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은 가상자산 제도화의 일부"
'가상자산업권법 왜 필요한가' 국회 세미나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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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1년 4월9일 21:04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시행령을 공개하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제도화는 아냐"라며 선을 그었다.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지, 정부가 공식적으로 암호화폐를 인정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9일 '가상자산업권법 왜 필요한가' 온라인 세미나에서 "정부가 '특금법이 제도화가 아니'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도화의 일부는 맞지만, 본격적인 출발은 아니'라고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코인데스크코리아, 한국블록체인협회가 공동주최했다.

박종백 변호사는 개정 특금법 시행 후 검찰의 비트코인(BTC) 처분 행위를 예로 들며, 검찰도 특금법을 제도화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5월 범죄수익 191BTC에 대한 몰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법적 근거가 없어 3년여간 보관하다, 개정 특금법 시행일인 지난 3월25일 거래소에서 이를 팔아 국고로 귀속했다.

현재 암호화폐는 민법 중 물건이나 동산으로 보기 어려워 강제집행, 몰수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박 변호사는 가상자산을 제도화하면서 여러 법의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민사법규상 암호화폐를 증권이나 지급수단, 혹은 유틸리티로 볼 것인지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계약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인지, 스마트계약을 취소나 철회할 수 있을지도 주요 논의사항이다.

박 변호사는 제도화에 반영할 법으로 자본시장법과 신탁·금융규제, 전자금융거래법·전자등록법,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산업진흥법, 조세법, 외국환거래법도 언급했다. 암호화폐는 투자 대상이 되면서 금융업의 대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암호화폐가 전자 증표이지만, 기존 디지털 기술과 다른 탈중앙화 기술인 만큼 전자금융거래법 등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외국환거래법에 대해 "외국환거래법에 (암호화폐에 대한 내용이) 명확히 정립돼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암호화폐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화에 필요한 법적 쟁점사항. 출처=박종백/법무법인 태평양
제도화에 필요한 법적 쟁점사항. 출처=박종백/법무법인 태평양

주요 국가의 제도화 현황은 어떨까.

박 변호사는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규제(MiCA, 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가 암호화폐뿐 아니라 탈중앙화 행위 주체의 법적 지위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유럽연합은 2020년 9월 채택한 MiCA 규제 초안에서 암호화폐에 금융상품과 동일한 규정을 적용했다. 초안에 따르면 유럽 소재의 단일 법인만 암호화폐 사업을 운영할 수 있으며, 암호화폐공개(ICO) 업체는 백서를 의무 발행해야 한다.

최소 자본금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 암호화폐 자문업·거래 대행업: 5만유로(약 6665만원)
  • 암호화폐 수탁업: 12만5000유로(약 1억6662만원)
  •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15만유로(약 1억9995만원)

미국은 금융당국별로 규제를 따로 두고 있다.

그 중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OCC는 올해 1월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를 허용한고 밝혔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7년 암호화폐 선물 거래는 승인했지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아직도 승인하지 않았다.

유럽, 미국과 달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는 아직 제도화 속도가 더디다.

주요 국가의 제도권 현황. 출처=박종백/법무법인 태평양
주요 국가의 제도권 현황. 출처=박종백/법무법인 태평양

박 변호사는 한국의 제도화 단계를 총 4단계로 구분했다.

  1. 억제와 적극 방임: 블록체인 기술은 장려, 암호화폐는 억제. 리스크에 대한 대책 위주. 제도 논의와 수립은 방임
  2. 실제현상 인정: 디파이 등 다양한 암호화폐 서비스 분석, 위험과 가치를 균형감 있게 인정
  3. 규범체계로 본격적 편입: 기본 법령체계 포섭 또는 신법령 제정
  4. 글로벌 신규범 체계 논의: 암호화폐의 태생적 글로벌 성격 확대, 초국가적 신규범 논의

박종백 변호사는 "특금법 그 다음 단계의 가상자산업권법은 제도화의 본격 출발선으로서, 시장에 규제 확실성을 전달하는 효용이 있다"며 "암호화폐 용어 정의와 라이선스 부여, 소비자 보호 규정 등으로 사업과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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