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젠서재단 대표, 사기죄 피소…"139억원 피해"
토큰박스 이용자 고소…티어원·클래식 이용자도 소송 준비
젠서 대표 "제닉스 스튜디오는 토큰박스 개발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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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1년 3월21일 12:00
젠서(Xensor, XSR). 출처=젠서 재단
젠서(Xensor, XSR). 출처=젠서 재단

젠서 재단(Xensor. Ltd)의 A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암호화폐 예치서비스 토큰박스 이용자들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고소인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139억원이다.

A씨가 대표로 있는 홍콩 법인 '젠서 재단'은 암호화폐 젠서(XSR)의 발행, 운영사다. 또한 A씨는 암호화폐 젠서를 개발한 국내 IT개발사 제닉스 스튜디오의 대표를 2020년 11월까지 역임했다.

이상준 토큰박스 대표 등 230명은 지난 2월2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A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죄(사기)로 고소했다. 현재 서울수서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제닉스 스튜디오가 개발한 토큰박스는 이용자가 암호화폐(젠서)를 일정 기간 예치하면, 다른 암호화폐(이더리움, ETH)로 이자를 지급하는 암호화폐 예치서비스(웹사이트, 모바일 앱)다.

고소장에 따르면, A 대표는 '시장 유통량이 10억개인 젠서를 고소인들(토큰박스 이용자)이 매수하면 유통량이 줄어, 젠서 가격이 300원 정도까지는 무리 없이 상승할 것'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그러나 정작 젠서 가격이 오르자 토큰박스 이용자의 출금을 막은 후, 젠서를 또 다른 예치서비스 ‘티어원’에 판매해 A 대표만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게 고소인들의 주장이다. 고소인들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젠서가 유통량(10억개)을 훨씬 넘는 바람에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상준 토큰박스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통화에서 "A 대표가 젠서 유통량이 총 10억개라고 말했는데 (가격 폭락 시점에) 그 물량이 시장에 다 나왔다. 발행인(A 대표)이 판 게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젠서 백서는 젠서 판매 물량을 전체 발행량(40억개) 중 20%(8억개)로 기재하고 있다.

헥슬란트 리서치 센터의 도움을 받아 젠서 재단의 지갑(0x6b...)을 조회한 결과, 실제로 빗썸 지갑(0x2443...)은 현재 37억7200만 젠서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백서가 명시한 판매 물량보다 더 많은 젠서가 시장에 풀려있는 것이다. 젠서는 빗썸, 비트소닉, 쿠코인(KuCoin), 오케이이엑스(okex) 등에 상장돼 있다.

김동환 변호사(법무법인 디라이트)는 "고소 취지만 놓고 보면 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기망의사 여부는 그 기준이 명확히 존재하진 않지만 실제 피고소인이 한 행위를 기반으로 판단된다. 만약 'B를 해준다'고 투자를 받고 별개의 행동을 하거나 그렇게 모은 자금을 예정된 목적으로 쓰지 않고 본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가 그렇다."

A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자신은 젠서를 판매하지 않았고, 제닉스 스튜디오는 토큰박스의 외주 개발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준 토큰박스 대표가 제닉스 스튜디오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어원은 하위 회원이 매출을 내면 그 중 일정 비율이 상위 회원에게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구조였다. 출처=제보자
티어원은 하위 회원이 매출을 내면 그 중 일정 비율이 상위 회원에게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구조였다. 출처=제보자

티어원, 클래식 이용자도 소송 준비

토큰박스와 비슷한 예치서비스인 티어원, 클래식 이용자들도 'A 대표가 원금을 넘는 수익을 약속하며 이용자를 모집했으나 11월부터 원금조차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한 티어원 이용자는 "A 대표가 물류 다단계 대표 사업자 4명과 공동으로 티어원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A 대표가 티어원을 '본인이 하는 프로젝트'라고 직접 소개했다"고 말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A 대표는 이상준 토큰박스 대표와 전화통화에서 "내가 터지면 우리나라 (암호화폐) 스테이킹(예치) 시장이 다 죽는다. 티어원이 터져도, 토큰박스가 터져도 다 죽는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이 이번 주 중 시작할 것 같다"며 '클래식'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A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이상준 대표가 통화 녹음을 토큰박스가 위험해지는 시점부터 목적을 갖고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불법 다단계도 또 다른 쟁점이다. 토큰박스, 티어원, 클래식 모두 하위 이용자가 돈을 넣으면 추천인이 보상을 지급받는 다단계 구조를 택했다. 

세 서비스 모두 5단계 이상의 등급을 두었고, 기존 이용자가 신규 이용자를 유치하면 추천인 보상(리퍼럴)을 제공했다. 또한, 하위 이용자 수에 따라 승급이 가능하고 발생시킨 매출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판매원의 가입이 3단계 이상으로 관리, 운영될 경우 ‘다단계 판매’에 해당한다. 하위 판매원 모집에 경제적 이익을 지급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기사 수정 (2021년 6월 14일 11:40)

당초 토큰박스 고소인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를 300억원으로 기재했습니다. 기사 발행 후 해당 금액이 토큰박스 관련 다른 고소 건과 섞였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139억원으로 바로잡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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