명계정 확보의무 예외 사유를 규정함에 따라, 실명계정이 없다고 거래소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실명계정을 발급받지 않아도 되는 예외 사유로 '가상자산과 금전의 교환 행위가 없는 가상자산사업자'로 규정했다. 즉, 법정화폐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원화마켓'이 없는 거래소의 경우 실명계정이 없어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가 가능하다.

오더북 공유 제한적 허용

금융위는 서로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의 오더북 공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지금껏 암호화폐 거래량이 부족한 중소형 거래소들은 대형 거래소의 오더북을 연동하는 식으로 유동성 공급을 해왔다. 하지만 시행될 특금법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최근 오더북 공유를 중단하는 거래소가 많아졌다.

감독규정 개정안에서 오더북 공유를 허용함에 따라, 중소형 거래소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더북 공유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하다.

핵심은 자금세탁방지(AML) 의무이다. 오더북 공유를 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국내 또는 해외에서 인허가를 받고, AML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또 서로의 고객에 대한 고객신원확인(KYC)이 가능해야 한다.

다크코인에 관한 내용도 이번 감독규정 개정안에 포함됐다. 특금법 시행과 함께 국내에서 모네로, 대시, 지캐시 등 프라이버시코인(다크코인)은 거래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는 감독규정 개정안을 통해 "다크코인은 거래내역 파악이 곤란해 자금세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취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자금세탁방지 의무(신고, 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등) 이행 시점에 대한 내용도 공개됐다. 특금법 상에서는 시행과 함께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등 식별 정보의 수집과 관련해 거래소들의 혼란이 이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금법에서는 3월25일 시행과 함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신고수리 이전에 이행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 이후부터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특금법 일부개정 규정안 행정예고는 2월18일~3월2일까지 이뤄지며, 의견이 있는 경우 금융정보분석원(econs@korea.kr)으로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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