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비트코인 전략과 화폐전쟁
마이클 케이시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5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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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1년 5월3일 22:00
이란 정부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대한 허가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권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형평성 문제 또한 안고 있다. (출처=Pixabay)
이란 정부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대한 허가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권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형평성 문제 또한 안고 있다. (출처=Pixabay)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들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더는 신고점을 달성한 반면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약 10,000달러나 빠진 가운데, 이 두 암호화폐에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과 정치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와 논의의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둔 채 이번 주 ‘돈을 다시 생각하다’에서는 이란의 친비트코인(표면상으론) 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려 한다. 그리고 이 전략이 비트코인의 근간을 이루는 공정성이란 가치를 얼마나 저해하는지 살펴보겠다. 또 NFT(대체불가토큰) 판매가 급증하는 현상을 분석해 보고, 루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트위터(Twitter)에서 얻은 교훈도 공개하겠다.


이란은 암호화폐 시대의 쿠바다

소원을 조심스럽게 빌라는 말이 있다.

이란이 일부 공인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 허가를 취득한 채굴업체가 채굴한 암호화폐로 수입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란 뉴스가 이번 주 보도되자, 일부 열성적인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이 같은 결정을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정부에서 비트코인을 허용하기 시작하면, 보편적 준비 자산이란 역할 측면에서 비트코인이 크게 진일보할 수 있단 생각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형태든지 정부의 시장개입을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이들은 미국의 경제제재를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이란의 행위가 글로벌 무역 전체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거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란의 비트코인 전략에는 암호화폐 옹호자들이 지지하는 자유 이념에 위배되는 독재 체제적 특징이 숨어있다. 무허가 암호화폐 채굴을 단속하는 등 이란 정권의 행보는 친정부 엘리트층과 일반 국민들 사이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할 수 있다(이와 관련해 쿠바의 이중화폐 제도가 주는 교훈을 잠시 뒤 다루겠다).

이런 불평등에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신경이나 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란이 제재회피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시스템의 경찰 역할을 자처한 미국에 도전을 하는 행위이기에 미국은 이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다. 여기에 달러의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떨어뜨리고 싶어 하는 중국이 이란을 직간접적으로 도울 거란 사실이 명백해지면 미국 정부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에서 이란을 도울 방법은 이미 마련된 상태다.)

문제는 바이든 정부의 대응방식이다. 단순한 논리로 비트코인을 악으로 규정해 미국 등 전 세계 암호화폐 이용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보다 건설적인 해법은 이란이 현재의 전략을 포기하고, 혁신과 친환경 인프라, 국민 모두를 위한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암호화폐 정책을 펼치도록 이란 정부를 독려하는 것이다.

 

평등하지 않은 채굴 기회

하산 로하니 정부의 의도는 뻔하다.

이란은 주요 산유국 중 하나지만, 최근 수년간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막고자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이란 경제에는 달러가 동이 나 버렸다. 그로 인해 이란은 필요한 물품을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기도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이란 화폐인 리알화는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아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비트코인을 국내에서 채굴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만들고, 엄격한 사업 허가 시스템을 갖춰 세금을 매기며, 감독당국의 규제를 받는 기관들이 수입 대금 결제를 위해 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란이 자국의 에너지 자원을 팔아 달러를 구하기란 여전히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런 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달러에 비해 경화(hard currency)적 성격이 강한 비트코인으로 바꿀 수는 있게 됐다.

그와 동시에 이란 정권은 특유의 독재주의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월, 이란은 자국 내에서 공식적으로 등록된 채굴장이 24곳(이들이 총 310메가와트 전력을 소비함)이며, 에너지부에서 지난 1년 반에 걸쳐 25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소비하는 불법 비트코인 채굴장 1620곳을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불법 채굴자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최대 1억 리알(약 26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코인데스크US는 그 후 이란의 불법 채굴장 일제 단속에 관한 뉴스를 보도했는데, 당시 바시르(가명)라는 개인 채굴자는 자신의 집과 차, 채굴 장비까지 모두 팔아 거액의 보석금을 낸 다음에야 1주일 만에 구치소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가뜩이나 전력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전력망에 불법 채굴자들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단속을 했지만,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국가의 일제 단속 이후에도 정전 문제는 계속됐다며 이는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이란 정부는 그런 의견 따윈 개의치 않고 자국 내에서 채굴되는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게이트키퍼로서 비트코인 사용 자격에 따라 기업들을 차별하면서 사회 분열을 초래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나 많은 이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게 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이런 행보를 보이는 이유를 알려면 탈냉전 시대 초기의 쿠바를 보면 된다. 쿠바 역시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온 국가다.

 

쿠바의 교훈

1993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은 파산한다. 오랜 기간 쿠바를 원조하던 소련이 붕괴하면서, 그 후 4년간 쿠바는 ‘특별 기간(Special Period)’이란 긴축의 시기를 보냈던 상황이었다.

당시 카스트로는 어쩔 수 없이 급진적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는 정부 허가를 받은 관광 리조트 등 정부의 엄격한 규제 하에 있는 일부 지정된 업계에 한해 미국 달러의 사용을 합법화한 것이다. 이후 쿠바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고 들어온 외화 등 모든 국내 유입 외화를 ‘태환 페소(CUC, 달러와 1대1 교환되는 신화폐)’로 환전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이 제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외국인용 태환 페소는 내국인들이 사용하는 일반 쿠바 페소(CUP 또는 모네다 나시오날)와 동시에 통용되지만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카스트로 정권엔 숨통이 트였다. 외환 유입을 규제함으로써 세수를 확보한 쿠바 정권은 이른바 ‘헬름스 버튼법(경제제재를 강화하는 법)’의 영향을 계속해서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해 쿠바 사회는 양분됐다. 특권을 누리는 엘리트 계층은 사실상 외화인 태환 페소(CUC)로만 구매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던 반면, 일반 국민들은 가치가 그야말로 형편없는 일반 쿠바 페소(CUP)로 배급카드인 ‘리브레타(libreta)’에 나와있는 물품만을 살 수 있었다. ‘리브레타’란 소련 공산주의의 산물로, 이 카드로는 ‘사치품’으로 규정된 모든 물품(사실상 모든 종류의 수입품이 해당)을 제외한 빵이나 우유 같은 생필품만을 구할 수 있었다. 얼마나 구입 가능 품목이었으면, 여성용품인 탬폰도 사치품으로 분류돼 리브레타로는 구할 수 없었다.

출처=Ryutaro Tsukata/Pexels
출처=Ryutaro Tsukata/Pexels

극심한 양극화는 쿠바 사회에 부패가 만연한 환경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일반 쿠바 페소가 통용되는 경제에 할당된 물건들을 사재기해 태환 페소 경제에서 불법으로 판매했다.

빵집 주인은 판매할 빵의 절반을 외국인 관광객만 갈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몰래 빼돌려 일반 쿠바 페소를 보유한 이들에게 돌아갔어야 할 배급분을 빼앗았다. 주유소들은 내국인용 휘발유를 태환 페소 경제 내 기업들에게 판매했으며,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대신 가지고 있던 물감의 절반을 호텔에 내다 팔았다.

지난 2008년, 책을 쓰기 전 사전 조사를 위해 쿠바를 방문했을 때 나는 이런 현상을 실제 경험할 수 있었다. 하루는 태환 페소를 내고 인력거 기사를 고용했는데, 그는 경찰이 앞에 있는 걸 볼 때마다 내게 인력거에서 내려 두 블록을 걸어오라며 거기서 다시 만나자고 하는 것이었다. 달러를 내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걸 경찰에게 들켜선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이 같은 이중 화폐제도로 인해 가족이 마이애미나 마드리드 같은 곳에서 일을 해서 외화를 송금해줄 수 있는 엘리트 계층(대부분 백인)과 그렇지 않은 커뮤니티(주로 흑인) 사이에 격차가 생겼다.

이는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가 표방하는 평등주의 이념 관점에서 볼 때 혐오해 마지않을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쿠바는 28년 동안이나 이중 화폐제도를 유지하다 올해 1월에 와서야 드디어 이 제도를 폐지했다. 카스트로 독재 정권(형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동생 라울 카스트로까지)을 위해 이렇게 불공평한 제도를 유지한 것이다.

 

쿠바와는 다른 길?

이란 정부가 지금의 암호화폐 전략을 계속해서 고수한다면 이란 역시 쿠바가 겪은 불평등과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높은 부채와 저성장, 법정 화폐 가치의 하락으로 대표되는 코로나 이후 시대에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많은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벼락부자가 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가치가 땅에 떨어진 리알화만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란 사회에는 부패와 긴장감이 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에 있어 암호화폐 전략은 손쉽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며, 이란과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지정학적 환경에 변화를 가져다줄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은 이란에 향후 25년간 4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장기 협정을 체결했는데, 투자를 대가로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예정이며, 심지어 양국 간에 은행도 공동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업계 규모에서 세계 1위이며, 따라서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이란 내에서 화석 연료 시설을 정식 인가를 받아 짓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양국이 상호 결제 협약을 체결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화폐를 이용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면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얻고 이란은 경화를 손에 넣게 되며, 달러의 힘은 약화되고 동시에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은 늘게 되는 일련의 피드백 회로가 형성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내가 우려하는 상황은 미 의회에서 하나같이 입을 모아 “경제제재를 무력화하는 행위는 모두 비트코인 때문에 가능하다”며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자고 촉구하고 나서는 것이다. 그럴 경우,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활동을 부추기게 될 것이며, 이란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환경 오염의 주범인 화력 발전 시설이 더 많이 건설될 것이고, 이란 정권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대안이 있다면 미국 정부에서 건설적인 접근방식을 취해 혁신과 경제적 자유를 장려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든 현지 태양광 발전소든 풍력 발전소든, 이란의 국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게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협력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개발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이전 칼럼에서도 말한 적 있지만, 나는 정부에서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추구하면서 비트코인을 채굴하게 할 유인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이란은 미국 과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런 방법을 강구하기에 적합하다 말할 수 있다.

한 번 바라봄직한 일이 아닌가?

 

점점 커져가는 NFT 파이

최근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에서는 NFT를 주제로 개그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여러 명의 스포츠 스타와 유명인사가 NFT 토큰을 만들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디지털 미술품을 판매하는 내용이었다. NFT 시장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지금, 시장이 이런 관심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알아보면 좋을 듯싶다.

다행히 최근 컨센시스(ConsenSys)에서 ‘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의 디파이(DeFi) 생태계 현황’을 주제로 분기 보고서를 발행한 덕분에 괜찮은 파이 차트를 구할 수 있었다.

“2021년 1분기 디파이 보고서”에서 발췌(출처=컨센시스)
“2021년 1분기 디파이 보고서”에서 발췌(출처=컨센시스)

예상한 것처럼, 지난 1분기에는 NFT 열풍에 힘입어 암호화폐 미술작품 판매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파이가 커진 만큼 그 혜택은 골고루 돌아가지 못했는데, 그중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2년 전 인수한 NFT 플랫폼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는 부동의 1위 자리를 계속해서 놓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비플(Beeple)’ 때문이었다. 디지털 미술가 비플이 제작한 ‘매일: 첫 5000일(Everydays – The First Five Thousand Days)’이라는 디지털 콜라주 작품이 지난 3월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서 무려 6900만달러에 낙찰됐는데, 이게 니프티 게이트웨이의 거래 규모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 됐고, 또한 기존에 비플이 크리스티, 니프니 게이트웨이(Nifty Gateway), 그리고 다른 고가 디지털 아트 판매업체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됐다.

영어기사: 임준혁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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